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1) 지금, 프랑스 직업교육 시스템

유럽대학은 우리나라가 무조건 따라가야 할 본보기가 되는 대학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까? 그들은 얼마나 다른 대학문화를 지니고 있을까? 유럽의 도서관도 우리나라처럼 시험 때나 되어야 붐비는 걸까? 그 모든 궁금증을 품고 유럽대학에 물었다. 한국과 그들의 다른 점, 그리고 배워야 할 점 모두를.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본 유럽 대학의 재조명은 생각만큼 흥미로웠고, 그 이상으로 충격이었다.

대학은 진정 직업 취득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일까? 탄탄한 직업교육 시스템을 갖춘 프랑스의 현재와 직접 방문한 국립제빵제과학교 INBP의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흔히 교육의 평준화를 이야기할 때, 본보기로 드는 나라가 프랑스다. 맞는 말이다. 기회의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프랑스 교육시스템은 평준화 되어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 교육 시스템을 평등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그랑제꼴(Grandes écoles)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엘리트 교육은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을 만큼 수월성을 중시한다. 결국 프랑스 교육을 정의하자면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따른 진로지도 시스템을 통해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프랑스 교육의 핵심이다.

대학 이전의 모든 교육이 대학 입학만을 위해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달리 개인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프랑스인은 대학을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인식한다. 우리나라의 청년이 대학진학을 당연한 통과의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84%에 이른다. 프랑스가 40%인 것을 감안한다면 극명한 차이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의 배경에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문화, 그리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직업교육시스템이 존재한다. 보통 프랑스의 청년들이 직업교육을 받기 위해선 직업전문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정부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센터에 등록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전자를 통해 직업교육을 받는다.

프랑스의 전체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5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3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중학교 4학년(3e, 트루와지엠므)에 진로지도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때 학생은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일반계, 직업계, 기술계 고등학교 중 본인의 진로를 선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의 학생들은 일반교육으로의 진로(바칼로레아 시험을 쳐서 대학에 진학하는 길)를 선호한다. 직업교육진로를 택하는 것을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의 차선책이라는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에서 직업교육진로를 통해서도 학위 취득이 가능한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등 직업교육 전반의 수준을 높이는 정책을 펴면서 직업교육진로에 대한 이미지도 상당부분 제고되었다.

직업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직업 분야의 지식과 기량을 쌓기 위해 기업 및 직종과 관련된 구체적인 교육이 실시된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C.A.P(Certificat d’aptitude professionnelle: 취업자격증)나 B.E.P(Brevet d’études professionnelles: 직업교육수료증)와 같은 과정을 준비할 수 있다. 이 자격은 직업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특정한 직업 혹은 일정한 직업 군에 취업했을 때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목적이 있다. 이 과정을 마친 후에도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이나 지식을 연마하고자 하는 학생은 ‘직업 바칼로레아(BacPro)’라는 과정을 준비할 수 있다. 직업 바칼로레아 과정에서는 직업교육과 함께 일반교육, 즉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 바칼로레아 과정의 교육도 일부 실시하는데,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향후 일어날 산업구조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는 점에서 프랑스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교육은 독일식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독일식 모델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는 철저히 현장성 위주의 모델이다. 이는 기업과 산업계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바람직하지만, 근로자 개인 입장에서는 반드시 옳지는 않다. 현장성 위주의 교육은 산업구조가 변화되었을 때 재교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 이는 물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 하더라도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직업교육에서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닥뜨렸을 때 근로자 스스로가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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