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앤마크> 기업 컨텐츠 사업부 박신영 소장

왜일까. 국내 제일의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 뼈를 묻을 것 같았던 공모전의 여왕 박신영 씨가 교육 컨설팅 회사인 ‘폴앤마크’에 새 둥지를 입었다. 그녀는 광고가 싫어진 걸까, 고액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된 걸까.

사진 제공 _ 김선호

대학 시절부터 다져온 삽질 정신

공모전 23관왕의 신화이자 공모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그녀는 광고, 마케팅 관련 공모전에 관심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하다. 개인 참가로 제일기획 기획서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데다가 같은 해 HS Ad에서도 대상을 받아 그야말로 박신영이란 이름 자체가 뜨거운 감자였다. 이에 관련한 노하우를 담은 책 <삽질정신>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경쟁자가 읽으면 안되는 책’으로 불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게다가 학생들은 그녀의 기획서를 바이블로 삼아 공부하는 게 관례가 될 정도. 이 모든 영예의 열쇠는, 그녀가 누누이 얘기한 ‘삽질 정신’이었다.

무얼 하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선택과 집중은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포기’입니다. 공모전을 선택하는 대신 포기해야 할 것이 있어요. 새벽까지 밤새고 초췌하게 기숙사로 돌아가다가 아침에 뽀송뽀송한 얼굴을 띤 커플을 대면하며 씁쓸하기도 했고, 축제 땐 도서관에서 기획서만 쓰던 시절도 있었어요. 시간과 체력은 한정되어있으니까. 우선순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녀는 처음부터 ‘광고’ 하나만을 보고 달려온 걸까? 무전공으로 대학교에 입학한 그녀의 과거를 보면, 진로 고민을 하는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광고 외에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특히 영화가 하고 싶어서 방학 때 영화 동아리에 들어갔죠. 20명 정도 되는 모임이었는데, 각자 시나리오를 짜고 출연도 하고 감독을 했어요. 겨우내 고생하며 배운 것도 많고 재미있었지만,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를 끝내는 순간 ‘아,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렇다고 이 경험이 ‘헛삽질’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아닌 걸 아니라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렇지 않으면 저는 광고하다 조금만 힘들면 ‘아, 나는 영화나 할걸.’ 이런 개념 없는 이야기를 하는 촌스러운 사람이 되었을 테니까.

이후 그녀의 경험은 새로 발을 들인 광고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타 분야에 대해 겸손해지게 되었다. 게다가 광고할 땐 영상을 공부한 경력이, 현재 업으로 삼는 교육엔 광고한 경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그녀 말대로 세상엔 헛삽질이 없는가 보다. 깊고 넓고 진정성 있게 판다면. 젊은 시절에 뭐든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녀는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제품 브랜딩에서 사람 브랜딩으로

이렇듯 천상 ‘광고장이’처럼 보이던 그녀가 작년 말 예상치 못한 이직을 했다. 국내 제일의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교육 컨설팅 회사인 ‘폴앤마크’로 새 둥지를 튼 것. 이 놀라운 소식은 그녀가 강연 도중 이 사실을 덤덤히 밝히면서 그 놀라움을 더했다.

공모전 수상경력 덕분에 대학생 시절부터 특강을 자주 다녔어요. 제일 기획에 있을 때, 신라호텔에서 기획 및 프레젠테이션 교육을 16시간 동안 하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경험이 있었죠.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교육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제품을 브랜딩하던 일에서 사람을 브랜딩하는 쪽으로 관심이 기울여진 거죠. 예전에 제가 하던 일이 제품의 컨셉트를 잡아 매력을 극대화하고 전략을 세우는 거였다면, 사람도 마찬가지 같아요. 제품이 탄생하듯 사람이 탄생하고, 수많은 제품과 싸우듯 사람도 수많은 사람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아가는 거죠. 단순 기능우위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제품처럼 사람도 더 의미 있고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분명히 있어요. 지금은 사람의 잠재력을 최대화하고, 스스로 모르는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녀는 사람의 장점을 찾는 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려운 부분을 사각사각 긁어주는 동작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조금만 긁어내더라도 누구나 각자의 색깔이나 매력을 캐낼 수 있는데, 대부분 감춰져 있거나 숨어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늘 크면서 ‘너가 뭔데 이런 걸’과 ‘넌 못해’에 익숙한 우리의 힘을 잔뜩 북돋았다.

