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강 맥을 통해 모든 병을 알 수 있다

망진을 할 때는 우선 환자의 전체적인 겉모습과 태도, 그리고 겉으로 드러난 정신 상태를 보고, 두 번째로는 얼굴색을 본다. 그 다음에는 혀를 보는데, 자체와 혓바닥에 낀 설태, 그리고 혀의 움직임이나 모양을 보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분비물이나 배설물을 본다.

체격이 마른 환자와 뚱뚱한 환자가 있다. 마른 사람은 양적이고, 뚱뚱한 사람은 음적인 경향을 띤다. 음양론에서 설명한대로 마른 사람은 뚱뚱한 사람에 비해 상대적이고 활동적이고 성격이 급하고 날카로우며 열이 많을 것이다.
뚱뚱한 사람은 반대로 정적이고 성격이 느긋하며 열보다는 찬 기운이 많다. 태도란 말하는 태도, 걷는 태도, 의자에 앉아 있는 태도 등을 뜻한다. 이처럼 일단 겉모습에서 환자의 기본적인 태도를 파악하게 된다.

우선 환자의 목소리와 숨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환자에게서 나는 냄새를 맡는다. 환자들 가운데는 기운이 하나도 없고 밥맛도 없어서 죽을 지경이라고 호소하면서도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게 힘이 넘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열이 있거나 양적인 증세이다.
누구나 무슨 일이 잘 풀리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목소리나 웃음소리가 커진다. 기분이 좋아지면 심장의 기가 강화되어 저절로 얼굴이 환해지고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이처럼 목소리 하나에도 오장육부의 상태가 반영되기에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몸 상태를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은 환자에게 증세를 물어 보는 것으로 진찰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가 더위를 많이 타는가, 두통이 있는가 없는가, 현재 통증이 어느 부위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가 등등, 이런 식으로 물어본다. 그 밖에 대소변의 상태, 식욕과 입맛 등을 물어 보게 된다. 가끔 의사가 아픈 부위와 상관없는 질문을 하는 것 같아 의아해 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국소적인 이상 상태만이 아닌 몸 전체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말하자면 오장육부 가운데 어느 장부들이 부조화를 일으켜 병이 생겼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한방 진찰은 몸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확한 진찰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절진은 맥을 진찰하는 맥진(진맥), 배를 진찰하는 복진(腹診) 그리고 아픈 부위를 직접 만져 보거나 눌러 보고 관련되는 경혈을 눌러 보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맥진은 사진 가운데 가장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며 섬세한 감각과 풍부한 수련 및 경험을 필요로 한다.

맥진을 할 때는 손목 안쪽 부위에 세 손가락을 올려놓는다. 세 손가락으로 짚는 것은 각 손가락마다 오장육부가 대응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 세 부위는 손목 쪽에서부터 각각 ‘촌(寸)’, ‘관(關)’, ‘척(尺)’이라고 부른다.
맥은 매우 민감하게 변화한다. 최근에는 맥의 흐름을 파형(波形)으로 나타내는 전자 기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맥을 잴 때 조금만 웃거나 말을 하거나 해도 바로 맥의 파형이 변화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한의사가 맥을 짚어 볼 때에는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처럼 사진을 통해 환자를 파악하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이기에, 한방에서는 환자와 대면하는 시간이 양방에서보다 길다. 물론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간단히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단순한 기계적인 결과 외에도 원인과 병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한의학적인 진단법도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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