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속의 나의 반쪽찾기] 제2강 사랑의 조건

 
2004년 개봉된 영화 중 ‘트로이’라는 작품이 있다. 트로이의 왕자 출신인 목동 파리스와 그리스 메넬라오스왕의 부인인 헬레나간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트로이 전쟁’과 ‘목마’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 전쟁의 시발점인 ‘파리스 심판’에 대해서 설명이 제대로 설명되어있지 않아서 파리스와 헬레나의 ‘운명적인 사랑’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이 ‘운명적인 사랑’이야 말로 그들이 부, 명예 그리고 영생을 포기하면서 까지 선택한 것이었으므로 국가가 멸망하는 위기가 닥칠지라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으로 묘사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파리스의 심판’은 살펴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신들이 향연이 그치지 않는 올림푸스에 또 다른 경사가 생겼으니 그것은 인간인 ‘펠레우스’와 여신인 ‘테티스’의 결혼 소식이었다. 사실 여인과 남신의 결합은 종종 있었을 지라도, 남자인간과 여신의 결합은 드물었는데, 거기에 ‘결혼’이라니. 이 소식이야 말로 신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충분한 뉴스 중 뉴스였다. 수많은 신과 인간들이 초청되고 결혼식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성대히 치루어졌다. 그런데 그 많은 결혼 축하 하객 중 불화의 여신인 ‘에리스’가 빠진 것이다. 결혼한 부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불화’이므로 펠레우스와 테티스는 하객 명단에서 에리스를 제외시켜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에리스가 누구인가! 그녀는 태초의 신들 중 한명인 밤의 신 ‘닉스’의 직계 자손이 아니던가! 서열상으로 보면 다른 어떤 신보다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여신이 바로 에리스 였다. 그런 에리스가 소외를 당한 것이다. 에리스의 분노가 천상과 지상에 울려 펴졌다.
“두고 보거라 이것들, 내 천상과 지상을 발칵 뒤집는 사건을 만들고 말리라…”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신들은 한편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여신들 사이로 먹음직스러운 황금사과 한 개가 굴러오는 것이 아닌가! 여신들의 눈길은 당연히 사과로 향하였다. 평상시 같으면 여신들의 시선이 잠시동안 만 그 사과에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여신들은 사과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과에 새겨진 한 구절의 글귀 때문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여신들의 시선을 곧 이어 탐욕으로 물들고 자신만이 그 사과의 진정한 주인임을 주장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겠는가! 사과는 한 개이고 주인이 되고자 하는 여신은 여럿이니. 결국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진정한 사과의 주인을 뽑기로 한 것이다.

제우스의 주관 하에 사과를 소유하고 싶은 모든 요정과 여신들이 참여하는 ‘제1회 천상미인대회’가 열렸다. 요정과 여신들이 어떠한 존재이던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요정, 여신들의 아름다움은 단어로 표현기 부족할 정도로 뛰어난 것이 아니던가! 정말 치열한 예선을 거쳐 선발된 최종 결선의 미인인 그렇게 많지 않은 세 여신이었다. ‘가정 수호의 여신 헤라’, ‘지혜와 방적의 여신 아테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이제 세 명의 여신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그 중 한명을 선발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임에 틀림 없었다. 하지만 제우스의 표정은 생각과는 달리 점점 심각해 지고 있었다.
“아테나를 우선 제외시켜…아니야 안돼”, 제우스는 고개를 힘차게 저었다.
“그럼 아프로디테…아니야 그것도 안돼”, 제우스는 더욱 힘차게 저었다.
“휴…그럼 헤라라도…절대 안돼”, 제우스의 얼굴은 약간의 두려움과 섞여 더욱 고통스럽게 보였다.

이와 같은 제우스의 고민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테나가 누구인가! 제우스가 지혜를 얻고자 삼킨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1등 공신이 아닌가! 싸움에 있어서 그 어떤 신도 아테나에게 한 수 양보하는 처지이고, 전쟁의 신이라는 ‘아레스’마저도 아테나에게 혼날 정도이고, 제우스가 지금의 권좌에 앉기까지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여신이 아테나이다. 그런 아테나를 어떻게 제외시킬 수 있는가! 그럼 아프로디테는 누구인가!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아름다운 여신이며 특히 그녀의 유혹의 허리띠 ‘케스토스히마스’는 걸리면 누구나 그녀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는 또 사랑의 신인 ‘에로스’의 어머니 이기도한 존재가 아니던가! 그러면 헤라는 쉬운 여신이었던가! 제우스는 헤라를 맞이하기위해 꾸몄던 자작극을 상기해 보았다.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하고 자신은 비 맞은 작은 새로 변신하여 헤라의 품에 날아가, 불쌍한 듯이 그녀의 품에 안겨있었던 모습. 불쌍하다는 듯이 자신을 쓰다듬는 헤라를 보고 때는 이때다 하며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헤라를 취하려 하자, 헤라는 자신을 정실로 맞이하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제우스를 남편으로 맞이하지 않는가! 더욱이 바람 피우는 자신을 포세이돈등과 결탁하여 사슬로 꽁꽁 묶고는 권좌에서 축출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던가!
“아니야, 절대로 내가 이 천상미인대회 결승의 모든 책임을 질 수 없어, 안돼.”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본 제우스는 결국 그 짐을 목동이자 트로이 왕자 출신인 파리스에게 떠 넘기기로 하였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우린 이렇게 한겨울을 견디곤 해

어느 통학러의 빡친 하루

‘신박한’ 효과가 실화? 한 남자가 체험해봤습니다.

[파인다이닝] 서윤후 시인, 글 쓰는 청춘을 다독이다

사회초년생의 기본예절

사진 좀 찍는다는 그들의 미러리스 카메라

배틀 로드, 샤로수길 VS 망리단길

캠퍼스별 떡슐랭 가이드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