우린 꼭 상대방에 의해서만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한계를 미리 설정해서 자신을 그 안에 가둬버려요. 제 강연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에게 쳐 놓은 이런 한계를 깨부수고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고 의미 있어요. 쉽지 않기에 더 감사하고요. 사실, 가르치면서 많이 배우기도 해요.

인생의 표면적을 최대화하라!

수많은 사람 앞에서의 수많은 강연에 이력이 난 ‘빡센’ 그녀(그녀의 측근은 그녀를 ‘빡씬’이라 부른다)라고 처음부터 떨리지 않았을까. 그녀는 사실 잠실체육관의 6천 명 관객 앞에서 강연을 앞뒀을 당시, 자다가도 일어나서 오줌을 쌀 듯한 공포를 느꼈다고 충격 고백했다.

처음 아는 교수님으로부터 이 강연을 제의’받았을 땐 쿨한 척 받아들였죠. 그런데 전화를 끊자마자 강연하기 직전까지 ‘내가 미쳤지.’란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말실수라도 하면 어찌할지 안절부절’못했죠. 그럼에도 제의에 yes한 까닭은, 미리 ‘후달린’ 사람이 결국 이긴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처음부터 누가 어마어마한 관객 앞에서 잘하겠어요? ‘미리 후달리자, 내재화를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나이 들고, 정녕 중요한 무대에 섰을 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실수해도 애교일 때, 젊을 때 많이 해두면 좋잖아요.

실제로 강의가 끝난 뒤 그녀는 생각했다. “생각보다 할만한데?” 처음이라 실수도 많이 했지만, 그 첫 발자국이 어려울 뿐 다음부터 그녀는 조금씩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후後달렸던 그녀는 어느새 앞서前 달리고 있다. 현재 <폴앤마크> 기업 컨텐츠 사업부 소장인 그녀는 기업과 대학에 출강하는 동시에 기획력과 프레젠테이션, 창의력 등에 관련한 교육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독서, 교육을 통해 컨텐츠와 강연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그녀는 깊이 있는 기획을 다루는 교육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깊고 넓은 삽질로 인생의 표면적을 넓혀 나가세요.

이제는 제품에서 사람까지 브랜딩하는 그녀. 그녀의 의미 있는 삽질로 세상이 더욱 비옥해지길 기대한다. ‘쭈욱~!’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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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표면적을 넓히라는 그녀의말이가장 와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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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원 기자

    그와 함께 만남의 표면적도...!

  • alluptosseul

    좋습니다 좋아요! ㅎㅎ
    그녀의 결정을 보고 '뭐지?' 했다가 '역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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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원 기자

    자신의 행보에 역시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박신영님 부러뱌요ㅜㅜ

  • jm10917

    왜.... 이런분들은 미모까지 겸비하신걸까요? ......세상은 불공평하다며 저는 또 한심하게 세상에 대해 불만만 늘어놓게되네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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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원 기자

    방재민 기자님의 호탕한 웃음이 얼마나 매력적인데요!! 껄껄

  • sonjy2000

    사람을 브랜딩한다....멋있는 표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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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원 기자

    맞아요! 저도 브랜딩쫌 부탁드렸으면..ㅎㅎ

  • 이채원

    깊고 넓고 진정성 있게 판다면 젊은 시절에 뭐든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와닿네요! 전 박신영씨라는 분을 잘 모른채 이력만 봤을 때는 굉장히 놀랐었어요. 하지만 그녀의 행보에서 진정성이 느껴집니다ㅠㅠ 멋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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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원 기자

    맞아요 정말 멋있으세요!! 인터뷰내내 힘과 열정이 막 느껴지던!!!!

  • 안지섭

    어떤 일을 하든지 선택과 집중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우유부단과 산만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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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원 기자

    ㅋㅋㅋ산만도 어찌보면 멀티플레이어.......아..아닌가......
    ㅋㅋㅋ 저두에용 우리존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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