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글쓰기 – 1강







“저는 정말 글을 잘 쓰고 싶은데요, 비결이 없을까요?”
학생들과 상담을 하면서 많이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이다. 잘 쓰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은데 마음대로 글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째서 내가 생각한 바는 내 손을 통해 조리 있게 펼쳐지지 않으며, 내가 느낀 것은 종이 위에 그럴 듯하게 표현되지 않는가. 논리적이며 자연스러운 글을 쓰는 기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많은 학생들이 목말라 하고 있다.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는 입장에서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물론 학생마다 목말라 하는 지점이나 부족한 부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조언도 그때그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문장과 문장 사이 혹은 단락과 단락 사이의 논리적 연결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으로 논리적 기술(skill)을 훈련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해준다든지, 문장 쓰기 자체에 오류가 많은 학생들에게는 올바른 문장 쓰기를 위한 지침들을 제시해준다든지 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지침들을 제시하기 전에 반드시 전제로 내세우는 말이 하나 있다.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써 보고, 많이 생각할 것.”

즉 송나라 문인 구양수가 글을 잘 쓰기 위한 조건으로 이야기했던 삼다(三多), 다독(多讀),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다. 그저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라니, 너무 원론적인 혹은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아니냐고? 이 말 자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말을 단순히 다(多)라는 말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만 보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무턱대고 많이 읽어 치우고 많이 써버리고 한다고 해서 글 쓰는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읽기, 쓰기, 생각하기에도 다 방법과 기술이 있는 법이다. 많이 읽되 잘 읽어야 하고, 많이 쓰되 효과적으로 써야 하고, 많이 생각하되 적절히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은 결코 별개일 수 없다. 잘 쓴 글을 읽고 그 글의 좋은 점을 취해 모범으로 삼는 것, 혹은 어떤 글의 문제점을 찾아내 그 잘못된 점을 스스로 경계하는 것만큼 좋은 글쓰기 훈련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들의 글쓰기에서 읽기와 쓰기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은, 리포트나 글쓰기 과제의 대부분이 무언가를 읽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서평을 쓰든 논문을 쓰든, 학생들은 읽지 않고는 도저히 쓸 수가 없다. 즉 글을 많이 또 잘 읽는다는 것은 기초적인 글쓰기의 소양을 위해서도 또한 실질적인 글쓰기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그러므로 읽는 것을 게을리 하면서 잘 쓰기를 바란다는 것은 과욕이거나 허황된 꿈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읽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넘쳐나는 읽을거리들의 홍수 속에서 내게 필요한 혹은 나를 도와줄 텍스트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읽을거리란 단지 활자로 된 것뿐만 아니라 영상, 행위, 이미지 등 그 어떤 것도 포함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쓴 좋은 글을 많이 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평이 나 있는 잘 쓴 글을 찾아 읽는 것, 마음에 드는 좋은 문장을 외우고 곱씹어 보는 것은 나의 사고와 표현의 재산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물론 동서양의 고전에서부터 인터넷 게시판의 익명의 글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는 모든 글이 나를 도와줄 텍스트가 될 수 있다. 내가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얻고자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 말이다.

다음으로, 손에 쥐어진 읽을거리를 잘 뜯어보고 요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글의 내용과 형식을 요모조모 따져 분석하고, 핵심을 요약하고 이해하여, 글에 대한 평가까지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글이 가진 미덕은 무엇인지, 글에서 미진하거나 부족한 점은 없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독해의 훈련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요약(글이나 단락의 요지 정리)과 다시쓰기(Paraphrase, 자기의 표현으로 다시 써보기)를 적극적으로 해볼 것을 추천한다.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연습을 거친다면, 글을 다루는 능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글을 만들어가는 능력 또한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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