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북스> 최홍규 예술•아트 에디터

책을 사랑하다 못해 삶 일부를 출판에 던진 이들로 넘실대는 출판사의 세계. 언어를 긷고 나르고 퍼주는 출판인의 마음이 이토록 뿌린 씨를 거두는 농부와 닮았을 줄이야.


출판사로 이직하기 전 6개월 정도의 영국 여행에서 현지인처럼 거주하다시피 한 그 경험. 최대한 느끼고 부딪혀야 한다며, 예술•아트라는 분야에 걸맞게 자유분방함을 지니는 것을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럽젠Q : 출판사 에디터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처음에 출판사가 아닌 일반 회사 홍보실에 취업했었어요. 몇 년간 그곳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출판사로 이직했죠. 항상 서른이 넘으면, 내가 직접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첫 직장은 컴퓨터 서적 전문 출판사(‘마로니에 북스’의 모 회사)였고, 처음에는 기획이 아니라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책임지는 제작 파트에 몸을 담았죠. 그러다가 현재 예술•아트 기획팀으로 넘어오게 되었어요.

럽젠Q : 예술•아트 에디터의 주된 업무는 무엇인가요?

예술•아트 분야의 책은 3:7 정도의 비율로 국내 기획보다 해외 번역 출판이 많아요. 번역 출판은 먼저 해외 출판계를 둘러보고 괜찮은 신간 번역서를 고르죠. 책에 어떤 명화가 실려 있는지, 내용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책의 흐름이 적절한지 등을 살펴봅니다. 물론 제가 그 수많은 원서를 다 읽는 건 아니에요. 어느 정도 괜찮다 싶으면, 번역자에게 대략적인 해석을 맡긴 후 그걸 읽어보고 전문을 번역하도록 확정하는 식이죠.

럽젠Q : 해외 번역출판에서 특히 어려운 점이 있나요?

예술•아트 도서의 저자는 보통 작가가 아니라 평론가나 일반인인 경우가 많아요. <1001> 시리즈처럼 저자가 40~50명씩 되는 일도 드물지 않고요. 그래서 말이 안 되는 문장도 종종 있고, 글의 어투가 중간마다 달라지기도 해요. 그런 글을 균형을 맞추면서도 원문의 맛을 살려 번역해야 하는 거죠. 가끔은 글을 얼마나 고칠까에 대해서 사장님까지 나서서 의논하기도 해요. 책의 성격을 파악해 교정 정도를 확정하는 것, 능력 있는 번역자를 섭외하는 것. 두 가지가 제 업무의 핵심이겠죠.


럽젠Q : 번역자의 역량에 따라 책의 질이 좌우되는 일이 많겠네요?

그렇죠. 적합한 번역자를 섭외하는 게 아무래도 힘든 일이에요. 보통은 번역자에게 사전에 포트폴리오와 소개서를 받은 후에 일을 맡기는데, 그런데도 나중에 보면 번역이 엉망인 경우가 생겨요. 글이 들쑥날쑥 하길래 알아보았더니, 어떤 부분은 번역자 스스로 하고 어떤 부분은 지인에게 맡긴 것이던가 하는 에피소드도 심심찮게 있어요. 번역자에게 이런 문제가 있을 시 제가 바로 눈치채야죠. 또 애초에 좋은 번역자를 골라서 문제가 생길 위험을 줄이는 것 역시 편집자의 일이고요. 참고로 좋은 번역자는 일단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해요. 작품마다 그에 대한 설명을 정확히 풀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술사 전공자가 좋습니다.

럽젠Q : 예술•아트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는 예술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춰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전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전문지식도 없었어요. 에디터로서 예술을 전문적으로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각각 장단점이 있어요. 전 예술사 전공자가 아니니까 오히려 독자의 눈높이에서 책을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죠. 또 저자나 전문가의 말에 더욱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게 되고요. 이 일에서 예술을 ‘보는 눈’만큼이나 중요한 건 예술을 ‘잘 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눈’이니까요. 예술을 모르더라도 그런 사람을 잘 찾아낼 수 있으면 돼요.

럽젠Q : 예술•아트 에디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대학생도 뭐든 경험하길 권해요. 요새 편집자 학원까지 다니면서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해온 지원자도 있던데••• 그건 이 일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성의를 확인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어요. 교정의 기술이나 문장 구성력은 어차피 들어오면 6개월 내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라서, 지원자에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신입사원을 뽑을 땐 대학생다운 참신함을 가지고, 남과는 다른 시각을 갖춘 사람이기를 기대하죠. 그런 독창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게 아니에요. 다 경험을 통해 쌓이는 거죠. 움직이고, 상상력과 호기심을 갖춘 사람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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