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시장을 이끌다! 미국은 지금 ‘메이커 무브먼트’ 열풍


돈을 주고 물건을 사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소비자와 제조자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제조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의 이야기다. 발명을 좋아하는 옆집 아저씨부터 큰 꿈을 품은 ‘스타트업(startup)’에 이르는 보통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메이커 페어(Maker Faire)’를 통해 시장에 발을 디딘다. 다가오는 새로운 산업의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메이커 무브먼트’와 ‘메이커 페어’의 모습을 미국에서 담아 왔다. 아울러 9월 뉴욕에서 열린 ‘World Maker Faire New York 2014’를 후원하고 참가하는 LG의 이야기까지 들어본다.

사진_최동준(제20기 학생기자/강원대학교 심리학과)

메이커 페어에서 한 남성이 3D프린터를 구경하고 있다.
바야흐로,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제조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다. (이미지 출처 : www.makerfaire.com)

누구나 제조업자가 될 수 있는 시대

‘메이커(Maker)’란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제작하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발명을 좋아하는 고등학생부터 평범한 공학도까지 누구라도 메이커가 될 수 있다.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란 자본도 없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기반이 부족한 메이커들이 아이디어와 손재주만으로 시장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시키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과거엔 몇몇 거대 기업들이 전 세계 상품 생산의 대부분을 도맡아 왔지만, 현재 메이커 무브먼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은 변화를 맞았다. 발명을 사랑했던 옆집 아저씨가 하루 아침에 유명한 제품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 들여다보기

오늘날 사람들은 PC를 통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3D 프린터를 통해 이를 실제 모습으로 구현해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으로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을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혹은 아이디어 실현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수받고 제품 구체화 과정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메이커들이 제조 산업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메이커 무브먼트’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제조업 시장에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구슬을 손에 쥐고 있어도 꿸 재량이 없으면 그것은 손바닥 위 구슬일 뿐. 수많은 메이커들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액세서리로 탄생하려면 이들을 잘 꿰어줄 플랫폼이 필요하다. 메이커 무브먼트의 배경엔 메이커들의 아이디어를 빛내는 플랫폼이 있다. ‘킥스타터(kickstarter.com)’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자금이 필요한 누군가의 아이디어 실현을 돕고, ‘퀄키(Quirky.com)’는 대중의 아이디어를 받아 검수하고 통과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과정을 돕는다.

퀄키 사이트의 화면 중 하나를 캡쳐한 것이다. 여섯 개로 나뉘어 있고 각 영역에 퀄키에서 제품화 과정을 도운 제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콘센트서부터 화장품 거치대 등 다양한 제품이 보인다.
퀄키(Quirky.com) 공식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상품들. 보통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검수를 마치고 통과하면 시장에 상품으로 출현한다. (이미지 출처 : Quirky.com)

메이커 무브먼트의 대표 사례로 미국의 ‘DIY Drones(DIYDrones.com)’를 들 수 있다. 드론Drone은 무선 조종기로 전투나 화재현장과 같이 사람이 직접 뛰어들어 촬영하기 어려운 곳에 쓰이는 무선 카메라와 함께 활용된다. DIY Drones(DIYDrones.com)는 무선 조종기를 개발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시작되었는데, 이 커뮤니티를 통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휴대폰 칩을 통해 자신의 집에서도 무선 조종기를 제작•개발할 수 있다. 커뮤니티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DIY Drones는 ‘3D 로보틱스Robotics’라는 회사로 발전했다. 시작한지 3년 만에 3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어엿한 기업이 된 것이다.

DIY Drones의 활동사진이다. 왼쪽은 빨간색 인간의 몸집만한 드론을 만지고 있는 어떤 남성의 모습이다. 오른쪽은 한 손에 들어오는 검정색 작은 드론을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무선 조종기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한 DIY Drones의 모습 (이미지 출처 : DIYDrones.com)

메이커 페어(Maker Faire), 메이커들의 축제 현장!

메이커 무브먼트가 제조업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운동이라면, 메이커들이 본인의 솜씨를 세상에 뽐내는 ‘메이커 페어(Maker Faire)’는 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축제다. 이는 제조업 관련 잡지를 발행하는 ‘Make media’라는 회사에 의해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2012년에는 참여자 수가 크게 증가하여 개최지인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약 16만 5천여 명의 메이커들이 모였다. 일반인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경험할 뿐만 아니라 주목할만한 스타트업의 움직임도 읽을 수 있기에 다양한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도 국가의 미래가 달린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2014년 6월 18일에는 백악관에서 최초로 메이커 페어가 열렸다. 기업, 창업가, 공학가들의 아이디어 실현과 창업 장려를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축사를 열며 주목한 행사였다.

위 사진은 메이커 페어의 공식 로고와 마스코트이다. 빨간색이 인상적이다. 아래 왼쪽은 메이커 페어에서 선보인 불을 내뿜는 공룡이다. 재활용 고철로 만들어진 공룡의 형상이 불을 내뿜고 있다. 아래 오른쪽은 칫솔 등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든 작은 사이즈의 로봇이다. 흡사 거미의 모양을 닮았다.
메이커 페어의 로고와 마스코트, 그리고 메이커 페어에서 선보인 신제품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www.makerfaire.com)

메이커 페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워크숍 장면이다. 아이들이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로봇을 만들고 있기도 하고 색감이 다양한 재료로 무언가를 꾸미고 있기도 하다.
메이커 페어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워크숍 현장. 직접 제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이미지 출처 : www.makerfaire.com)

메이커 페어는 주로 기술(Technology)를 활용한 만들기에 초점을 두지만 과학, 공학, 예술, 공예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보통 주말 이틀 동안 진행되며 가족 단위의 참가자가 많은 것이 특징. 올해 뉴욕시에서는 ‘World Maker Faire September 20&21’가 9월 20, 21일 양일간 뉴욕 홀 오브 사이언스(New York Hall of Science)에 개최되었다. 메이커로서 참가하고픈 사람은 사이트에 있는 Maker Exhibit, Performer, Presenter, Sponsor로 나뉜 참가 성격에 맞춰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하기만 하면 되었다. 올해 LG는 국내 기업 최초로 ‘월드 메이커 페어 2014 in NewYork’의 후원자로 참여했다.

