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건 일종의 모험, 후회하지 않아요!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환학생 레브 슈나이더


글,사진

레브 슈나이더(24)는 원래 러시아 출신이지만 네덜란드에서 자랐다고 한다. 유태인 집안이다 보니
러시아에서 살기엔 여러 가지 여건들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공산주의 사회였던 러시아는
이단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여긴 반공세력들에게 무자비한 차별을 가했다. 스탈린 사망 이후
이러한 차별이 많이 완화됐지만 소련 붕괴까지 주요 국가기관에 취업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예를 들면 고려인이나 유태인이라면 외무부나 KGB 특무경찰 등에 들어가긴 거의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부모님은 고민 끝에 5살인 그를 데리고 네덜란드로 이주 했다. 네덜란드는 동성간의
결혼까지 허용할 만큼 자유로운 나라이기에 그 역시도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하지만 네덜란드에서의 안정된 생활은 그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아시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교환학생으로 홍콩과 한국을 고민하다가 결국 한국에 오게 되었
다. 사전지식 하나 없이 오게 된 한국의 모습은 그에게 기대 이상이었다.그에게 있어 한국이란 선택
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가 이렇게 망설임 없이 떠나 올 수 있었던 건 가족들의 격려가 컸다.
그가 아시아 국가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겠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그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격려해줬기 때문이다.
그런 가족들의 성원에 보답하듯,그 모험은 현재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나왔던 여자친구 이야기.
여자친구와 일본에서 같이 공부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레브의 여자친구는 바로 한국인.그것도 고려대 교내 교환학생 buddy 프로그램인 ‘KUBA’를 통해 알게 된 학교 여학생이었다. 처음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에게 고백했지만 그녀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그녀가 느끼기엔 내가 다른 외국인들이 그런 것처럼 단지 여기 와있는 동안 잠깐 만나고 떠나버리는 사람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그런 그녀에게 두 달 동안 제 진심을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저의 진심이 전해진 건지 결국 그녀가 제 마음을 받아줬어요.”

그녀와의 사진을 조심스럽게 보여주면서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던 그를 보니 어느새 그의 진심이 전해졌다. 역시 ‘사랑은 국경을 초월한다’는 말이 맞는 말임을 실감할 수 있던 순간이었달까?

한국에서 그의 생활은 어떠할까?
여느 학생들과 다름없이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가고,쏟아지는 과제와 발표로 인해 정신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그의 얘
기. 하지만 그는 이런 생활이 더욱 한국을 매력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이렇게 바
쁜 와중에서도 틈틈이 친구들과 함께 부산이나
제주도 등 한국의 관광 명소들을 여행가기도
하면서 좋은 추억들을 쌓아 가고 있었다. 그는
가장 좋았던 여행을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을만
큼 모든 여행들이 다 기억에 남고 소중하다고
했지만,특히 제주도 는 정말 아름다웠다고 했다.

서울과는 달리 아름다운 바다에 둘러싸인 이 작은 섬은 그에게 서울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한국 학생들에 대해서도 얘기해봤는데 네덜란드 학생들은 좀 더 파티와
같은 문화에 익숙해있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단다. 하지만 술 먹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랬다고 하면서 손사래를 치던 레브. 아직 소주는 익숙치 않다고. 뿐만 아니라
이성 친구들끼리 대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느꼈다는 레브.

예전 네덜란드에서는 여자친구들 볼에 3번씩 뽀뽀를 하곤 했는데, 여기서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거! 만나서 반갑고 좋은 사람들에게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레브로서
는 이런 점이 아쉽다고.그렇게 한참을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낯익은 멜로디가 들렸고
곧이어 레브가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미쳤어~ 내가 미쳤어~” 깜짝 놀라 이 노래를 아냐고 묻자
자신 있게 손담비라는 가수가 부른 것 아니냐고 말하던 레브. 다른 친구들이 그녀가 유럽인의 몸매를 가졌다는 얘길 했다며 눈을 반짝이며 얘기하는 걸 보니 여느 한국 남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학기가 끝이 나면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직은 돌아 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 한국에 있는 기업 인턴십을 알아보고 있어요. 쉽지 만은 않겠지만 꼭 인턴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라며 자신의 계획을 하나 둘 말했다. 아직 경영학 분야중에서 어떤 분야를 선택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학교 1, 2학년만 되도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정해야 된다는 한국 학생들과는 달리 앞으로 어떤회사에 취직하고 싶은지도 정해놓지 않은 그. 무엇인가 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기전에 더 많은 경험을 쌓아보고 싶은게 그의 욕심이었다. 그리고 한국뿐만이 아니라 홍콩, 일본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했다. 덧붙여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 문화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단다. 개고기와 산낙지 같은 것들도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빙그레 웃는 레브의 모습을 보며 당장이라도 시장에 데리고 가야겠단 생각이 든 건 왜일까?

글,사진_박미래 / 14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0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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