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랄산맥의 소녀, 한국에 가다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한국어과정, 김 예카테리나(Ekaterina Kim)


우랄산맥의 소녀 한국에 가다(Ekaterina Kim)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한국어과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강한 바람, 은빛 가느다란 지평선과 
순백의 하늘이 맞닿아있는 대륙의 땅 시베리아. 그 외의 
어떤 것과도 연관되기를 거부할 만큼 차가운 머나먼 땅, 
시베리아에서 한국을 사랑하여 머나먼 길 마다 않고 
찾아 온 한 소녀를 만나보았다. 그녀가 맞이하는 한국의 
겨울이 시베리아에 비하여 훨씬 따뜻해서인지, 
눈물, 콧물 닦아내도록 추운 날씨에도 그녀의 표정은 
마냥 여유로웠다. 해맑은 그녀와‘따뜻한’겨울나기 데이트.

글,사진_이기세/13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01학번

시베리아의 꽃은 서울에서 피리라

시베리아의 서쪽 끝, 길이 2,000km의 거대한 산맥이 광활한 대륙 러시아의 남북을 가로지른다. 우랄산맥 한 켠의 자그마한 도시, 살라바트는 예카테리나 양이 태어난 고향이다.

“어릴 때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한국학을 공부하기 위해 시베리아의 수도(?) 노보시비르스크에 위치한 노보시비르스크국립대학교의 한국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지요. 태어나고 자란 곳이 그 곳에서 많이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참으로 신중한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예카테리나 양이 시베리아의 수도라고 ‘우기는’ 노보시비르스크라는 도시는 한국의 대전과 같은 과학의 도시로써 러시아 제3의 도시다. 점점 높아져가는 동아시아권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학과의 인기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 한국 역사 그리고 한국 문학 등에 대해서 공부했어요. 올 여름에 졸업을 하자마자 이곳 한국으로 바로 날라왔지요.”

러시아에서는 17살에 대학을 간다는 점, 학부과정이 보통 4년이 아니라 5년이라는 점, 그리고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휴학을 한다는 점(?) 등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예카테리나 양.

“한국은 참 이상해요. 다들 휴학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러시아에서는 보통 상급 과정으로의 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이 휴학을 해요.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에 휴학을 한번도 하지 않았어요.(웃음)”

‘예카테리나’를 ‘예카테르리나’라고 계속 실수하여 발음하자 그냥 ‘카챠’라고 부르라며 푸근한 웃음을 내어 보이는 그녀. 알고 보니 ‘카챠’는 재외동포재단의 장학생으로서 놀라운 경쟁률을 뚫고 한국으로 유학 온 러시아의 ‘재원’이었다.

한국과 러시아 '사이'

한국에 온지는 아직 3개월이 채 되지도 않았건만 그녀의 한국어 실력은 ‘전공자’다운 실력을 마음껏 뽐내었다. “올해까지만 한국어과정을 밟고 내년부터는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요즘 원서 넣고 면접 보느라 정신이 없어요.”

언론정보 대학원에서 휴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며 말문을 연 예카테리나 양. 그녀가 한국에 오게 된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나는 한국인인가, 러시아인인가.’ 외모는 한국 사람이기에 태어나고 자란 러시아에서는 항상 ‘한국인’이라 불리었지만 한국에서는 외국인 말투 때문에 ‘한국인’ 대접을 받지도 못해요. 두 나라의 사이에 있는 사람으로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어요. 언론정보학에서 다루는 휴먼 커뮤니케이션이 이러한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려인인 예카테리나 양은 여기에 덧붙여 동양과 서양의 사고의 차이점을 예를 들어 설명하며 이를 완만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한국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아끼는 것 같아요. 러시아에서는 친구들끼리 사랑에 대한 감정 표현이 상당히 자연스러운데 말이죠. 아, 그리고 한국 여자들이 러시아 여자들보다 더 내숭을 떠는 것 같아요. (웃음) 러시아 여자들은 참 직설적이에요.”

두 민족의 문화를 몸소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더 공부해보고자 머나먼 땅, 한국까지 유학을 온 그녀가 대견하였다. 향후 더욱 활발한 교류가 예상되는 한러관계에 건실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참된 일꾼으로 성장한 그녀의 미래가 내다보였다.

계속되는 행복 커뮤니케이션


“여행하는 거 너무 좋아해요.”
사실 예카테리나 양이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친구들과 이곳 한국으로 2주간 여행을 온 적이 있다고. 그 당시 서울과 부산, 포항 등지를 여행하며 한국에 대한 ‘꿈’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 한 주 간도 이곳 저곳 여행을 다녀왔어요. 우즈벡에서 온 클래식 가수들의 통역원으로서 그들과 함께한 여행이었는데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클럽에서 가끔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는 예카테리나 양. 여기서도 ‘문화 비교’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눈빛이 살짝 장난스러워진다. “한국 사람들 노래하는 거 너무 좋아해요. 러시아 사람들은 노래보다 춤추는 거 좋아하거든요. 정말 한국 사람들은 다 가수 같아요. (웃음)”

과연 정확한 해석이라고 생각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와 인터뷰를 하고 있던 커피숍의 창밖에는 건물마다 노래방이 하나씩 들어서 있었다. ‘나는 행복하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살아왔다는 예카테리나 양. 참된 ‘한국인’으로서, 진정한 ‘러시아인’으로서 각각의 장점을 고루 갖춘 이 시대의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한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그녀의 행복한 문화 커뮤니케이션은 계속 될 것이다.

글,사진_이기세 / 13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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