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깜찍발랄한 그녀 경희대 국제교육원 한국어반 소호기
















어제 내린 가을비로 나무 위에 낙엽들도 하나 둘씩 떨어지고, 만나기로 한 주인공을 기다리는 동안 기자의 입에선 하~얀 입김이 뿌옇게 나올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다. 캠퍼스 안의 가을 기운을 만끽하고 있으려니, 때마침 수업을 마치고 한쪽 손에 “한국어 고급반” 이란 교재를 들고 뛰어오는 앳된 소녀가 있었다. 그녀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소호기양이다.
“안녕하세요~ 제가 좀 늦었죠?? 수업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마치 한국인 친구가 지각을 했을 때 인양 너무나 유창한 발음으로 지각인사를 하는 그녀. 오히려 기자인 내가 말을 더듬을 정도로 그녀의 한국어 실력은 대단했다. 한국에 온지 몇 달 안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비결을 물어보았다. “올해 6월쯤에 한국에 처음 왔어요. 중학교 때 처음으로 TV에서 ‘신화’를 봤었는데, 그때 푹~ 빠져버려서 그들을 직접 보고 싶어서 그때부터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었죠…^^ 그러던 중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장학생으로 선발 돼서 이렇게 한국에서 공부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예요. 저 대단하죠?? ^^” 라며 지갑 속, 그리고 클리어 파일 속에 들어있는 신화의 스티커사진을 보여준다. 좋아하는 스타를 보러 지방에서 상경하던 시대를 지나 이젠 바다를 건너 타국으로 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녀의 결심이 새삼 놀라웠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우리의 소호기양은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한국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부터 늘어놓았다. “중국에서 신화와 동방신기, 그리고 비의 인기는 정말 최고예요!! 아마 현지 연예인 중 그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을 거예요. 곰곰이 생각을 해 봤는데 한국 연예인들은 외모는 중국 스타들이랑 비슷하긴 하지만, 노래나 춤을 훨씬 더 잘 추기 때문에, 인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도중 어디선가 계속 들리는 음악소리가 들렸다. 바로 그녀가 목에 차고 있던 MP3 player 안에서 흘러나오는 한국 댄스가수들의 노래들이었다. 매주 주말마다 각 방송사의 음악프로그램이나 쇼 프로그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지 않고 즐겨 본다는 그녀. 올 연말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콘서트장에 구경가기로 친구들하고 약속까지 했다며 좋아하는 모습에서 스무 살다운 풋풋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 연예인들 때문인지 한국 젊은 남녀들이 지나치게 외모에 대한 욕구가 심하다는 이야기도 빼 놓지 않았다. “특히 남자들이 여자들을 볼 때 외모를 너무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러니 한국여자들이 성형수술을 안 할 수 있겠어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사회의 분위기까지 꼬집는 소호기양. 한국 생활 3개월 만에 깨우친 그녀의 말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



지난 한국에서의 짧은 3개월 동안 소호기양이 한국 사람들에 대해 느낀 점들을 물어보았다. “한국 사람들은 역사책에 나오는 영웅호걸들처럼 자기 주변사람들과의 믿음과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끔 저희 같은 외국인들을 노리는 나쁜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호의적이고 친절한 사람들이 더욱 많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가끔 띄엄띄엄 한국신문을 통해서 보게 되는, 줏대 없이 사회분위기에 휩쓸려 다니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국민성 중에 하나 인 것 같다는 다소 분석적인 얘기도 늘어놓았다. 그래도 중국의 수도이고, 또 중국에서 가장 발달된 도시 중에 하나인 베이징에서 살다 온 그녀이지만, 한국의 편리한 대중 교통수단만큼은 단연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을 이어갔다. “중국에는 땅이 넓어서 이렇게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못해요. 처음에는 지하철역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노선표를 보고 덜컥 겁도 났었지만, 지금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다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지하철이나 버스가 편리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저녁 늦게 기숙사로 들어올 때면 역 주변에 널려있는 포장마차 분식점에서 떡볶이로 배를 채우고 방에 들어온다는 소호기양. 언제든 늦은 시간에도 야식을 먹을 수 있는 것 또한 한국생활에 좋은 점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내비쳤다.





1주일에 꼭 2~3번씩은 고향에 전화를 드린다는 그녀. 매일매일 중국에서의 반복된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고 장학생의 기회로 한국에 왔다고는 하지만, 가끔 기숙사에 혼자 있을 때나, 지난 추석 명절 때 같은 날에는 유난히 가족들이 보고 싶었다는 여린 그녀였다. “올 12월쯤에 이곳에서 한국어 과정을 다 끝마치게 돼요. 그러면 다시 잠깐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내년 초에 한국으로 올거예요. 왜냐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거든요~”
그녀는 중국에 있을 때부터,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편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며, 한국에서의 매스미디어산업이 중국보다 훨씬 발달 되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내년에 다시 한국에 오게 되면, 그땐 지금처럼 한국어 공부가 아닌, 방송과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올 계획이예요. 그렇게 제 꿈을 이루게 되면 방송국에서 제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연예인들도 많이 볼 수 있겠죠?? ^^” 라며 마지막까지도 기자를 웃음짓게 만드는 인터뷰였다.

남은 기간 동안 한국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서 가슴속에 수십 겹의 포장을 해 가겠다는 소호기양. “어제는 이미 지난 일이고, 내일은 어떨지 누구도 모르잖아요. 대신 오늘 그 자체는 하늘이 주신 선물이예요~ 그래서 꼭 아껴 써야 해요!!” 라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씩씩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갈 소호기양의 미래를 살짝 상상해본다.

글,사진_박인우 / 11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0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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