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아뜰리에] 제5강 미켈란젤로의 그림 맞아?



  몇 해 전,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때가 많이 묻고 참배객들이
켜놓은 초의 그을림 때문에 그림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훼손되어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있었다고 한다.
첨단 과학을 총동원하여 원작이 파손되지 않으면서 원작을 드러낼 수 있는 약품을 힘들게 개발을 하고, 수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세계의
보물에 끼인 세월의 찌든 때를 벗겨내었다.

드디어 그 화려한 원작의 자태는 드러나졌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천상의 환상을 보여줬던 그 그림을 가렸던 찌든
때를 없앤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잠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하늘
아래 최고의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의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인 ‘천지창조’가 그저 이발관에 걸려있는 액자그림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은 것이다.

왜 그랬을까? 사실은 그렇게 잘 그려진 그림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미켈란젤로는 사실 별 실력이 없던 사람이었던
것일까?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천장을 바라보며 감탄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단 말인가? 분명 많은 사람들은 깊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무엇이 그 위대한 대작의 감동을 빼앗은 걸까? 아마도 그 주범은 바로
세월에 있는 것 같다.

불후의 명작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훌륭한 것이지만 그것이 세월과 만나서는 훨씬
더 깊은 감동을 준 것이다
. 미켈란젤로는 선명한 색을 사용하여 그림을 완성했을 것이다. 그때가 르네상스 시대였으니까
수백 년이 지나는 동안 세월은 선명한 그림 위에 습기와 먼지 등으로 덧칠을 했을 것이다. 보슬비에
속옷이 젖어가듯, 느낄 수는 없었지만 선명했던 그림은 구름 저편의 천상의 모습과 같이 안개에 쌓이듯 선명함을 가렸고 그러한
것이 우리의 눈에는 더더욱 신비감으로 다가온 것은 아닐지…

그러한 작용을 했던 찌든 세월을 닦아 냈으니 순간적으로 촌스럽다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안동에 가면 병산서원 이라는 곳이 있다. 병풍 같은 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 그리고
운치 있는 망루가 일품인 그곳은 입구가 비포장도로이어서 관광객이 많이 오는 다른 곳과는 달리 오염이 덜 되어 있다.
한 두어 시간 동안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의 흐름을 잊어서 무아지경을 경험할 만큼 편안한 곳이다. 그리고 서원의
건물은 오래된 목조 건물인데, 그곳의 나무들은 세월의 풍파 속에서 갈라지고 터지고 투박한 목조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문짝 하나 기둥 하나 하나의 그 갈라짐과 터짐의 자연스러움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정말 말 그대로 자연만이 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
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거리에 곳곳에 세워져 있는 많은 조형물들 중에는 브론즈로 되어있는 것들이 종종 있다.

  세워진 지 오래 된 작품들은 부식이 되어 푸릇푸릇한 색깔로 변해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물론 사람의 시각에 따라선 지저분하고
보기 싫다고 느낄 수 도 있겠지만 조금만 곱씹어 바라본다면 세월이 그려 넣은 브론즈만의
독특한 중후함
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름다움 자체로도 그 의가
크겠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순수한 창조에도 많은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창조란
완전한 새로움 일 수도 있고, 익숙한 것들의 변형된 조합 일수도 있고, 느낄 수 없던 것의 발견일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을 원한다면 주위를 둘러보길 권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무관심 속에 얼마나 변하여 있는지, 성격이 깔끔한
사람들은 청소를 하기 시작하겠지만, 지구라는 조그만 별에 세 들어 사는 우리들에게 우주의 주인은 세월이라는 붓으로 끊임없이
덧칠을 한다. 무거웠던 마음을 비우고 약간은 멍한 시선으로 자연의 작품을 발견해 봄도 즐거운 경험이 아닐까 한다. 예술은
예술가들만의 몫이 아니므로….

참고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의 때를 벗기기 위해 참단 과학을 동원하여
만들어낸 약품은 다름 아닌 인간의 ‘침’속에서 찾아 낸 성분이었다고
한다. 참으로 자연스럽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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