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독특한 여행만들기]제3강 유럽

   
   
 
     
   
런던/파리/로마 는 당연히 다녀올 것이고, 스위스
융프라우를 등정할 것이며, 해변을 간다면 니스를 빼놓지 않을 것이다. 패션도시 밀라노와 꽃의 두오모로
유명한 피렌체, 그리고 교통의 요지 프랑크푸르트와 그 근교의 하이델베르그, 홍등가와 히딩크로 갑자기
유명해진 네덜란드, 오줌싸개 소년이 기다리는 브뤼셀, 첨탑이 유명한 퀼른과 뮌헨, 좀더 쓴다면 동구권의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와 부다페스트 정도? 시계방향으로 도느냐, 반 시계 방향으로 루트를 잡느냐 가지고
왈가왈부 할 것이 뻔하며, 어떻게 하면 야간열차에 탑승해 숙박비를 한푼이라도 줄여보나 고민하고 있을
그대들. 그런데, 과연, 여러분은 그대들의 루트짜기에 만족하는가?
첫 강의(?) 때 ‘주제를 잡는’ 여행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일일이 취향 다양한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의 주제를 잡아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오늘은 ‘유럽의 작은 마을’, 즉 숨은 명소들을 몇 곳 소개하고자 한다. 혹시 마음에
드는 곳이 있거든 여러분의 여행계획에 슬쩍 끼워주어도 좋겠다.
 
     
 
몽트뢰가 어디냐고? 왠지 불어 냄새가 폴폴 풍기는 이름이긴 하지만
이곳은 스위스에 위치해 있다. 스위스가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성장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알프스를 끼고 코발트 빛 맑은 레만호에 위치, 지중해
성 기후와 비슷한 기후조건을 무기삼아, 영국 상류계층의 고급 휴양지로 일찍부터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스위스에서 최초로 호텔이 생긴 곳도 이곳 몽트뢰이며, 스위스의 청아하고 맑은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도박장도 줄지어 늘어서 있다. 즐비하게 늘어선 고급 요트며, 화려한 호텔과 명품숍으로 채워진
길거리를 바라보고 있자면 어쩐지 주머니 가난한 여행객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인상이 들 수도 있지만,
걱정마시라. 몽트뢰가 가진 아름다우면서도 퇴폐적인, 그리고 활기에 넘치면서도 어딘가 몽환적인 묘한
분위기를 느끼는데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몽트뢰는 재즈
페스티벌로도 유명하다. 스위스 하면 요들송만 떠올리는 그대들. 몽트뢰의 재즈페스티벌의 역사가 올해로
벌써 34회를 맞는 다는 것을 알면 놀랄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권위가 높아져
가고 있는 이 페스티벌의 올해 개최기간은 7월 2일부터 20일 사이였다. (안타깝다! 벌써 지났다!)
99년 열린 재즈 페스티벌에 몰려든 사람수가 무려 22만명에 달한다고 하니, 그 분위기와 열정을
가히 짐작할 수 있을 듯. 내년을 노려봄이 어떠한가?
 
     
 
 
도시 이름이 어딘지 낯익다. 타히티가 고갱 덕에
유명해 졌다면, 아를은 귀를 잘라낸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호의 마을이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작은 마을. 아를의 여인, 아를의 침대, 아를의
다리 등등 (물론 번역상의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고호의 그림에 그 배경과 주제로 자주 등장했던
바로 그 마을. 당연히 고호를 기리는 박물관, 고호가 살았던 집 등 그의 발자취를 새겨볼 수 있는
장소들이 남아있다.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한 마을 배경들을 더듬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그렇다면
고호만이 아를의 자랑이냐고? 물론 아니다. 아를은 그 한적한 프랑스 시골마을이 가진 매력과 반 고호
외에도 특별한 볼거리를 감추고 있다. 프랑스 속의 고대 로마라고나
할까? 프랑스적 요소보다 고대 로마시대의 흔적이 더 많이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
기원전
46년 로마 식민지로서 그 역사의 장을 열었던 이곳은 갈로-로망 시대의 고대 극장, 로마식 욕탕,
그리고 고대 원형 경기장을 잘 보존해두고 있다. 파리 리용역에서 급행 열차로 4시간.
 
