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l 이 아름다운 별의별 짓

“DO YOU KNOW?” 2009년 5월 11일,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타임스에 세계인을 놀라게 한 전면 광고 하나가 등장했다. 광고 하나로 세계를 움직인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그의 행동은 무모하기에 기억됐고 무한하기에 아름답다.

그의 직업을 말하자면? 대한민국 홍보전문가다. 애초에 이런 직업명이 없었으니, 당연히 1호다. ‘Error in NYT’, ‘DO YOU KNOW?’, ‘BIBIMBAP, DO YOU HEAR?’ 등의 카피로 독도부터 비빔밥, 위안부까지 다룬 주인공이다. 그는 세계의 중심인 뉴욕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일본 정치인의 입에서 망언이 터진 날, 인터넷에서 분노의 ‘악플’이 남겨질 때 그는 뉴욕타임스에서 일본을 향해 ‘선빵’을 날렸다.

그의 행동과 존재는 대단하고 반갑지만, 언뜻 ‘어떻게?’란 의문점을 동반한다. 아닌 게 아니라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의 좌우명은 단 하나였다. “하자!” 이 단어 하나만을 가슴 속에 품고 실행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서경덕’이란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20대 시절,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세계를 누비며 <2002 월드컵>을 알린 것도, 지금 세계 곳곳에서 각종 매체를 통해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것도 다 “하자!” 덕분이다.

고등학교 시절, 노트에 적어놓은 말이 있어요. “하자!” 생각이 있으면서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말도 안되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하자!”가 제 좌우명이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디어는 누구나 짜낼 수 있어요. 그것을 실행에 옮기느냐 옮기지도 않느냐에 따라 기는 놈이 될 수 있고 나는 놈이 될 수 있어요.

타임캡슐부터 문화전쟁까지, “하자!” 정신

93학번으로 대학을 입학했을 당시, 사람들은 모든 대학생을 ‘오렌지 족’이라 부르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잘못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독자적인 대학 문화를 이루기 위해 대학연합 문화 창조 동아리 ‘생존경쟁’을 만들었다. 때마침 서울시가 정도 600년 타임캡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으며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60개의 대학교를 다니며 대학생 2만3천4백90명의 목소리를 2394년에 열릴 타임캡슐에 담을 수 있었다. 이후 그는 국내 모든 대기업의 ‘워너비’가 되었으며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무 살이었다.

그때 오렌지 족이 유행이었어요. 학생운동도 여전히 남아있었고요. 그건 대학생의 일부분인데 젊은 층 모두가 그렇게 치부되는 것이 싫었죠. 그래서 정말 우리나라 대학생을 대변할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든 거예요. 서울시 정도 600년 타임캡슐 프로젝트에, 대학생 관련 물품으로 처음 선정된 것이 최루탄, 화염병 등이었어요. 거기에 지금 현재의 일부 모습만 들어가는 게 안타깝더군요. 그래서 대학생의 상상력을 담았어요. 400년 뒤 서울의 모습에 대해 공모전, 설문조사 등을 통한 이야기를요.

이후 그는 세계를 여행의 목적지가 아닌 홍보의 대상으로 바라봤다. <2002 월드컵>을 위해 깃발 하나를 두르고 세계를 돌며 외국인에게 월드컵과 한국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문화의 힘을 깨닫고 누구보다 먼저 앞으로 펼쳐질 문화전쟁에 대비했다. 그의 선구안과 노력으로 인해 독도와 동해, 위안부 문제가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할 수 있었다. 뒤이어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세계적인 문화 공간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설치되었다.

제 대학 시절에는 사람들이 문화에 대한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때 선진국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이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오겠구나’이었죠. 우리나라의 문화를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한 거죠. 당시 제가 한 모든 경험을 통해 문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었어요.

가장 찌릿한 20대의 기억, 찌릿할 나날에 대한 예상

누구나 알 법하지만,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엉뚱한 상상력만큼이나 실현하기도 어려워 수많은 난관에 봉착했다. 그 일 중 하나가 바로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해 찾아 나선 ‘잔디 옷 아저씨’이었다. 그의 기억은 20대의 활동 중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고 기억한다.

