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무라카미 카오루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글,사진

카오루는 의문이 많은 여학생이다. 2005년에 한국에 와 유학생활이 벌써 4년째 접어든 그녀. 이젠 한국이라는 나라에 많이 적응되었을 법도 한데,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지금은 조금 적응되었지만,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가까운 나라지만 참 생활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느꼈어요. 그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본적인 준법정신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많고, 신호등을 지키지 않는 차들도 그렇고… 처음에는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게 굳어졌던 것은 아니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2% 부족한 준법정신은 국민소득 만 달러가 넘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고질병이다. 담배꽁초를 버리면 벌금을 부과한다거나 교통법규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비 춰지는 한국인들의 이런 기본적인 생활태도는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사는 지금,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반면 한국인 특유의 따뜻한 ‘정’은 카오루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한국에 살면서 적응하기 어려운 점들도 있었지만, 한국 친구들의 친절함, 무엇보다 ‘따뜻함’은 지금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에요. 학교 친구들뿐 아니라 동네 어르신들, 가게 아주머니, 꼬마아이들 모두가 밝게 인사하고 저를 반겨줘요.”

해외에 나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편하고 외로울 것 같았던 무라카미 카오루. 하지만, 하숙집 아주머니와 동네 아이들, 그리고 학교 친구들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으로 긴 시간 한국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다. 또,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카오루와 함께하는 인터뷰 중간중간에도 많은 중앙대 학생들이 카오루와의 우정을 과시했다. 한국 사람들의 따뜻함에 반했다는 카오루의 미소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다.

한국에서 겪었던 특이한 일들을 말해 달라고 부탁했을 때, 카오루는 손뼉을 치며 이야기했다.

“WBC에서 일본하고 한국하고 결승전을 치렀을 때는 정말 학교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모두가 한국야구를 응원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열기가 너무 대단해서 사실 조금 불편하기도 했어요. 일본을 응원하고 있는 제가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한일전이 있을 때의 모습은 가히 라이벌 을 넘어 숙적이란 느낌까지 받게 된다.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는 의식에 대해 만약 그 이유를 묻는다면 과연 몇 명이나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을까? 축구를 필두로 하여 최근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대결 구도는 그 인기에 힘입어 한국과 일본의 승부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이처럼 일본과 한국은 인기 있는 스포츠의 실력이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다. 자연히 경기자체가 라이벌 구도 생성과 박진감 넘치게 펼쳐질 가능성이 많다. 그렇지만 그러한 이유로 상대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비하는 옳지 못할 것이다.

인터뷰를 시작하고 나서 얼마 후 카오루의 남자친구도 자리를 함께 했다. 카오루의 남자친구는 한국인. 그에게 일본인 여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카오루와 만나다 보니 사실 국적은 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벌써 2년째 만나고 있는데, 일본사람이라고 불편한 것도 없고 문화격차 같은 것도 사실 느낄 수 없어요. 잠이 엄청 많은데, 그것도 일본사람 특징인가요? ^^”

같은 과 커플, 일명 ‘CC’로 만난 카오루는 무덤덤한 남자친구의 성격이 좋다고 한다. 같은과를 다니면서 남자친구를 통해 편집기술도 배우고,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관한 것들도 많이 배웠다. 현재는 다큐멘터리나 영상 제작 기술과 편집에 푹 빠졌다고 한다.

현재 3학년에 재학중인 카오루는 한국의 취업경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취업하기 힘들어요. 이왕이면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결국은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가치가 있잖아요.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돈 때문에 계속 할 수 만은 없을 거예요. 정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요. 저는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계속 살 계획이에요. 그리고 제가 가진 능력을 한국에서 발휘하고 싶고요. 현재는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하는 에디터가 꿈이에요!”

현재 한국 대학생에게 ‘꿈’이란 단어가 얼마나 이야기 하기 어려운 단어인지를 아는 한국 대학생으로서 무라카미 카오루의 순수한 꿈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졌다. 3학년인 카오루도 한국에서의 취업에 대한 걱정과 준비로 고되지만,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이 중심에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중앙대 꽃길 사이로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참 예뻤던 무라카미 카오루. 그녀와 인터뷰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일본에 대한 편견들이 아직도 우리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음에 부끄러웠다. 카오루와 사귀면서 ‘서로의 국적이 다르다는 사실을 크게 느낄 수 없다’는 남자친구의 말처럼 한국을 사랑하고 성실히 공부하는 카오루의 모습이 더욱 빛나 보였던 인터뷰였다.

글_허성준 / 15기 학생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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