     
 
BATH. 목욕탕? 이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
도시는 목욕으로 유명하다.
그렇다. 온천 얘기다. 영국 잉글랜드 서미싯 주, 브리스틀에서
남동쪽으로 17킬로미터 떨어진 에이번강 부근이다. 가파른 언덕에 둘러싸여 있는 온천도시. 영국과
온천의 조화라니, 조금 엉뚱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곳 온천의 효능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됐다고 이 도시
사람들은 주장한다. BC 863년에 리어왕의 아버지 블레더드가 이곳에서 상처를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며, 1세기경에는 로마인들도 이 온천을 이용했단다. 18세기 초에 앤 여왕도 방문했었다는
이곳의 온천 온도는 45-49도 정도. 우리처럼 몽땅 벗고 들어가는 탕이 아니라, ‘온천물로 만든
수영장’ 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듯.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이 그러하듯, 수영복을 착용하고 들어가야
한다. 근래에는 치료와 휴양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온천 옆에 전문 클리닉을 세워 관절염과 피부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행 중 뜨끈한 온천욕으로 피로를 푸는 것도 색다른 경험. 물론
BATH 의 매력을 온천 하나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영국이라고 하면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침울한
날씨를 먼저 연상하겠지만, 영국 시골마을의 그 소박한 아름다움은 여행자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사진기를
들이대면 바로 그림엽서가 나오는 마을, 샹티이다.
(과장이 아니다) 처음 지명을 들었을
때에 고개를 갸웃거렸었다. 샹티이는 생크림이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 (근래 유행한 고구마
케?? 만들 때 많이 쓴단다) 샹티이라는 도시 이름과 생크림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달콤한 생크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마을이라는 점에 반기를 들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파리 북쪽 41킬로, 노네트 강 연안에 있는 고급 별장지로, 옛 성터와 경마장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여행자들의 마음을 잡아 끄는 샹티이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물위의 성’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샹티이 성과, 생크림과 과자로 만든 집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아름다운 샹티이 숲에 있다.

특이하게도 물위에 세워진 샹티이 성은 중세 성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대혁명 때 파괴되었다가
1840년 재건, 1차 세계대전때는 프랑스군의 총 사령부로 쓰이는 등 다양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보기에도 깜찍한 운하와 훌륭하게 손질된 정원이 있는 이 성은 현재 ‘콩데 미술관’으로
그 이름을 바꿔 달았다. 근래에는 경마와 폴로, 그리고 마술 경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파리 서부 쎄느 강변에, 아름다운 숲에 온갖 종류의 꽃이 가득한 공원,
그리고 말메종 성이 이 도시의 자랑거리. 말메종 성은 1799년 조제핀 보나파르트가 구입했는데 (아시죠?
나폴레옹의 부인), 나폴레옹과 조제핀 부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섬세한 장식의 아름다운 성이다.
1804년에 황제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손질을
게을리 하지 않아서, 장미원과 온실이 당대 최고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현재도 최고인 듯 보인다)
황후의 사랑을 듬뿍 받은 곳이니만큼, 당시 상류층들의 사교장으로 붐볐을 것이 당연하고, 때문에 그
화려함이 베르사이유 못지 않다. 1809년 조제핀이 황후에서 물러난 이후 1814년 숨을 거둘 때
까지 이곳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름답고 재치있으나, 한편으로는 경박하다는 평을 들었던
비운의 황후에게 한줌의 경의라도 표하고 싶어지는 사람은 그녀의 무덤에 들러보자. 말메종 ?? 삐에르
?? 뽈 성당에 안치되어 있다.
 
     
 
이탈리아 여행 중 잠시 외도를 위한 도시를 꼽으라면 폼페이, 나폴리,
소렌토 (이 황금의 트리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그리고 아시시를 들 수 있지만, 대게
잘 알려진 곳들이기 때문에 오늘은 시에나를 소개할까 한다. 시에나는
피렌체 근교에 위치해 있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는 ‘시간속의 도시’라
불릴 만 하다.
상업적 기능은 거의 없어, 아직까지도 주 수입원은 포도주와 대리석,
그리고 농기구 생산 뿐이라 과히 부유한 도시는 못되지만, 덕택에 중세시대 이후 변화가 거의 없어
고즈넉한 그 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존, 우리에게 그 자태를 뽐낼 수 있게 되었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시에나의 역사는 무척 오래되어, 도시의 첫 기틀은 에투루리아인이 세웠고, 로마 식민지를
거쳐 피렌체, 아레초 등의 도시와 교황세력, 에스파탸 세력의 다툼장이 되었던 아픔도 간직하고 있다.
벽돌과 석재로 축조된 중세의 시가지가 그대로 남아있으며,13세기에
창건한 대학, 음악 아카데미, 이탈리아 고딕양식의 대표로 알려진 시에나 성당, 시청사, 캄포 광장
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그 외, 7월 2일과 8월 16일, 캄포광장에서 열리는 ‘코르사델팔리오’
(중세시대 풍 경마축제) 는 놓치기 아깝다. 시에나는 건물의 지붕들이 독특하고 아름다우므로, 캄포
광장 종루에서의 조망도 빼먹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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