Mini Interview LG전자 미국 법인 Maker Faire 홍보 담당 Christine

LG전자 미국 법인에서 만난 Maker Faire 홍보 담당자 Christine, 그녀를 통해 9월 뉴욕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에 LG가 후원하고 참가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물었다.

미국 LG 법인의 Maker Faire 홍보 담당자 Christine의 모습이다.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한 여성으로 회색 정장을 입고 LG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다. 양손을 펼친 채 LG의 2014년 Maker Faire 후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LG 법인의 Maker Faire 홍보 담당자 Christine

럽젠Q : Maker Movement는 미국에서 주목받는 산업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아직 한국에서 그 개념이 생소합니다. 어떤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까요?

현재 미국에서 메이커 무브먼트는 매우 활성화되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상당히 많은 스타트업이 자신의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키워나가죠. 과거에도 우리가 아는 몇 IT 기업들은 그렇게 발전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도 훨씬 쉽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어요. 취미 활동일 수도 있고, 일부는 사업화되기도 하죠. 아이디어를 서로 자유롭게 나누고 개발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부터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도구들, 그리고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 등 전체적인 시스템들이 이런 추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져서 TV에서도 DIY, 홈 메이커와 같은 개념이 자주 등장하고 있고요. 집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개발하여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그 과정 자체가 메이커 무브먼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메이커 페어는 이러한 메이커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즐기는 축제입니다. 뉴욕뿐 아니라 다양한 주와 여러 국가에서도 메이커 페어가 열리면서 이 운동을 뒷받침하고 있고요.

럽젠Q : LG가 이번에 메이커 페어에 참가한 주요 목적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메이커 페어를 후원하고 메이커 커뮤니티와 교류하면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소비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소비자들과 공감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거죠. 메이커 커뮤니티들과 소통하고, 필요한 리소스를 제공하여 이러한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의 확대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자리잡고자 합니다. 또한 LG 내부적으로도 이러한 새로운 제조업 트렌드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유연하고 개방적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후원과 소통이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LG가 젊고, 혁신적인 브랜드로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리라 생각해요.

럽젠Q : Maker Movement라는 새로운 흐름에서 LG와 같은 대기업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메이커 무브먼트는 LG를 포함한 다른 거대 기업에겐 생소한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페어에 참가한 메이커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메이커 커뮤니티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해요. 그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그들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서죠.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으로서 메이커들이 필요로 하는 개발 여건을 조성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이 문화 자체를 앞장서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그들의 활동 영역을 확대시켜 주는 것도 간접적으로 LG가 할 수 있는 큰 역할일 듯 합니다.

럽젠Q : 메이커 무브먼트를 스폰서하면서 가진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스폰서를 할 때 어려움은 항상 따르죠. 모든 상황을 늘 확인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전에 메이커에 대한 지식도 꼼꼼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고요. 무엇보다도 메이커 무브먼트를 후원하고 참가하는 게 LG와 같은 기업의 입장으로선 처음이기 때문에 참가 이후의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봅니다. 그래서 일단 경험해보려고 해요. 메이커 페어야말로 온라인을 통해 접하기보단 직접 가서 경험해야 하거든요. LG에겐 일종의 도전이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럽젠Q : 한국에서도 곧 메이커 페어가 열릴 예정인데요. 미국에서의 메이커 페어와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문화가 다르고,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사도 다르니 그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또한 기업에서는 메이커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혁신을 이끌기 위한 리소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있어 각 나라의 기업이 어떻게 지원을 하는가에 따라서도 진행 과정이나 결과에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중요한 건 메이커 페어는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 보여주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메이커 페어를 개최하는 모든 국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이죠. 메이커 페어가 가진, 사람들의 창의성을 세상에 내보인다는 점 자체의 의미를 잘 살리면 모두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국내에서도 부는 아이디어의 바람

2014년 가을, 국내에서도 아이디어의 바람이 불 예정이다. ‘아이디어 LG’는 LG전자 제품과 관련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거나 참여하여 제품의 개발 과정을 돕는다. 그리고 제품이 시장에서 판매되면 제품 개발에 참가한 모두가 판매된 수익을 나눠 가진다. 9월 14일 본선 평가를 마치고 결선평가를 준비할 예정이다.

아이디어 LG의 프로세스이다. 예선, 본선, 결선평가를 거쳐 채택된 아이디어는 LG이름으로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내용을 담고 있는 웹 페이지 캡쳐 사진이다.
‘아이디어 LG’의 프로세스 (출처 : idealg.co.kr)

제조 산업은 변화를 거치는 중이다. 메이커 무브먼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소비자에서 제조자로 역할을 하고, 다양한 플랫폼이 이를 뒷받침한다. 메이커 페어와 같은 플랫폼은 수많은 메이커와 시장을 연결하는 통로로 LG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누군가의 작은 아이디어와 제품 현실화의 간극은 LG를 비롯한 기업뿐 아니라 대중과 소규모 플랫폼을 통해 분주히 좁혀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앞으로 누군가의 아이디어와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의 간극은 더 빠르게 좁혀질 것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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