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gratulations on your graduation! 졸업에 관한 추억, 4인4색














졸업식 당일만이라도 최고의 기분을 느끼고 싶은 건 모든 졸업생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입맛에 딱 맞는 직장을 졸업하기 이전에 찾기란 쉽지 않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자신의 눈을 조금만 낮추면 졸업식 하루만큼은 최소한 남들보다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다. 올해 2월 목원대를 졸업하는 윤정미(가명) 씨는 자신의 전략을 ‘스텝 바이 스텝’으로 수정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취업을 준비했어요. 몇 군데 지원을 해서 합격한 곳도 있고 떨어진 곳도 있어요. 인턴사원을 하는 식으로 한두 달 정도 다녀봤는데, 사실 처음에는 ‘계속 이 회사에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다른 친구들도 저와 사정이 비슷했어요. 더 유망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지만, 그런 곳들은 모두 경력이 중요한 기준이 되던걸요. 맘에는 차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경력을 쌓을까 해요. 부모님도 차라리 그게 나을 거라면서 격려해 주시고 있어요. 졸업식 날에 부모님께 떳떳하게 오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생도 스펙을 갖춰야 하는 시대다. 따라서 이들에게 대학생활을 4년으로 못박는 것은 어리석은 주문이다. 저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요즘의 대학생은 가을에 졸업하는 일 또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지난해 8월 서울시립대를 졸업한 이용대 씨는 코스모스 졸업의 특이한 경험에 대해 털어놓았다.
“군 복무랑 어학 연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코스모스 졸업을 했어요. 예전에 비해 수가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름에 졸업하는 사람은 겨울에 졸업하는 사람에 비해 확실히 숫자가 적거든요. 안 좋은 점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적다는 거죠. 부모님이랑 친한 친구 빼면 졸업 축하해 주는 사람은 얼마 없었어요. 저도 별로 졸업이란 게 실감이 안 나서, 일부러 부모님한테도 굳이 오시지 말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그렇지만 좋은 점도 있어요. 학점이 그렇게 뛰어난 건 아닌데, 졸업자 수가 적으니까 제가 졸업할 때 상을 다 받게 되더라고요. 겨울에 졸업했으면 어림도 없었을 텐데 말이에요. 기분 좋아서 졸업식 끝나고 같이 졸업하는 친구들이랑 신나게 자축파티를 즐겼답니다.”





지난해 2월 포항공과대학교를 졸업한 박현성 씨는 졸업장을 우편으로 받았다. 졸업식 당일에 포항이 아니라 서울에 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졸업하기 전에 직장을 구해도, 졸업식 당일이 마냥 행복할 수 없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해 1월 초부터 산업기능요원으로 서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말이 병역특례이지, 일하는 건 대기업 못지않아요. 세븐일레븐(오전 7시 출근, 오후 11시 퇴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겪는 일이거든요. 졸업식이라고 하루 봐주는 건 없죠. 사장님한테 선처를 구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해야 할 일을 미뤄줄 수는 없다’ 였습니다. 포항까지 거리도 멀고, 그렇다고 일을 펑크낼 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졸업식을 포기했어요. 그 땐 부모님도 많이 아쉬워하셨죠.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회사라는 새로운 조직의 구성원인 이상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거니까요.”




글로벌 마인드가 중요시되는 요즘, 학사과정부터 외국에서 이수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외국의 졸업식은 어떨까. 나라마다 많은 차이가 있지만,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미국 대학의 졸업 문화를 유민성(미시간 주립대, 2006년 7월 졸업예정) 씨가 전한다.

“원래부터 미국은 파티를 좋아하는 나라예요. 졸업식은 개인이나 학교에 모두 성대한 파티입니다. 그래도 광장이나 체육관에서 열리는 졸업식 행사는 비교적 엄숙한 편이죠. 그렇지만 학생들은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듯해요. 그들에게 중요한 건 식후의 행사죠. 크림 케이크가 날아다니고, 자동차에 요란한 페인팅을 하기도 하죠.
밤이 되면 또 다른 축제가 시작됩니다. 가족과 함께 단란한 파티를 보내는 집도 있고, 클럽 선후배끼리 모여서 광란의 파티를 하기도 하죠. 주변 사람들은 물론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요. 때문에 주변의 선물 가게는 항상 만원이랍니다.”

물론, 다른 나라도 졸업식이 성대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몇몇 학교만 학사모와 가운을 준비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비슷하게 꽃다발 문화도 없다. 유럽 국가의 경우는 학교 사무실에서 졸업장을 건네 받으면 졸업식이 끝난다. 불필요한 낭비를 싫어하는 그들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예전의 우리나라 졸업 문화는 획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졸업식이라 하면 학위를 받고, 가족 및 친척들의 축하 속에 사진 촬영을 하고, 친구들이 모여 학사모를 위로 던지는 게 바로 떠오를 정도이니 말이다. 그랬던 졸업식 문화가 이젠 다변화하고있다. 저마다의 다양한 방법으로 졸업식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졸업자 모두 대학에서의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승리자라는 것이다. 그들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축하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부디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말고 멋진 하루하루를 꾸며나가길 바란다. 졸업생 여러분 모두, Congratulations!

글,사진_박태진 / 11기 학생기자
카이스트 수학전공 0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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