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나라에서 온 에네스, My love Korea!
















맑고 청명한 하늘을 가진 주말이었다. 교정에 핀 라일락 꽃 향기는 강한 바람을 타고 봄을 알리고 있었고, 이윽고 그 가운데로 희고 또렷한 외모를 가진 에네스가 걸어 들어왔다.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아주 익숙하게 그가 첫인사를 건넸다. 새하얀 셔츠에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난 에네스의 풀네임은 Said Enes Kaya(사잇 에네스 카야). 터키 사람들은 이름을 두 개씩 갖는다며 이름과 성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그는 한국어를 매우 잘했다. 음료를 주문하면서도 가게 아주머니에게 안부를 건네기도 하고,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유행어도 곧잘 해서 상대방을 웃게 만들었다. 어떻게 한국말이 이토록 유창해 질 수 있었을까.

이번 달로 에네스는 한국에 온 지 꼭 2년 4개월째가 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국말을 전혀 못한 채로 한국땅을 밟았다는 것이다. “한국 알파벳이 한문이 아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그는 불안한 마음으로 한국에 오자마자 한국어 책을 찾아 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국이 좋아서 오긴 했지만 막상 글자가 어떻게 되는지조차 모르고 무작정 2주만에 결정해서 온 한국이었다. 에네스는 몇 글자 되지 않아서 너무 좋은(?) 한글을 열심히 외었다고 한다. 그리고 꾸준히 다녔던 어학원에서는 수다쟁이 천덕꾸러기를 자초했다. 그것은 한국말을 빨리 익히기 위한 노력이었다. 선생님들이 귀찮아할 정도로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말을 걸고, 질문하고, 어디서 들은 농담 하나라도 기억했다가 써먹었다는 에네스. 그가 한국말을 모국어처럼 할 수 있게 된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에네스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참 많은 상상을 해보았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중국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한국에 관한 그 이상의 다른 이미지들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인천 공항에 도착한 순간 “유럽보다 더 좋은 나라다!” 그가 뱉은 첫마디는 탄성이었다. “외국에 나가 공부해보지 않겠느냐는 아버지 말씀에 일본이나 중국 등을 놓고 고민했었어요.” 당시 한국에서는 2002 월드컵이 열리고 있었고, 세계가 월드컵으로 들썩거렸듯, 터키도 그랬다고 한다. 월드컵과 형제나라에 대한 터키인들의 뜨거운 관심은 그가 단번에 한국을 선택하게 만들어준 계기라고 했다. 한국에 계셨던 아버지의 친구분도 한국은 유학 올 가치가 있는 나라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셨고, 결국 2주라는 굉장히 짧은 시간 만에 한국행을 결심하고 오게 된 것이다.





터키는 98%가 무슬림이고 따라서 술과 돼지고기가 금지되어있다. 그 중 무슬림의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은 60%정도. 이러한 율법 때문에 터키에서는 술을 잘 먹지 않는데다가 술집도 흔치 않은 것이 사실. 에네스가 한국에 와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역시 술 문화였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 먹으러 가자, 우리 친하니까 술 먹으러 가자, 술 먹는 일이 빠지지를 않아요.” 그런 그가 이제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문화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이해하려고 하면 더 이해할 수 없어지고, 이미 하나의 벽이 생겨버리게 되는 것이라는 그는 그래서 문화는 이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술 문화 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 차이는 그렇게 받아들여서 내 것처럼 만드는 것이라며 사뭇 진지해지던 에네스가 다시 신이 난 듯 덧붙였다. “그래도 한국과 터키는 비슷해요. 말의 어순이나 문법, 농담까지도! 왜냐면 형제나라잖아요~~^^”









터키는 한국과 기후도 비슷하고, 문화도 비슷해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무엇보다도 한국사람들을 따뜻하게 맞는 터키 사람들은 터키에 다시 오고 싶게 만들기 충분하다. 에네스는 그러한 이유들을 막론하고 터키는 한국사람들이 꼭 한번 가봤으면 하는 나라라고 말한다. 그가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길지 않았다. “한국, 너무 사랑합니다.” 에네스는 앞으로 한국에서 남은 공부를 더 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에 남아서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볼 것이라는 그는 터키에 갈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신을 불러달라고 했다. 가이드는 자기에게 맡겨달라는 그의 얼굴에서 한국에 대한 사랑은 계속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또 만나요 에네스! Gule Gule~ (귤레귤레)!

글,사진_양하나 / 11기 학생기자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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