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료분야의 선구자를 꿈꾸며~ 스미타 라빈드라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8월, 어제 내린 비로 맑은 하늘 아래 울창한 교정의 캠퍼스가 유난히 울창해 보이는 날이었다. 캠퍼스내의 모든 학생들이 반바지, 반팔 차림의 옷이었지만, 저 멀리 긴 바지에 삼베 비슷한, 조금은 낯설어 보이는 옷을 입고 오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오늘의 주인공 스미타. 인도에서 지난 3월, 한양대학교 유기화학과(organic chemistry)로 입학한 새내기다. “안녕하세요~” 라고 웃으며 수줍게 건네는 인사말이 그녀가 할 줄 아는 한국말의 전부. 그리고 나서는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나마스테~” 라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반가움을 뜻하는 전통 인도식 인사 법을 알려주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한국을 자신이 공부하려는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생각해 이곳에 왔다는 스미타. 남은 3년 반 동안 한국의 언어와 문화 등 모든 것을 섭렵해 돌아가겠다는 당찬 그녀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제일 먼저 지난 5개월 동안의 한국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냐고 묻자, 그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that was the food~” 라는 짧은 영어와 한숨을 내쉬었다. 인도인들은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관습과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는다. “12시쯤 점심시간이 되면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는 한국인 친구들은 다 같이 밥을 먹으러 나가지만, 저는 기숙사 식당이나 방에서 주로 우유나 빵으로 점심을 해결해요.. 그래서 가끔은 외롭다는 기분도 들지만,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친구들과 패스트푸드점이나 피자 집에 가서 수다도 떨고, 맛있는 음식도 먹곤 하죠..^^” 하지만 패스트푸드나 피자 집 모두 스미타가 먹기에는 곤란한 음식들이지 않느냐는 질문에..”I usually order the vegetable pizza and salad.. something like that~ ” 이라며 채식주의자임을 다시 한번 강조 하는 모습에서 문화의 이질성 속에서도 조금씩 적응해 가려는 그녀의 노력하는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아직은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그녀. 인터뷰 도중 갑자기 그녀는 연구실과 지난 학기 수업에서 알게 된 한국인 친구들이 꽤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아직 핸드폰을 장만하지 못했다며 지갑 속에서 꺼낸 A4 종이에는 한국에 와서 만난 친구들의 연락처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처음 수업이 있던 날, 쉬는 시간에 주변에 친구들이 제게 먼저 다가와 궁금한 점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같이 어울리려는 모습에,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개방적이고 오픈 마인드를 가진 한국 친구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전공 공부도 좋지만, 한국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기 위해 한국말을 본격적으로 배워보려구요.” 한국생활에 잘 적응해 가겠다는 당찬 의지를 보여주는 그녀. 하지만, 친구 사귀기에 가장 큰 두려움은 따로 있단다. “한국에서는 주로 친구들이 술을 마시면서 친해지는 것 같아 그 점이 가장 걱정이에요.” 금주가 일반화 되어 있고, 술 조차 구하기 힘든 인도와 한국문화의 서로 다른 한계점에 대해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에서, 그녀의 솔직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인도를 떠나오기 전 스미타는 유독 아시아의 여러 국가 중 한국을 고집했다고 한다.
“최근의 인도는 예전보다 훨씬 많이 발전해 가고 있어요. 특히 IT 분야가 그렇죠. 화학은 굉장히 여러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있는 학문이에요. 그 중에서도 유기화학은 약대, 의대생들도 꼭 거쳐야 하는 과목이고, 특히 의학대학원 통과시험에서는 중요한 과목중의 하나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인도에서의 유기화학은 주로 의약이나 화학관련 제품들에 국한되어 있어서 제가 공부하고 싶어하는 의료분야는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그래서 한국에서의 공부를 결심했어요.” 한국에서 남은 3년 반 동안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의료분야의 학식을 익히고, 본국으로 돌아가 어렵고, 빈곤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을 돌봐주고 싶은 것이 지금 스미타가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본국에 돌아가서 여기 한국에서 배운 공부를 발판 삼아 훌륭한 교수가 되는 것이 제 꿈이에요. 그래서 에이즈나 알츠하이머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전 인류를 위해서 작은 일꾼이 되고 싶어요.”


50개가 넘는 언어를 사용하고, 다양한 인종과 종교, 그리고 문화 속에서 어우러져 살고 있는 인도인들은 다양성과 이질감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면서 수 천 년의 전통을 이어온 민족이다. 그 동안의 한국생활보다 앞으로 남은 한국에서의 많은 시간 동안 스미타가 처음 인도에서 떠나올 때 다짐했던 모든 것들을 다 이루고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글,사진_박인우 / 11기 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0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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