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뎀 잇 머니> 4인 대담ㅣ내일을 살아낼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당신이 그리는 미래는 무지갯빛인가요, 회색빛인가요? 10년 뒤 국가와 법의 울타리는 건재할까요? 분명 지금보다 발전했을 과학은 과연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까요? 지구는 여전히 꽃과 꿈을 피울 생명력을 지니고 있을까요?

지난 9월 20일과 21일, LG아트센터에서 이 무수한 질문에 대해 나름의 대답을 내놓은 연극 <렛 뎀 잇 머니>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관객에게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떠났습니다.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진정 시작된다고 하던가요. <렛 뎀 잇 머니>를 관람한 4명의 20대 소채리는 집으로 돌아가 더 많은 고민과 사유를 거듭해야만 했습니다. 질문에 대한 또 우리 나름의 대답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생각은 나눌수록 풍요로워지기 마련입니다. <렛 뎀 잇 머니> 그 이후 남겨진 네 명의 관객, 지수, 두리, 다경, 가현 소채리의 대담에 함께 하시겠어요?

Q. 연극을 보고 난 후 네 명의 공통적인 의견은 바로, “너무 어렵다!” 였어.
소위 말하는 어려운 예술을 접한 후기는 어때?

  • 가현

    숙제를 얻은 기분이었달까? 어떤 교수님이 예술의 사회적 역할은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데에 있다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났어. 관람할 때는 정말 재밌지만, 집에 돌아가면 아무런 감상도 남지 않는 작품도 있잖아. 그런데 <렛 뎀 잇 머니>는 완전히 그 반대였어. 시작부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조차 꼬리를 무는 물음표들을 지울 수 없었거든. 내용이 어려운 만큼 깊게 생각할 계기를 얻어서 보람찼어.

  • 두리

    “연극이니까 당연히 이해하기 쉬울 거야”라는 안일한 자세로 관람을 시작했던 것 같아. 큐레이팅 없이 의미 부여와 주관적 해석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보통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작품을 접하곤 했었거든. 그런데 <렛 뎀 잇 머니>를 보고 나니, 작품 감상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사전 조사가 필요한 예술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

  • 다경

    항상 이렇게 어려운 예술을 접한 뒤에는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그래도 작품을 끝까지 정성스럽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생각해보는 것이 나를 더 성장시켜주는 것이 아닐까 해.

  • 지수

    난 예술이 친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야. 오히려 예술은 어려워야 한다고 봐. 예를 들어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실제와 똑같아서 덧붙일 설명이 필요가 없잖아. 그런데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예술은 ‘있는 그대로’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아. 요즘 예술 작품 중에는 얼마나 불친절한지 제목조차 없는 경우도 많고. 나는 이런 불친절함이 오히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인간이 더 깊게 향유하게 해주었다고 생각해. 이번 연극도 꽤 어려웠지만, 그것을 이해하려는 나 자신이 기특하기도 했어.

  • 가현

    언니 되게 멋있다.

Q. <렛 뎀 잇 머니>는 2028년의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2028년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문제가 심각할 것 같아?

  • 가현

    테크놀로지 발전으로 인한 변화들. 택배 배달원이던 유르겐이 드론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말이야. 나는 이번 여름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공항에서 원래는 사람이 10분에 걸쳐 처리하던 일들을 로봇이 2분 만에 해치우더라고. 정말 편했지만,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어. 나처럼 편리함을 느낀 사람이 많아질수록, 기계가 사람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 테니까.

  • 지수

    완전 공감! 그중에서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건 인간의 가치 하락이야. 기계와 기술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도 인력을 투입하는 건 인건비가 기계 유지비보다 싼 경우뿐이야. 정말 암담하지만 실제로 이런 이유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대. 그런데 인간은 당연히 기계보다 속도가 느리니, 노동력 착취로 이어지기가 너무 쉬운 거지. 최저시급을 올려준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니, 인류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라고 할 수 있어.

