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_졸업생 인터뷰 호서대 기계설계학과 김병삼 교수






“에꼴 폴리테크닉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프랑스는 항공우주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나라였습니다. 학부 시절, 많은 학교 선배들이 프랑스로 유학을 가곤 했죠. 저 역시 그것에 영향을 받아 에꼴 폴리테크닉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게 되었습니다.”

김병삼 교수는 한국항공대학 학부 시절, 항공기계학을 전공했다. 당시 한국항공대학은 프랑스의 ‘에어버스 社’ 와 연계되어 대학 간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었다. 김병삼 교수에게 프랑스는 낯설지 않았다고.


김병삼 교수의 책상 한 귀퉁이에 놓여진 수학 책 한 권.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물리학도 좋아했지만 수학에 더 이끌렸었죠. 프랑스는 기초 과학을 중시합니다. 에꼴은 특히나 수학과 물리학을 더 강조하죠. 에꼴에 유학간 한국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수학에 있습니다. 에꼴은 프랑스식 수학을 가르치기 때문에 미국식 수학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그의 연구실 책꽂이에는 전공 서적뿐만 아니라, 수학 관련 서적도 가득하다. 김병삼 교수는 수학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 입학의 비결이었다고. 미국이 실험을 통해 결과를 얻으려 한다면, 에꼴은 수학의 계산을 통해 결과를 얻으려 한다. 기초 과학을 중시하는 에꼴의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에꼴은 다른 나라의 교육에도 영향을 끼쳤다.
“간단히 말해 에꼴 폴리테크닉은 청화대의 모태라고 보면 됩니다. 모택동, 등소평 등 유명한 중국의 지도자들은 프랑스의 유학파 였습니다. 그들이 에꼴 폴리테크닉을 보고 영감을 받아 중국에 도입한 거죠.”
우리나라의 KAIST에서도 에꼴은 좋은 참조 대상이었다. KAIST의 설립자 최영섭 박사는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미국에서는 칼텍, 유럽에서는 에꼴을 모델로 삼았다고 밝혔다. 에꼴은 그야말로 엘리트 교육의 원조인 셈.


에꼴의 입학은 끝이 아닌 시작을 뜻한다. 쁘레빠를 통과한 두더지들을 기다리는 것은 무시무시한 낙제 제도.
“에꼴의 졸업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만큼, 에꼴의 졸업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총점 20점의 시험은 8점이 합격선. 이것을 넘지 못하면 새 학기가 아닌, 새 학년을 시작해야 합니다. 낙제를 연속 두 번하면 학교에서 제적당하게 되죠. 덕분에 학교를 5~6년씩 다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에꼴의 수업 방식은 마치 그룹과외를 연상시킨다. 한 과목당 6~7명의 교수를 배정해 한 수업의 수강생은 12명을 넘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조는 것은 에꼴에서 상상도 못할 일. 김병삼 교수는 학습의 능률과 집중력을 높이고 학생 관리에도 효율적인 체제라 덧붙였다.


에꼴은 수학의 노벨상인 필드상 수상자가 많다. 전통적으로 수학을 중시하는 학풍 탓도 있겠지만, 국가의 아낌없는 연구 지원도 한 몫을 한다.
“프랑스가 에꼴에 쏟는 예산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에꼴 폴리테크닉같은 소위 일류대학의 연구 지원을 통해 국가의 엘리트들이 과학 발전에 힘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은 눈 앞의 이익을 좇아 기업의 비위를 맞추는 것에만 급급합니다. 이제 유망 분야의 연구 지원을 통한 장기적 안목이 필요합니다.”
투자 없는 이윤은 있을 수 없다. 김병삼 교수는 연구를 통한 기술의 발전은 곧 고용 창출과 연결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이공계의 연구 지원을 우선순위로 손꼽았다. 그런 면에서 에꼴 폴리테크닉은 우리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고.

김병삼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기초를 튼튼히 여기지 않고, 지원조차 없는 것은 비단 이공계의 일만이 아닙니다. 이런 교육 현실은 반드시 개선 되야 할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학문의 기초를 강조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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