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글쓰기 4강







얼개란 전체적인 짜임새나 구조를 뜻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글의 얼개를 잡는다는 것은 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어떻게 내용을 배치하고 형식을 갖출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리포트를 쓸 때 누구나 흔히 서론-본론-결론, 기-서-결(기-승-전-결)의 형태를 크게 염두에 두기는 하지만, 세부적인 계획을 꼼꼼히 짜는 경우는 드물다. 대충 쓸거리가 정해지면 일단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하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컴퓨터에서라면 쉽게 수정도 가능하고 복사하기-잘라내기-붙이기가 간편하기 때문에 그런 글쓰기 습관이 일반화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일단 쓰기 시작한 뒤에, 가다가 안 되면 지워버리고, 어색하면 들어내고 옮겨 붙이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그렇지만 글의 짜임새뿐만 아니라 글쓰기 과정 전체의 효율을 생각하더라도 미리 충분히 글의 얼개에 대한 고민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야 부상도 예방하고 제 실력대로 게임을 잘 풀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글에는 정해진 얼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쓰고자 하는 글에 잘 맞는, 즉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는 적절한 짜임을 스스로 고안해야 한다. 기본 형식을 서론-본론-결론으로 갖춘다고 하더라도, 서론도 본론도 결론도 다 쓰기 나름이다. 첫 문장과 도입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 본문은 어떤 순서로 배치할 것인지, 결론에는 어떤 요소를 넣을 것인지 하는 것이 모두 까다롭게 고민되어야 하는 일이다. 비슷한 주제라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읽히고 다가오는 글이 있는가 하면 산만하고 요령부득인 글이 있는 것은 바로 짜임새나 구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글의 구조를 계획하고 얼개를 짤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꼭 필요한 내용만을 넣기. 자신이 쓰고자 하는 주제로부터 벗어나는 내용을 끼워 넣지 않아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자기 욕심에 내용과 별 상관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거나 혹은 논점을 벗어나서 횡설수설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계획 단계에서는 물론 글을 쓰는 내내 이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논리적인 흐름을 잡기. 한 편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전개되어야 한다. 갖춰야 할 내용은 다 갖췄는데 일목요연하게 다가오기보다는 산만하고 엉성하다면 그만큼 전달력이나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락과 단락, 문장과 문장을 어떻게 배치하는가 하는 것이 글의 성패를 크게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글을 마치고 나서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 있다. 바로 퇴고(推敲)이다. 운동을 하고 나서 대개는 마무리운동을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마무리운동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다 쓰고 나서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글은 충분히 더 나아질 수 있다. 퇴(推, 밀다)자를 쓸 것이냐 고(敲, 두드리다)자를 쓸 것이냐를 두고 밤을 새워 고민하지는 않더라도, 더 나은 문장 더 나은 어휘를 고르기 위해 고심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퇴고를 할 때는 문장을 다듬고 어휘가 적절히 사용되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 기본이지만, 전반적으로 문맥과 흐름이 자연스러운가를 점검하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이 때는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눈으로만 읽는 것으로는 잡히지 않는 글의 실수나 어색함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용과 주석은 틀림이 없이 제대로 되어 있는가를 살피는 것도 반드시 마무리 단계에서 거쳐야 한다. 남의 말을 따놓고 인용 표시를 제대로 해놓지 않는다든가, 인용을 해놓고 주석을 정확히 달지 않는다면 표절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수도 있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은 그 과정 자체가 힘이 들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준비와 마무리 단계의 수고를 놓아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글을 쓰기 전 한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뜸을 들여가기, 글을 써놓고 다시 마음을 가라앉혀 찬찬히 되돌아보기, 이 두 가지를 잊지 않고 행한다면 누구나 더 훌륭하고 좋은 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