제대할 때쯤 TV 프로그램 <믿거나 말거나>에서 잔디로 재킷을 만드는 사람을 봤죠. 그때 당시 월드컵 콘셉트가 ‘친환경 월드컵’이었어요. 상암 월드컵의 잔디로 만든 옷을 김대중 대통령이 입으면 정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겠다 싶더라고요. 그 사람을 찾으려고 뉴욕에 가서 5개월 동안 별짓을 다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머리를 초록색으로 염색했죠. 방송국도 찾아가고, 현지의 도서관에서 1주일 동안 몇천 권의 책도 읽고, 여기저기를 뒤져봤지만 찾지 못해 결국 흥신소를 통해 찾았어요. 20대에 했던 일 중 최고의 기억이었죠.

스치기만 해도 팔랑거리는 귀로 인해 지금 20대는 어느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것이 너무나 서투르다. 생각해보자. 어느 한 가지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순간,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고 행여나 잘못되더라도 후회 따위는 없지 않을까. 그처럼 ‘단순무식’ 해볼 필요가 우리에겐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너무 귀가 얇아요. 강연이나 만남을 통해 많은 대학생에게 얘기해요. 때론 단순무식하라고, 믿고 끝까지 한 번 해보라고 해요. 그렇게 하고 나서 후회 없으면 돼요. 그런데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자신의 일에 지쳐나간다는 것이죠.

그의 20대는 한 마디로 ‘도전’이었다. 모든 것이 미지의 세계였고, 이렇다 할 선배도 없던 터였다. 돌이켜보건대, 그에게 가장 큰 동력은 재미였다. 처음엔 계기를 통해 행동으로 옮겼고, 정작 그도 자신이 잘하는지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이후 별의별 경험을 통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만들었고, 그 안에서 재미를 만들어냈다. 직장과 직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그는 따끔히 말한다. 자신이 잘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직업을 통해 30대 후반인 현재도 여전히 도전 중이다.

전 국가 단위 최초로 대한민국을 홍보할 수 있는 대한민국 전용 광고판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세우고 싶어요. 그리고 단일 경기에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보는 미국 슈퍼볼 break time에 30초짜리 깜짝 대한민국 홍보 광고를 내고 싶죠.

지금까지 이룬 것도 어마어마한 그에게 아직도 세상은 해야 할 것이 많은 도전 대상이다. 그는 매 순간 도전을 통해 대한민국을 알렸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에겐 실패는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고, 실수는 있었지만 변명은 없었다. 그의 앞에서는 누구도 어떤 변명 없이 자신의 꿈을 이뤄야 할 역사적 사명이 주어진 것이다. 서경덕 교수를 만난 당신에게 바란다. 지금 당장 “하자!”

그리고 20대에게, ‘번개’ 어드바이스!
그는 ‘번개’를 참 좋아한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서로 무언가를 얻는 순간, 그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보람을 얻는다. 그만큼 그에게는 만남도, 사람도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에요. 과거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배를 찾아갔지만, 지금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인터넷에 검색해요. 과거에 선배들은 제게 노하우를 가르쳐주었지만, 저는 지금 젊은이에게 노후를 가르쳐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을 어울리면서 어떤 사람과 어떤 일을 만들어가나. 사람만큼 중요한 것은 없어요. 저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가장 등한시하는 부분이 사람에 관한 것 같아요. 인간관계에 관해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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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뭐든지 하고 봐야 할 것 같아요...선택에 있어서 되게 망설이는 편인데, 이젠 기회가 오면 주저 말고 일단 해 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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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요. 망설이지 말고 일단 지르세요. 그리고 망설인 선택이라도 질렀으면 후회하지 말긔 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화이팅 하세요~ 손기자님^^

  • 앤셜리

    '하자' 이 두 글자가 오늘의 저를 불타오르게 하네요 ㅋ_ㅋ
    나뿐거 뺴고 다~~~~~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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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체코를 향해 다~~~~~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jm10917

    제일중요한것은 사람이다.!!! 좋은말이네요, 그런의미에서 오늘 친구들에게 '번개'좀 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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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ㅋㅋㅋ 저도 불러주시면 감사할다름이네요 ~~~~

  • 최지원

    요즘 학생들의 귀가 얇다는 말에 정말 동감해요.
    단순무식하게 주관을 가지고 끝까지 파고드는 우직함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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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맞는 말씀입니다. 저 역시도 이거 하면 성적에 좋고 저거하면 취업할 때 좋다고 하고 그러면 다 따라해요 ㅋㅋㅋㅋ

  • alluptosseul

    '하자!' 정신 정말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럽젠기자들도 '하자!' 정신으로 해외취재 다녀오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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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너무너무 재미있을거에요~ 하자! 정신만 가지고 있다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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