최진성 감독의 단편영화에 대한 짧은 생각 – 단편영화란 무엇인가 2








일단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우선이겠죠. 상업영화는 메이저 투자사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를 말합니다. 상업영화에서도 매년 재능 있는 감독들에 의해 많은 훌륭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윤의 창출이라는 자본의 논리에 충실해야 하는 영화들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아무래도 개인의 창의성과 실험성보다는 좀 더 상업적이고 기획적인 마인드가 작용되는 게 현실이죠. 물론 그 안에서도 그러한 자본을 이용해 자신의 작가적 야심과 상상력을 실험하는 영화들이 계속해서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독립영화는 기본적으로 자본의 논리에 거스르는 영화들이죠. 독립영화는 대부분 감독 자신이 제작비를 마련하고 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이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곳에서 독립영화를 제작지원하고 있는 제도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지원제도는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 목적을 둔 제작지원이라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제도이죠. 이렇게 자본의 눈치와 대중의 눈치를 덜 살피고, 감독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험할 수 있는 장이 훨씬 자유롭게 펼쳐지는 곳이 바로 독립영화입니다. 그러기에 장르를 기본으로 하는 상업영화의 판에 박힌 틀 속의 영화와는 다른 신선한 영화들이 곧잘 만들어 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어요. 그렇다고 무조건 독립영화가 상업영화보다 신선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역사를 가진 영화역사 속에서 주류영화와 장르영화의 틀 안에서 위대한 걸작들이 매번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기에 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언가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찌됐건 감독 개인의 상상력이 얼마나 훌륭하고, 멋있게 표현되는 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죠. 그러나 독립영화의 형식과 내용들이 주류 영화에서는 하기 힘든 실험들을 펼치기에 유리한 장이기에 우리는 독립영화들에게 이러한 신선함들을 좀 더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또한 ‘주류 이데올로기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것도 독립영화에서 중요한 것이죠. 이는 아무래도 독립다큐멘터리에서 도드라지는데요.

우리나라의 독립영화 전통이 앞서 말했다시피 체제 저항적인 면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의 독립다큐멘터리들은 그러한 정신을 여전히 잇고 있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최근에 극장에 개봉되어 많은 관객들이 보았던 김동원 감독의 <송환>이라는 작품이 바로 이런 작품 중 하나인 거죠. 그러나 최근엔 독립다큐멘터리에서도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형식들을 가진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을 가진 다양한 감독들이 출현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단편영화에 대한 글을 요청받았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좀 더 넓은 이야기의 전개와 이해를 위해 독립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요. 다시 단편영화로 돌아와 보면, 앞서 언급했다시피 단편 영화에는 그 태생적 자유로움 때문에 좀 더 신선하고 다양한 형식과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어요. 그게 어느 영화제작단체의 워크샵 작품이건, 영화학교의 실습작품이건, 아니면 홀로 꿋꿋이 자신의 영화를 찍어나가는 독립영화감독의 작품이건 간에 말이죠. 이 정도로 단편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장에서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나눠 볼게요. 이는 영화를 만든다는 게 그다지 대단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고, 누구나, 또한 바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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