  • 두리

    아무래도 환경문제가 아닐까 해. <렛 뎀 잇 머니>의 배경인 2028년 유럽은 토지의 60% 이상이 염류화돼 어떤 작물도 자랄 수 없는 설정이잖아. 지금 기후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심각해 ‘기후위기’라고 불러야 할 지경이니,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봐. 몇 년 새 우리나라의 여름은 도가 지나치게 덥고, 겨울은 이가 시리도록 추워졌잖아. 게다가 봄과 가을은 극강의 여름과 겨울 사이에서 사라져가서 사계절이란 단어를 꺼내기도 머쓱할 정도고.

  • 다경

    사실 <렛 뎀 잇 머니>의 배경 중 유럽만의 문제라고 느껴진 건 없었어. 그만큼 개인의 위험이 전 세계 시민의 위기고, 우리는 그 앞에 함께 직면해있다고 생각해.

  • 가현

    그게 정답이네.

Q. 그렇다면 연극의 제목이자,
2028년의 혁명 단체로 등장하는 ‘렛 뎀 잇 머니’에 대한 질문을 해볼게.
연극 초반, ‘렛 뎀 잇 머니’는 1,100만 팔로워들에게 “안경”이 되어주겠다고 자처했어.
그들은 정말 그 역할을 잘 해냈을까?
그리고 고문당한 책임자들은 모두 그럴만한 잘못을 저지른 걸까?

  • 가현

    난 그 대사를 철석같이 믿은 탓에 오히려 색안경을 끼고 연극을 보기 시작했어. 유럽에 인공섬 설립을 허가한 롤뢰그도, 기본소득을 위한 단체를 세운 로써도 다 자기 이익만 추구하느라 시민을 팔아넘긴 나쁜 놈으로 생각하고 봤어. 반대로 ‘렛 뎀 잇 머니’ 단체는 히어로라고 생각했고. 그런데 보다 보니까 선인 대 악인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결정할 문제가 아닌 거야. 롤뢰그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트레머 때문에 최고의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 거란 사실이 밝혀졌고, ‘렛 뎀 잇 머니’가 벌이는 재판도 점점 맹목적이고 비인륜적이라고 느껴졌거든.

  • 두리

    맞아. 그 누구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렛 뎀 잇 머니’가 책문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가 봤을 땐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그들조차 그저 이익을 위해 1,100만 명의 팔로워들에게 일종의 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았어. ‘안경’이라는 건 또 다른 형태의 왜곡 수단이잖아. 안경을 통한 풍경이 현실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빛의 굴절이 개입된 결과물이듯 ‘렛 뎀 잇 머니’가 보여준 재판도 사실을 가장한 왜곡이 아닐까.

  • 지수

    나도 끌려온 사람이 모두 책문 당할만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데엔 동의하지 않아. 시대에 따라, 규정하는 사람에 따라 유죄의 기준은 달라지니까. 극 말, 책임자들의 사형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팔로워의 과반수가 “관심 없음”이라고 표현한 게 그 증거라고 생각해. 그 디스토피아가 모두 그들 탓이라는 건 ‘렛 뎀 잇 머니’만의 섣부른 생각이라는 증거. 2028년의 그들이 진정한 혁명 단체인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2019년 극 밖에서 나는 그들을 진정한 혁명가라고 부르고 싶어. 이 연극 덕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나같이 영향을 받은 관객들이 미래를 변화시키리라 믿거든.

Q. <렛 뎀 잇 머니>는 바닥에 깔린 소금이나,
배우들이 와이어를 타는 등 독특한 미장센이 많았어.
그중 나를 가장 사로잡은 하나를 꼽자면?

  • 다경

    나는 소금! 태어나서 무대에 깔린 1,100kg의 소금은 처음 봐서 신기하더라. 거기서 구르는 배우들을 보면서 입에 들어가면 짜겠다, 이따 씻을 때 소금물이 나오겠구나, 이런 생각도 했어. (웃음)

  • 가현

    사실 나도. 그리고 나는 소금이 가지는 양면성이 연극 전체의 맥락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 <렛 뎀 잇 머니>에서 모두가 원하는 것은 ‘돈’이지만, 세상을 황폐화한 원인 중 하나는 자본을 향한 맹목적 추구지.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책임자로 내몰리는 그들도 완벽한 악인이 아니고, 영웅을 자처한 ‘렛 뎀 잇 머니’도 완벽한 선인이 아니잖아. 연극 내내 소금을 보면서 절대적인 선과 악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되더라.

