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와 사랑에 빠지다 – 꽃미남 스위스 청년 라니(Rani Gilloz)
















Q.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되었어요?
A. 올 2월에 영화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어요. 5년 전에 스위스에서‘아시아*아프리카 필름 페스티벌’이 열렸었어요. 그 곳에서 처음으로 한국영화 <꽃섬>을 보게 되었는데, 그 영화를 보고 아시아영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영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 한국에 오게 됐죠.


Q. 아시아영화를 공부하려면 일본이나 중국을 선택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오기 전에 사실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알아보니, 일본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중국은 제가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자유를 보장받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들어 한국에 오게 되었어요. 스위스에서 알아보니, 영화학과의 경우는 한국대학이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수위에 랭크 되어 있어서 더 확신을 갖고 한국을 선택했어요.


Q. 한국영화를 많이 보았을 것 같은데, 특별히 좋아하는 감독이 있나요?
A. 안타깝게도 한국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김기덕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작품이 좋던데요. 김기덕 감독의 <빈집>하고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감명 깊게 보았어요. 중국의 왕가위 감독도 좋아해요.


Q.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어려운 점이 없나요?
A. 지금은 재미있게 배우고 있어요. 한국어는 뜻을 몰라도 쉽게 읽을 수 있어 좋아요. 받침을 읽는 부분과 자음 동화되는 부분이 조금 어렵긴 해요. 지난 달부터 한국어학원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소모임에 참여 중인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한국어학원 선생님께서 언어적인 감각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하던데, 구사할 줄 아는 외국어가 많다고 들었어요.
A. 스위스는 통용되는 언어가 4개 국어예요. 덕분에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는 자연스럽게 배웠고, 영어도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어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시리아출신이어서 시리아에서 6개월간 어학연수를 통해 아랍어를 배웠어요. 이제 한국어까지 배우면 6개 국어를 하게 되죠.


Q. 혼자 자취를 한다고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어요?
A. 스위스에서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특별하게 어렵지는 않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이 조금씩 보고 싶어요.







Q. 자취를 하면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A. 한국음식이 아직 입맛에 맞지 않아, 주로 직접 만들어 먹어요.
파스타나 스파게티를 주로 만들죠. 한국에 오기 전에 유학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식당에서 1년 6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느 정도
음식은 할 줄 알아요..


Q. 여자친구 있어요? 한국 친구들은 어때요?
A. 아직 여자친구는 없어요. 한국 친구들을 아직 많이 사귀지는 못했는데, 다들 예쁘고 친절해요.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천천히 알아가면서 많은 한국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요.


Q. 조금 얄궂지만 다음달 열리는 월드컵에서 한국과 스위스가 한 조인데, 어느 팀을 응원할 거예요?
A. 하하하.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팀의 경기를 인상적으로 봤는데, 정말 잘했어요. 한국 대표팀은 정말 강한 팀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A. 우선 올해는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서 한국어능력시험을 통과하는 게 목표예요. 그 후에 재 외국인전형을 통해 중앙대 영화학과에 진학해서 한국에서5년간 머무르면서 열심히 영화공부를 하고 싶어요. 아름다운 풍경을 영상으로 담고 싶고 사회성을 갖춘 독립영화를 찍고 싶어요. 그리고 스위스에 돌아가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될 거예요.




“한국에 와서 극장에 한번도 못 갔어요.ㅜ.ㅜ” 아니, 명색이 영화학도인 라니가 아직까지 한국에서 제대로 영화 한 편 못 봤다고? 아뿔싸! 라니의 자취집 근처에서 극장은 너무 머네…. 어쩌지? 그래! “Rani, follow me!” 라니와 함께 발길을 돌린 곳은 라니의 자취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앙대 앞 DVD방.
DVD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벽면을 가득 채운 DVD를 보고선‘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 것처럼, 눈이 휘둥그래진 라니. 그 곳에서 김기덕 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영화DVD를 골라주자, 어린아이마냥 좋아한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앞으로 라니가 오면 친절하게 해달라는 신신당부까지 해놓고 방으로 들어갔다. 라니~ 이제 주말에 영화보고 싶으면 어디로 가는지 알겠지?





라니에게 한국음식의 맛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불고기! 식사주문을 해놓고, 라니 앞에 숟가락, 젓가락 그리고 특별히 포크까지 차례로 놓아주었다. 그런데 식사가 나오자, 라니가 덥석 드는 건 젓가락! 아니, 젓가락질을 나보다도 더 잘하잖아~ ㅠ.ㅠ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라니는 젓가락으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유독 버섯을 좋아하는 라니. 라니의 젓가락은 불고기 속 팽이버섯과 반찬으로 나온 송이버섯을 자주 향했다.
식사 내내 연신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는 라니가 가장 신기해했던 반찬은‘게장’. 아마 게를 날 것으로 먹는 것보다는 게장의 시뻘건 양념장이 그에게는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게장을 먹는 기자에게 인상을 찌푸리며 묻는다. “안 매워요?”O.O
또 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 갓김치, 총각무김치를 보고선 나에게 묻는다. “한국에서는 식사 때마다 김치를 먹어요?” 아직까지 라니는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게 너무 많다.

글,사진_이상훈 / 12기 학생기자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0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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