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글쓰기 – 2강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습관처럼 글을 써야 한다.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습관화하듯, 피와 살을 만들기 위해 꼬박꼬박 밥을 챙겨 먹듯, 그렇게 글도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시 한편 책 한 권을 읽는 것 또는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 그친다면 나중에 무엇이 남게 될까. 단편적인 장면들 혹은 읽고 봤다는 그 사실만이 남게 될 것이다. 읽고 난 뒤 쓰지 않는다면, 마치 손에 쥔 모래알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듯 그렇게 대개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고 만다.

무언가를 읽고, 보고, 생각하고 느낀 뒤에 글을 남기는 것은 여러 모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나 자신의 역사와 기록을 남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내가 알고 있는 것, 생각한 것이 곧 글로 옮겨진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글을 쓰기 전의 경험과 글을 쓰는 경험은 다른 영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글을 쓰면서 새로운 앎과 느낌의 차원이 비로소 열리게 되기 때문이다.

글쓰기에는 치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지만, 글이 계획한 대로 술술 풀려나가는 것은 아니다. 글을 쓰기 전 아무리 탄탄한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더라도, 글쓰기에는 반드시 가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고 흐르다가 맴도는 지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생각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늘 부족하다. 글을 실제로 써봄으로써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단 몇 줄이라도 습관적으로 글 써보기. 글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그런 작은 노력으로부터 생겨날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기술을 습득하고 숙달하는 데는 ‘많이 해보는 게 최고’라는 말을 곧잘 한다. 공부든 스포츠든 인간관계든, 연습 또 연습만이 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단지 많이 해보는 것만으로 개선과 진전을 거둘 수 있을까? 그것이 향상을 내포한 훈련이 아니라 같은 실수의 반복일 뿐이라면, 많이 해본다는 것의 의미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글쓰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많이 써보는 것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지 못한 채 그것을 답습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그저 꾸준히 많이 써나가는 가운데 은연중에 글쓰기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는 수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글을 써나갈 때마다 질적인 도약을 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내 글을 난도질하는 빨간 펜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논리의 오류, 표현의 오류, 어법과 문장의 실수 등, 내가 저지르고 있는 잘못들을 기꺼이 반성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고 평가를 듣는다거나, 스스로 차분하게 검증을 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정성들여 한 문장 한 문장을 고쳐 가는 노력, 즉 퇴고(推敲)의 미덕이 좋은 글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상량(商量)’이란 헤아려 생각해 본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다상량’이란 헤아려 생각해보는 경험을 많이 해보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상과 세계를 그리고 나 자신을 잘 헤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질문을 많이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왜'(이유) 그리고 ‘어떻게'(방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가질수록 생각은 점차 넓고 깊어질 수 있다. 그리고 생각의 깊이와 넓이는 곧 내가 쓰는 글의 폭과 너비를 결정하게 된다. 풍부한 생각과 질문들이 내 글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왜 씌어졌을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행동해야 했을까, 그는 어떻게 해서 지금의 그가 되었을까 등등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수한 질문들을 무시하지 말자. 발상을 만들어내는 사고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자신 스스로 해보는 것이다. 미리 검열을 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자유롭게 내 생각을 펼쳐낼 때, 새로운 헤아림과 글쓰기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