  • 두리

    소금 하나로 엄청 철학적인 질문이 나와버렸네. 나는 청문회가 SNS 실시간 라이브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콘셉트가 인상 깊었어. 10년 후에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심판할 때조차 온라인상의 불특정 다수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게 충격적이었는데, 지금 인터넷에서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닌 거 있지. 그리고 우리도, 그들도 열심히 떠든 문제에 대해 어떤 적극적인 책임도 지지 않지.

Q. 기본소득, 블록체인, 인공섬, 정체불명의 병인 트레머 등
다양한 이슈들이 <렛 뎀 잇 머니>의 골자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 중 특별히 인상 깊었던 소재가 있어?

  • 지수

    나는 경영학과라 그런지 기본소득이 나올 때마다 더 집중하게 되더라.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청년수당도 기본소득과 비슷해!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을 지급해주고, 대신 일할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라는 거지. 하지만 난 이 지원금 형태가 기본소득 실현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해. 국가의 지원이 노동의 대가를 완전히 대체한다면 많은 사람이 현실에 안주하게 될 거라고 봐. 기본소득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지수가 높아진다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원하는 것은 시대마다 달라지는 법이야. 기본소득을 통해 얻는 행복이 과연 장기적인 목표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어.

  • 다경

    역시 경영학과는 다르네. 나는 정체불명의 병인 ‘트레머’를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칩. 그 조그마한 칩이 중추 신경계를 조절하고, 생각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치잖아. 게다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주지 않으면 치료 효과도 없는 데다가 개인의 생체 정보가 다른 나라에 헐값에 팔려 갈 위험도 다분하고.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지만 결국 기술에 의해 조종당하는 모습이 SF영화에서나 보던 장면과 겹쳐 보이더라.

  • 가현

    난 육지에서의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자 자본가들이 바다에 세우기 시작한 ‘인공섬’이 계속 생각났어. 마치 자본주의의 결정체라고 느꼈거든. 어떤 법률도 적용되지 않는 장소이니, 곧 국가를 초월하는 존재가 될 것 같아. 그곳에서 ‘트레머’의 치료법이 개발되니까 섬에 들어갈 수 있는 부르주아나 치료를 받을 수 있을거고.. 작년 여름, 폭염에 의한 사망자 대부분은 사회 취약계층이었다는 기사가 떠올랐어. 같은 재앙일지라도 모두에게 공평하지는 않을 거란 사실이 씁쓸하더라.

Q. 연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 한 명을 꼽자면?

  • 다경

    거의 극 내내 와이어에 매달려 있어야 했던 롤뢰그. 제일 인간적인 캐릭터 같았어. ‘렛 뎀 잇 머니’는 롤뢰그를 악당으로 몰아갔지만, 난 그녀가 결코 마냥 권력 지향적인 인물은 아니었다고 봐. 결과와 의도가 일치하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우가 얼마나 되겠어. 이상을 가지고 실현하려는 과정에서 무수한 잡음과 장애물이 발생하고, 그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 거라고 생각해. 롤뢰그의 경우도 그렇고.

  • 가현

    나는 일듄의 딸인 지나. 딸이라는 이유로 자연스레 ‘렛 뎀 잇 머니’에 가담하다가 극 말에는 더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았어. 게다가 극 중 최고 자본가이자, 마지막으로 잡혀 들어온 타르판을 살려주잖아. 최근 읽은 소설에 이런 문장이 나와. “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린 지나는 그를 용서했고 회개할 기회를 줬지. 과거에 대한 반성은 좋은 습관이지만, 그 목적이 단순한 처벌과 책임 전가에 있다면 그저 자신을 잠식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실패를 답습하기만 하던 어른들에게서 탈출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지나가 찡하고 기특했어.


