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아뜰리에] 제4강 심은하와 고흐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던 배우라서 관심 있게 지켜보던 중 문득
갤러리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던 언론들과 그녀의 팬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던(다분히 개인적인 느낌임) 같이
전시를 하던 다른 작가 분들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나 스스로도 전시회를 갖은 경험이 있는지라 항상 가족모임(?)이거나
동문모임(?) 혹은 친구초청잔치(?) 비슷한 성격의 전시회만 해봐서인지 매스컴의 집중을 받는 그녀의 전시회가 무척 부러웠다.
물론 언론에서 그녀의 작품을 심층 분석하고 자세히 다룬 것은 아니었다. 다시 돌아온 톱스타와 그녀의 변신이 주요 관심사였지만
아무튼 부러운 건 부러운 것이다.

순수예술로 돌아온 대중예술인. 참 재미있는 일이다.
미술을 하기로 마음먹고 미술대학에 가서 졸업할 때까지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한 가지가 ‘순수와
대중성’
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은 예술을 ‘순수예술과 상업예술’로 나눈다고 생각한다.
순수예술은 뭐고 상업예술은 뭔가?
예술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예술은 순수예술,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대중에 부합하는 예술은 상업예술. 이쯤으로 생각 될 수
있을까?

좀 더 솔직히 얘기를 해보자. 예술 활동으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상업예술, 돈벌이가 안 되면 순수예술. 이렇단 말인가?
뭐 꼭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미술, 예술 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좀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사랑해 주길 바랄 것이다.

  ‘예술은 순수해야 돼!’
‘배고파야 그림이 나와’
‘돈을 밝히면 작품이 변해’

지금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많은 선배들과 나누었던 말들이다. 안타까운 일 중 하나는 그렇게 현실 때문에 미술을
버리고 생활인으로 바뀐 자신에 대한 죄책감 아닌 죄책감으로 미술에 대한 관심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순수를 꿈꾸고 예술 자체의 가치를 찾고자 희망하며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보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현실의 벽을 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문화, 예술은 어찌 보면 국왕이나 귀족 등의 권력자, 혹은 엄청난
부를 가진 자들. 그런 기득권자 밑에서 기생하며 그들의 여가 생활을 위해 존재했던 취미나 광대놀음과 그리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예술은 그 자체가 생활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후원 인들에 의해서 살아
갈 수가 있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작 중의 명작인 고흐의 작품들을 생각해 본다.
천문학적인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그의 작품들. 온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그만의 독특한 화법. 그러한 부와 명예가
주어질 때 그는 이미 세상엔 없었다.
원래 광산촌의 목사였던 고흐는 굶주리고 소외 받던 사람들을 위해서 해줄 것이 별로 없는 자신을 탓하며 그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려고 했었다. 그것이 그들에게 위안이 될까 해서.

정식으로 미술을 공부 한 적이 없었던 그의 표현이 어눌할 수 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는 훌륭하게
그들의 모습을 표현해 내고 싶어졌다. 마음속의 열정을 표현해 내지 못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도시로 나갔다(소외된 그들에 대한 열정이 미술로 옮겨가는 순간이다). 미술을 공부하려 했지만 가난하고 고집이 센 그를

 

아무도 받아 주지 않았고 그는 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고 생각나는 대로 그렸고, 마음이 가는 것을 그렸다. 아무도
그를 인정해 주지 않았고 아무도 그의 그림을 사주지 않았지만 그는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지금 우리는 그의 그림이 세계적인 명화임을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는 일이다. 고흐는
죽을 때까지 아무도 그의 그림을 사주지 않았는데 지금 우리는 왜 이렇게나 그에게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그가 죽은 후 많은 화랑에서는 그의 삶 자체를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며 너무나 비참하게 살아간 그의 인생과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고흐만의 화풍의 그림을 오버랩 시켜서 성공적인 세일즈를 해냈다. 그의 인생을 알고 그의 그림을 보면 느낄 수
있는 연민 혹은 순수함. 아무튼 그는 슈퍼스타가 되어있다. 그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우리는 고흐의 인생과 고흐의 그림에 익숙해졌고 살아생전 대중성, 상업성과는 전혀 상관없었던 그의 작품은 지금은
누구나 사랑하는 대중예술이 되어버렸다.

순수와 대중예술. 그 경계를 짓는 것 자체가 모호한 얘기는 아닐까. 왜 우리는 모든 걸 명확히 선을 그어야만 하는
걸까. 그 옛날 고흐의 작품을 쓰레기 취급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그에게 미안해할까? 어쩌면 더 심한 공격을 해댈지도
모를 일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오늘 떠오른 두 사람 심은하, 고흐, 그리고
몇 가지 단어. 순수함, 대중성, 욕심, 편견, 우매한 대중, 전시회, 매스컴, 순수예술, 대중예술 등

이 머릿속에 마구 엉켜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지금 이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은 자두의 ‘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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