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식] 제6강 알아두면 유용한 형사사건의 처리절차

 
제가 대학생 때의 일입니다. 통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운전하기 위해서도 운전면허가 필요합니다. 당시 저는 면허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경찰의 검문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학생 신분인 점이 참작되어 훈방되었습니다만 그 이후 저는 오토바이를 처분하였습니다.

모든 형사사건의 시작은 수사의 개시로부터 출발합니다. 수사의 개시를 다른 말로는 ‘입건’이라고 합니다. 어떤 범죄행위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하기 위해 경찰에서 사건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입건’입니다. 입건의 원인에는 고소, 고발 등 범죄 피해자 또는 관계자가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수사기관이 정보의 수집을 통해 범죄행위를 인지하기도 합니다. 또는 수사기관이 방범활동 중에 범행을 목격하여 수사에 착수하기도 합니다.

입건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내사’가 있습니다. 내사는 입건의 전단계로서 수사기관에서 범죄 혐의 사실을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의심 가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게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를 말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범죄발생에 대한 상당한 의심이 생기면 정식으로 입건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여러분 주변의 누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말은 이렇게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입건하여 정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위의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 사례에서 제가 훈방되었다는 말은 수사기관이 입건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함에 있어서 피의자(범죄혐의가 있다고 의심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를 구속하기도 합니다.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으면 도주 또는 증거인멸 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구속이 이루어집니다.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되고, 재판을 받게 됩니다.

즉,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구속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구속되지 않았다고 하여 죄가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범죄의 경중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구속이 되면 빠른 시간 내에 석방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구속의 전단계에서 피의자는 영장실질심사(구속영장을 발부하는 판사가 직접 피의자를 심문하여 구속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며, 구속이 된 후에도 법원에 대하여 구속의 적법성에 대한 심사를 청구하거나(구속적부심), 일정한 금액을 법원에 공탁하고 풀려나는 보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구속은 사람의 신체상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므로 구속수사는 신속히 이루어집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기간은 경찰 10일, 검찰 10일을 넘지 못하며, 1회에 한하여 10일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구속이 된 후 1달 내에는 사건에 대한 기소여부가 결정됩니다.

수사의 마무리 단계에서 검찰은 사건을 법원으로 넘겨 피의자를 재판 받게 할 것인지(기소), 아니면 재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종결할 것인지(불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수사기관에는 경찰과 검찰이 있으나 기소여부에 대한 판단은 검찰만이 가집니다. 이를 기소독점주의라고 합니다. 경찰의 수사권독립 논쟁은 검찰이 가지는 기소권의 일부를 경찰이 가져오겠다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검찰은 모든 형사사건을 기소하여 재판을 받게 하지는 않습니다. 수사의 결과 범죄혐의가 없다고 인정하거나 여러 가지 사유로 재판을 받더라도 유죄의 판결이 나올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기소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검찰은 사람들을 벌주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죄없는 사람은 재판 받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

검찰이 기소하면 재판을 받게 됩니다. 피의자에 대한 호칭은 기소가 되면 피고인으로 바뀝니다. 피고인에 대한 재판은 법원에서 담당하며 법원은 심리를 통해 유죄와 무죄에 대한 판단을 하며, 유죄의 경우 어떤 정도의 형량이 적당할 지도 결정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 받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폭행사건과 같이 경미한 범죄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 받지 않지만 대부분의 범죄는 피해자와 합의할 경우 형량에 차이를 둘 뿐 여전히 처벌은 받습니다.

이상으로 형사사건의 절차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유비무환이라고 이러한 법률상식들도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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