힘들게 매달려있는 롤뢰그와 로써

Q. 지나 얘기가 나왔으니, 이런 질문을 해볼게!
20대인 우리는 연극에서 차세대를 상징하는 지나와 비슷한 역할을 지니고 있어.
현재가 일궈낼 미래를 살아갈 세대로서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니?

  • 지수

    국가의 소멸. 지극히 개인적인 두려움이야! 난 내가 가진 것에 대한 보호를 잃는 게 너무 무섭거든. 지금은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주는 것도, 각종 위험으로부터 내 재산과 건강을 보장해주는 것도 국가잖아. <렛 뎀 잇 머니>에서는 그 국가조차 힘을 잃었다는 설정이 제일 두렵더라. 언젠가 국가가 소멸해야 한다면 그게 내 세대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너무 이기적인가? 하하. 내가 그래서 롤뢰그한테 자꾸 정이 갔나 봐. 국가는 물론 실패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위해서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잖아.

  • 다경

    나는 구체적인 두려움보다는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라는 불안함이 커. <렛 뎀 잇 머니>는 유토피아의 기본 조건이라는 ‘기본소득’이 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파국을 맞았잖아. 반대로 기본 소득을 보장하지 않으면 빈부격차가 더 커져서 극소수의 상위층이 독식하는 세상이 될 텐데. 그렇다면 도대체 국가의 옳은 방향이란 뭘까? 아날로그로 회귀? 이룩한 모든 발전을 버리고? 그렇다고 기본 소득을 보장해서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그럼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딜레마 그 자체야.

  • 두리

    나도 다경이와 비슷해. 책임감이 무거운 것 같아. 공동체는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지만, 어쨌든 발전을 이끄는 주요한 세대가 있기 마련이잖아. 10년 후 내가 그 세대에 포함되어 있을 거고. 당장 내 개인적인 문제도 해결하기 힘든데 과연 이런 사회 문제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까? 다음 세대에게 더욱 좋은 미래는 고사하고 적어도 우리가 사는 이 환경 그대로를 줄 수 있을까? 이런 두려움이 커.

Q. 마지막 질문이야!
<렛 뎀 잇 머니>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뭐였을까?

  • 두리

    다가오는 미래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것.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오늘을 살기에 내일을 책임져야 해. 디스토피아를 통해 그려지는 문제들과 인물들에게 생기는 의문은 어쩌면 연극이 관람객에게 묻고 싶은 것이었을 거야. 말 그대로 미래에 대한 의심과 질문을 하는 것. 그것이 오늘 이 자리에서 보내는 ‘디스토피아에서 유토피아로’의 효시가 아닐까?

  • 지수

    현상을 똑바로 이해하려는 관심을 가지면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렛 뎀 잇 머니>라는 제목을 보고 떠오른 말이 있어. “Let them eat cake.”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다고 알려진 말이야.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라고 해. 이처럼 왜곡된 사실은 참 많아.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놓친 사실도 엄청나겠지. 그리고 극 중에도 이런 말이 나와. “우리는 실제로 일어난 일만 알아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도 과거에 일어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잖아. 그래서 나는 연극을 통해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현상을 똑바로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피력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렛 뎀 잇 머니>가 그리는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는 걸 막으려면 말이야.

  • 가현

    내 생각도 지수 언니랑 비슷해. 사실 현재 우리에게 닥친 문제 중 달가운 건 없어.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누리고 있는 편리함을 포기하거나, 토론을 거듭하거나, 투쟁해야 하는 것들뿐이지. 한 마디로 귀찮고 불편하다는 거야. 그러다 보니, 현대인들은 우리 눈앞의 사건들을 그저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하지만 직면하지 않는 이상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 결말은 비극이지. <렛 뎀 잇 머니>가 바로 그 미래를 그리고 있잖아. 힘들겠지만, 한시라도 빨리 현실을 직시하고 머리를 맞대는 것만이 사건들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전에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사진 제공 :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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