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7전 8기 꽃미남 승부사

– 편집자 주

아마도 이번 달 잡지사와 신문사, 방송사 등의 각종 언론 매체는 연신 밴쿠버 올림픽의 주역 인터뷰를 따느라 골머리를 앓았을 게 분명합니다. 그 사이 럽젠은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으로 차디찬 빙판에서 열정으로 불을 뿜던 5명의 무법 청춘에 집중했습니다. 럽젠은 그들의 뛰는 심장에 주목합니다. 지극히 사적으로.

전 세계가 기적이라 입을 모았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에 그가 올림픽 메달을 석권한 사실을. 서글서글한 이목구비가 자아내는 부드러운 미소와 배려가 담겨 있는 수더분한 말투는 그가 빙판을 가르는 장거리의 승부사란 사실마저 믿기 어렵게 한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처럼 묘한 그에게 분명한 건,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일어나는 오뚝이 정신이다.

자나깨나 목표는 오로지 올림픽

쇼트트랙 선수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몇 개월 만에 올림픽에서 5,000m와 10,000m 두 개의 메달을 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10,000m에선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아시아 최초의 메달 석권이란 영예를 꿰잖다. 본래 그는 쇼트트랙 유망주로 지난해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는 무려 3관왕을 기록하면서 올림픽 사냥에 다가서기도 했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좌절과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초등학교시절 스피드 스케이팅을 했던 것을 발판 삼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게 된 것. 이승훈 선수는 이 짧은 기간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 값진 승전보를 울리게 되었다. 특히 10,000m 금메달은 세계 규모의 대회에는 서본 경험이 없었으니, 올림픽과 메달을 향한 그의 목마름이 어느 정도였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그때는 그저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훈련 방법도 많이 다르고 주변에서 다들 안될 거라고 말렸죠. 하지만, 그냥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어요. 순위나 성적을 신경 쓰기보다는 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사실, 거기에 욕심을 내자면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자는 목표가 더 중요했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빙판 위의 마라톤, 25바퀴의 끔찍한 질주

흔히 스피드 스케이팅의 10,000m는 빙판 위의 마라톤이라 불린다. 400m의 트랙을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25바퀴나 질주한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다. 그는 마라토너 못지않은 폐활량을 갖고 있지만, 단순히 신체조건만으로 금메달을 획득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불안함보다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는 사실 자체를 즐겼고, 그렇기에 어려운 훈련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결국, 포기하고 싶은 갖은 유혹과 패배감이 젖어드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낸 그의 눈부신 결과는 가슴 벅참 그 이상이었다…

“정말 기뻤죠. 그동안의 고통, 방황 이런 것이 모두 오버랩 되고∙∙∙. 그리고 제가 스피드 스케이팅하게 된 지 얼마 안 돼서 이쪽에는 친구가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시상식 때 경쟁자였던 양옆의 선수가 친구로서 가마를 태워주니까 아주 고마웠죠. 이런 게 ‘올림픽 정신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진중히 체스를 두듯 인생도 한 걸음씩

이승훈 선수의 평소 취미와 관심사를 물으니 돌아온 답변은 놀랍게도 체스, 그리고 재테크다. 운동 이외의 시간에는 체스처럼 머리 쓰는 게임을 즐긴다고. 왠지 그가 진중해 보이기 시작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데 훈련 때문에 사실 불가능해요. 그래서 언젠가는 친구들과 멀리 놀러 가고 싶어요. 특히 발리로! 그곳에 가면 뭔가 편안하고 아늑할 것 같아요. 그리고 시합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으니, 주로 체스를 두는 편이죠. 아저씨들이 많이 하는 거. (웃음) 운동 말고 자신 있는 게 바로 체스이기도 해요. 재테크는 늘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부분인데요, 지금까지 벌어 온 걸 잘 관리해서 나중에도 행복하게 살아야죠.”
자신의 사생활을 나긋나긋 얘기하던 그에게 모토를 물어보니, 뜻밖에 단순하다. ‘무엇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자.’라는 것. 평범하지만 지키기 어렵고,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문 이런 마음가짐을 굳건히 지켜냈기에 오늘의 성공과 빛나는 미소가 존재하는 것이리라.

“항상 긍정적인 마음과 뚜렷한 목표를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중간에 어려운 일도 많이 겪겠지만 포기하지 않는 자만이 좋은 결과를 얻잖아요. 자기만의 목표를 정한 다음,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뭐든 즐겁게 하면 좋겠어요.”

이승훈 선수의 추천 맛집,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

“우리 학교 근처에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라는 파스타 집이 있는데, 단골이에요. 면 요리를 좋아하거든요. 거기 까르보나라가 맛있으니까 꼭 한 번 맛보세요. 제가 느끼한 걸 좋아하는 터라∙∙∙ 생긴 것도 느끼하잖아요. (웃음)”
일명 ‘아만스’라고 불리는 이곳은 한국체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세를 떨치는 곳. 저렴한 가격에 비해 푸짐한 양과 먹어도 질리지 않은 깔끔한 뒷맛이 있다.
Info 02-470-8333, www.appas.co.kr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 기사 보러 가기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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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불안함보다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는 사실 자체를 즐겼던
    이승훈 선수였기에 그런 좋은 결과도 가능했던 거 같아요.
    계속해서 쇼트 트랙만 고집했다면 이런 결과도 없었을 수도 있잖아요.
    스피드 스케이팅은 거의 유럽을 비롯한 서구 체격을 갖춘 선수들이 계속해서
    메달권을 지켜왔다고 하던데.. 그 이변을 이루고 당당히 금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
    정말 대단했어요.
  • 이승훈선수 뛰어난 운동기량만큼 입담도 대단하시더라구요..^^
    앞으로도 더 멋진 모습기대할께요
  • 올림픽 정말 열심히 봤었죠~ 이승훈 선수 정말 훈훈해요 보고있으면 ㅋ.ㅋ
    기자활동을 하면 이렇게 유명인사들도 직접 만나서 인터뷰도 할 수 있는건가요?ㅇ.ㅇ 자기 재량인건가 ㅇ.ㅇ
    기자자리가 탐이납니다 ㅋ.ㅋ
  • 긍정적인 사고와 뚜렷한 목표.. 그리고 실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승훈 선수. 홧팅!!!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 가게 이름만큼이나 맛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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