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화 교수의 외국어 학습법 2







국제회의통역사는 결코 양성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필자는 1%의 머리와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믿는 편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통역이란 조금은 특수한 커뮤니케이션 행위이므로 이 직업을 갖는 사람이라면 자질과 적성 혹은 관심사과 통역이라는 직업의 특성과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통역사는 적어도 2개 이상의 언어를 우리말처럼 편안하고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다가 두 나라 사이에서 거의 ‘외교관’ 수준의 지식과 정서로 무장한 채 메신저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야 한다. 그러므로 통역사는 어느 정도 자격만 갖추면 도전해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든 다 통역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말하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아니 가능하다면 말하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면 더 좋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데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통역사로서 성공하는데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가 전공하는 언어에 대한 거의 본능적인 수준의 ‘감각’이다. 만약 국제적인 언어환경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순발력, 지적 호기심, 친화력이 등의 자질도 필요하다.
통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통역사에게는 약속은 생명과 같기 때문에 약속을 잘 지키려면 부지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가장 부지런해야 하는 부분은 공부인데 공부하지 않는 통역사는 더 이상의 발전도 성공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역번역대학원생 사이에는 ‘일단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얼굴 누렇게 뜨기 전까지는 졸업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이다.

통역사가 되고 싶은 일반 대학생은 우선 본인의 외국어 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그저 남들에 비해 조금 나은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자의 전공이 훗날 통역사로 활동하게 될 때 반드시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외국어 표현 능력이 언어 전공자에 비해 취약함으로 특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어학전공 대학생의 경우 일반 대학생에 비해 외국어 학습면에 있어서는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학습 동기를 분명하게 정해놓지 않으면 ‘그런저런’ 수준의 외국어 실력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 순수지식이나 이론에 있어서는 약한 편이므로 평소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 이해력과 논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통역이라고 하면 외국어 구사 능력 즉 표현력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큰 착각이다. 외국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국어부터 잘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통역사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논리적으로 잘 옮겨야 하기 때문에 모국어 구사 능력을 키우기 위한 그 나름의 훈련과 학습이 필요하다.
통역사 되기가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이 말은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직업을 갖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만큼 그 결실은 대단히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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