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2의 고향입니다! 서울대 대학원 아동가족과 석사과정 ‘나라’
















그녀의 본명은 LKHAMKHUU MUNKHNARAN(르카므쿠 문크나란). 한국어 이름은 ‘나라(이하 나라)’다. 순천향대학교에서 잠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었던 나라는 현재 서울대 대학원 아동 가족과 석사 3학기에 재학중인 대학원생이다. 가족 해체가 늘어나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서 아동 방임과 학대, 청소년 일탈, 편부모 가족, 노인학대 및 가정폭력 등 다양한 가족 문제들에 대해 나라 씨는 관심이 많았다. 청소년 문제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환경으로서 첫번째 배경이 되는 가족 기능을 연구해야 하고, 개인의 심신 건강과 발전적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몽고에서는 의외로 가정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지가 않아요. 학생들끼리도 마음만 맞으면 바로 동거에 들어가죠. 그러다가도 시들해지면 아무렇지 않게 헤어져요.”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이혼이 급증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결혼을 앞두고는 남자와 여자가 심사숙고하고, 준비기간이 있다며, 몽고의 젊은이들 역시 결혼이라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에 대해서, 가정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준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결혼을 인륜지대사로 여기며 집안 간의 큰 일로 생각하는 우리네 풍습이 나라에게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나보다.






“지금 있는 서울 대학교도 무척이나 크더군요. 예전에 지방에 있는 순천향대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었는데, 그때도 커다란 캠퍼스의 학교를 보면서 놀랐었답니다.” 몽고에는 큰 규모의 대학이 많지 않다. 100여 개의 대학이 있지만 보통 건물에 2층에서 3층을 빌려서 단과대 형식으로 운영되는 대학도 있다고 했다. 몽고의 수도에 위치해 있고 그녀의 모교인 울란바토르 대학은 한국의 선교사들이 가서 만든 학교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학교 에서 술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나라에게 한국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는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 학생들이 술을 통한 만남의 과정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여학생들끼리도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또, 몽고인들의 습성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인다. “몽고에서는 타인과 친해지기 쉽지 않아요.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처럼 간주되어 있지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한국 대학생들의 모습을 신기하면서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치였다.





현재 그녀는 이주노동자의 방송에서 우리말로 된 뉴스를 몽골어로 번역해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름하여 ‘다국어 이주노동자 뉴스’다. 이주 노동자의 방송(MWTV)은 네팔, 방글라데시, 몽골, 독일, 버마 그리고 중국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동료들과 합심하여 내보내는 다국어방송이다.
(홈페이지 주소 www.mwtv.or.kr)
그녀는 이 일을 하면서 이주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한국은 선진국이죠. 하지만 이주 노동자에 대한 현실에서만큼은 의심스러워요. 노동자의 인권을 생각하는 성숙한 자본주의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나라 씨의 친구들 중에도 한국에 와서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용주의 눈치를 보면서 자유롭게 살지 못하는 그들을 보면서 ‘이주노동자의 방송’ 생활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이주노동자들의 일상생활의 참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방송 생활의 포부를 밝혔다.




그녀의 방송생활과 학교생활에는 유목민의 후예다운 자유로운 사고가 묻어 나왔다. 한국의 캠퍼스와 한국에서의 방송 생활을 통해 접한 또 다른 한국의 모습덕분일 것이다. “한국에 오면 몽고가 그립지만 막상 몽고에 가면 한국이 그립습니다. 두 나라 모두가 제 고향인 셈이지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던 애정 섞인 표현은 두 나라의 문화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유연하게 반응하며 살아온 증거일 것이다. 한국은 몽고에서 온 친구에게 어떤 땅이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또 다른 고향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보였는지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한국에서, 몽고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방송인으로서, 가족이라는 사회문제를 공부하면서 앞으로 그녀가 할 일들을 기대해 본다.

글,사진_이기언 / 11기 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영상문화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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