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보다 김치찌개를 더 좋아하는 그녀, 소네 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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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네 미카는 한국 학생들도 입학하기 어렵다는 서울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 중인 일본인 학생이다. 천진난만하게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에 그녀가 마냥 소녀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미카의 꿈은 경찰관이었단다. 그런 그녀가 왜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결심을 하게 된 걸까. 사실 그녀 역시 처음 한국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만 해도, 자신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고등학교 때 캐나다에 있는 친척집에 가기 위해 탔던 비행기에서 우연히 한국인을 만난 그녀는 일본어를 하는 자신도, 한국어를 하는 한국인도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 것이 답답했다. 그녀가 얻은 해답은 간단했다. 새로운 언어를 할 수 있다면 엄청난 수의 새로운 친구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때 한국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공부를 시작했는데 사실 예전에는 한국어 교재도 거의 없었고,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외국어라곤 영어 밖에 배우지 않으니깐 혼자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때마침 드라마 겨울연가가 방영되면서 한국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한국어 교재도 많이 늘어나서 좋았는데 막상 부모님은 대학입시에 방해된다고 한국어 공부하는 걸 반대했어요. 부모님이 교재 같은 것도 잘 안 사주시고 했지만 그래도 공부하고 싶어서 밤 12시에 부모님이 잠들면 새벽 4시까지 혼자 공부하고 그랬어요.”

스스로 좋아서 한 공부였기에 더욱 애착이 컸다. 혼자 공부하기 어려울 땐 가까운 대학교에 계시는 한국어학과 교수님을 막무가내로 찾아가서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도 했단다. 한국어 공부를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것은 한국어 인증 시험이었다. 1년 반 정도 공부한 후에 결국 자격증을 땄고, 그 때 부모님께 한국 대학교에 가겠다는 결심을 말했지만 여전히 부모님의 걱정은 컸다. 결국 후쿠오카 대학의 동아시아 지역언어학과에 입학했지만 한국 대학교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미련은 여전했다.

“2006년 여름 방학 때 연세대학교 어학당에 가서 방학 특강으로 한국어 공부를 했었는데 그 때 정말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특강 끝나고 일본 대학으로 돌아갔는데 다시 한국으로 교환학생으로 와서 공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12월에 휴학하고 다시 고려대학교 어학당에 와서 공부를 하다가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게 됐어요. 그 때는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으시더라고요. 포기하셨나 봐요. (웃음)”

사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다르고 낯설기만 한국 생활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녀는 전생에 한국인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그녀와 한국의 만남은 필연이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난 일본 음식 별로 안 좋아해요’라고 답했던 것만 해도 그렇다.

“난 돈가스 안 먹고, 스시도 안 먹고, 사시미도 안 먹어요. 그냥 입에 안 맞는 것 같아요. 오히려 부대찌개, 된장찌개, 김치찌개 이런 찌개류는 다 좋아해요. 집에 있을 때도 잘하지는 않지만 직접 찌개 끓여서 밥 먹어요. 요즘엔 김치찌개 끓일 때 화학조미료를 많이 넣지 않고도 맛있게 끓이는 법을 연구 중이에요.”

하지만 그녀와 한국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에서 무엇보다도 한국에 와서 만난 남자친구 이야기를 빼먹을 수 없다. 남자친구를 만난 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잠깐 고려대학교에 다니면서였다. 영어공부를 위해 고려대학교 영어연극동아리(ECS)에 가입했던 그녀는 08학번 후배였던 지금의 남자친구의 영어연극 준비를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졌다. 남자친구 자랑을 해보라는 말에 ‘남자친구 나쁜 이야기라면 많이 할 수 있는데’ 라며 투덜대다가도 그래도 남자친구가 있어서 한국 생활이 힘들 때 위안이 많이 됐다며 웃는 그녀의 모습이 참 예쁘다.

이젠 한국에 완벽 적응한 미카에게 이제 막 한국에 찾아온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선배로서 충고를 부탁했다. 미카의 충고는 바로 친구들을 많이 사귀라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그녀의 충고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처음 한국에 오면 크게 환영 받고, 정말 많은 친구들이 생겨요. 처음에는 자신에게 친구가 충분히 많이 생겼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건 단지 한국인이 처음 만나는 사람을 대할 때 취하는 예의 같은 것이더라고요. 일본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친하게 대하진 않으니깐 전 나중에야 이런 것들을 알고 약간은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자신이 진짜 마음을 열려고 노력하면 그 때 진정한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외국에서 공부하면 누구나 그렇듯이 외롭고 힘들어질 때가 있는데,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질 때 한 명이라도 친한 친구들이 있다면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거에요.”

요즘 미카는 한국어와 일본어 동시통역가를 꿈꾸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할 거라는 그녀는 이번 방학에는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의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계획이다. 그녀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항상 그녀 특유의 예쁜 미소가 그녀와 함께 하기를 기대해본다.

 

글,사진_김희수 / 15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언론학과 07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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