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girl의 ‘완소 코리안’ 공략기 나탈리아 김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우즈베키스탄 girl의 ‘완소 코리안’ 공략기 나탈리아 김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부산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사 과정 메르메드 파티히 살만억루

“설마 나탈리아씨?”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셨다는 ‘그분’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저만치에서 생긋 웃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는 한 ‘처자’에게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네, 안녕하세요? 근데 약속 시간을 그렇게 마음대로 바꾸시는 게 어디 있어요!” 반가운 표정으로 ‘꾸짖는’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오래된 친구의 그것이다. 도대체 이 친근함, 이 풋풋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글, 사진_이기세/13기 학생기자/경희대학교 관광학부 01학번

이 정도면 저 한국 사람 맞지요?

“사실 오전에도 다른 신문사와 인터뷰했어요.”
그럴 만도 했다. 사실 그녀는 지난 5월에 열린 제10회 전국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대회에서 최우수상 즉, 문화관광부장관상을 거머쥔 이력의 소유자. 정확한 높임말 사용과 예의를 갖춘 대화법, 인터뷰에 익숙한 그녀의 답변들은 오히려 기자의 말을 더듬게 하였다. 그만큼 그녀의 한국어 구사 실력은 탁월하였고 ‘from 우즈베키스탄’이라는 그녀의 수식어는 우리의 대화에서 잊혀진 지 오래였다.

“아버지께서는 한국 음식 요리사세요. 어머니께서는 한국어 선생님이시고요.”
그럼 그렇지. 제 아무리 한국어문화를 전공으로 한다지만, 한국에 온지 3개월 된 ‘외국인’이 이토록 한국어를 잘하리란 불가능한 일일 터. 거기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낯설지가 않아요. 한두 차례 여행을 왔을 뿐인데 모든 게 내 것처럼 익숙해요.”
얼마 전 크게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였을 당시 한국의 친구들이 많이 챙겨주고 보살펴주어 감동을 받았다는 나탈리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그 당시 느끼지 않았을까 짐작해보았다. 머나먼 땅에서 외로이 공부하는 그녀에게 한국의 편안함과 익숙함을 선사한, 그 때 그 한국학생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통통 튀는 생기발랄, 나탈리아

커피숍에서 물 한잔 없이 30분이 훌쩍 지나도록 인터뷰에 열중하던 나탈리아. 앉자마자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는 주문할 새도 없이 이어졌다.

“춤 좋아하세요?”
나탈리아가 대뜸 물었다. 나탈리아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한국 무용단으로 1년간 활동했다고 한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녀의 취미이자 특기인 춤에도 그대로 베어있었다. 게다가 인디안 댄스, 아랍 밸리댄스, 클래식 댄스 등을 배웠다고 하니 가히 ‘춤 박사’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가수 비를 너무 좋아한다는 나탈리아는 가끔 친구들과 춤을 추러 클럽에 간단다.

통통 튀는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 있을 때쯤, 기자를 주눅 들게 하는 폭탄 같은 멘트가 날라왔다. 본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그녀의 남자친구는 ‘앞에 앉으신 분보다 100배’ 잘생겼다고 한다. 한국에 온지 3개월 되었는데 남자친구와 교제를 시작한 지 2개월이 되었으니 보통 능력이 아니다. 하루에 세 번씩 보는 것도 모자라 아예 도서관에 나란히 앉아 공부하는 것으로 데이트를 즐긴다는 나탈리아는, 영락없는 한국의 파릇파릇한 대학생이었다.

나의 뿌리를 찾아서…

대한민국 정부의 초청 장학생으로서 각종 지원금 및 장학금의 혜택을 받고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탈리아. 그녀의 꿈은 외교관이다. 우즈벡어, 러시아어는 기본이고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며 요즘에는 일어를 배운다는 그녀. 러시아의 시인 푸슈킨의 시를 즐겨 암송하지만 가수 포지션의 ‘I Love You’라는 노래를 부를 줄도 알 만큼 한국의 대중문화에 푹 빠져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녀의 꿈이 외교관은 아니었다고.

“처음에는 한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우즈벡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오는 한국의 한의사들이 참으로 멋있어 보였거든요. 하지만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서 힘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깊게 들기 시작했어요. 할아버지께서 한국인이라 더 그런 생각이 든 것 같아요.”

‘고려인’이라 불리는 우즈베키스탄의 한국인들은 전쟁을 전후로 강제 망명된 이주민들이었다. 나탈리아의 할아버지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고국의 땅을 그리워하세요. 전 항상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랐고요. 한국에서 나머지 학부 과정을 끝마치면 이 곳으로 꼭 모시고 올 거예요. 국어 사전에는 ‘고향’이란 자기가 태어난 곳이라고 나와있지만, 제 고향은 한국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의 뿌리는 다름아닌 이곳이라 굳게 믿습니다.”

한국에 와서 황사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며 연신 기침을 하는 나탈리아. 그래도 그녀에게는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그녀가 ‘마음의 고향’ 한국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글,사진_이기세 / 13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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