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잊지 못할 그 순간, 해외봉사

어느덧 학기의 끝이 보이며 성큼 다가온 겨울방학. 두 달이 넘는 겨울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며, 이번 겨울 방학을 좀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주목해 보자. 뜨거운 피가 흐르는 바로 이것, 해외봉사에 대한 이야기다.

해외봉사, 세상 밖으로 나가기

해외봉사란 말 그대로 해외로 나가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의 국가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해외봉사는 크게 장기와 단기로 나누어진다. 1년 이하의 활동은 단기, 2년 이상의 봉사는 장기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 장의 사진이 있다. 위의 두 장은 집 보수 현장에서 노력봉사 중인 대학생 활동가들의 사진이고, 아래 두 장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가의 사진이다. 수업 후 폴라로이드 사진을 건네 받은 꼬마 아이의 표정이 밝다. 다이아몬드 마을에서 현지 친구들과 건물을 짓고(위), 꼬마 아이들의 수업을 진행하는 해외봉사 참가자들(아래). (이미지 제공 : 아시안 브릿지)

대학생으로 해외봉사에 참여하면 프로그램과 기획에 따라 내용이 많이 달라지긴 하지만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는 단기봉사는 크게 교육봉사와 노력봉사로 나눌 수 있으며, 일부 해외봉사에서는 적정기술을 함께 실행하기도 한다. 노력봉사는 집 짓기, 시설 개보수 등이 있고, 교육봉사는 정규 교과과목보다는 예체능, 과학 실험 등을 위주로 한다.

그래 봤자 해외봉사? 그래도 해외봉사!

해외봉사 활동은 최근 들어 대학생들의 대외활동 위시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요 대외 활동 중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붐처럼 일어났으며 이젠 그 종류도 다양해진 해외봉사,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대학생들은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혹은 반감을 가지기도 한다. 해외봉사 활동이 여러 대학생들에게 그 의미를 비롯해서 다양한 의문을 남기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와 닿진 않지만 해외봉사가 궁금한 당신이라면 여기를 주목하라.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아시안 브릿지의 이가연 국장을 만나보았다.

아시안브릿지의 이가연 국장이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마우스를 쥔 채 웃고 있다.

Asian Bridge, 아시안 브릿지란?
아시안브릿지 로고
소개 2003년 한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필리핀에 공동으로 설립한 NGO센터로 출발했다.
특징 현지 주민 연대를 적극 활용하는 NGO 중 하나.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주요 활동 한국 무허가촌 주민들의 주거빈곤 문제 해결, 국제 워크샵 개최 및 국제개발원조 프로그램 ‘빈곤을 넘어 희망으로’ 등이 있다.
Info www.asianbridge.asia
Facebook www.facebook.com/AsianBridgeForBetterWorld

럽젠Q 우리나라에도 빈곤층이 여전히 많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해외봉사, 해외원조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나라와 해외 여러 나라에 대해 ‘아예 다른 곳’, ‘구분되어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되는 문제가 아닐까요? 원조국가와 수혜국가 모두 빈민지역을 갖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둘 다 성장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거고, 이런 부분들이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럽젠Q 그렇다면 대학생의 입장에서 국내에도 봉사활동 할 곳이 많은데 굳이 해외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들어가는 항공료만 하더라도 어마어마한데 말이죠.

“우선, 저는 ‘봉사’라는 단어를 쓰는 걸 싫어합니다. 봉사의 사전적 의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면서 남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저는 해외봉사가 이렇게 여겨지고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럽젠Q 봉사가 희생해서 남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는 답변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렇다면 해외봉사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제가 ‘봉사’라는 말을 꺼려하는 건, 해외봉사를 통해 대학생 활동가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참여하는 대학생도 얻는 게 있어야죠. 세계에 대한 열린 시선, 현지 친구를 통해 보는 새로운 관점, 개발원조사업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통한 가능성 발견 등을 대학생들이 배우길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고, 이는 역으로 학생들이 해외봉사를 가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죠.”

필리핀 해외봉사 활동에서 찍은 사진. 왼쪽 사진에는 활동 결과물을 들고 현지인과 한국 봉사자들이 다 같이 모여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은 한국 학생과 현지 어린이가 앉아서 장난 치는 모습이다. 해맑은 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현지인과 하나가 되는 해외봉사. 이 활동의 목표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이미지 제공 : 아시안 브릿지)

럽젠Q 그런 점에서 대학생이 하는 봉사가 대학생 본인에게는 의미가 크지만, 그 봉사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이 봉사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나요?

“한 사람이 긴 기간을 가거나 짧은 시간만 가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자체의 연속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시안 브릿지에서는 필리핀에 지부를 두고, 대학생 봉사단이 파견되어 있지 않을 때도 지속적으로 교육 및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을 대학생 단기 봉사단 파견을 통해 잠깐 강화시켜 주고, 또 이를 토대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죠. 만일 지속성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이렇게 단기 봉사이지만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개입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기를 추천합니다.”

왼쪽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타나완 시청에서 회의를 하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현지 주민조직 DAMPA사무실 앞에서 다 같이 모여 사진을 찍은 것이다. ‘We Live in Tanauan’은 재난대응형 대피소 설립 프로젝트이다. 필리핀 태풍 피해 복구를 돕는 이 프로젝트는 단기 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 : 아시안 브릿지)

럽젠Q 해외봉사를 하다 보면 다양한 언어권으로 가게 됩니다. 이때, 어학능력이 부족한 학생도 해외봉사에 잘 참여할 수 있나요?

“물론이죠. 생각보다 언어는 봉사 활동에 있어 큰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에요. 이미 사전에 프로그램 조율이 다 된 상태에서 활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서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말이 하나도 통하지 않아도 프로젝트를 잘 이끌어 낸 경우가 많아요. 제가 작년에 들어갔던 마을은 영어도 안 통했던 걸요?”

럽젠Q 하지만 해외라서 적응하기 힘든 봉사자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가요?

“언제나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활동가의 안전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충분한 휴식 시간을 마련해 주죠. 사실 저희도 15명이 간다고 하면 1~2명은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두고 있어요. 다만 학생이 가서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오는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죠. 눈물을 보이는 학생도 있어요.”

럽젠Q 사실상 순수한 마음으로 해외봉사를 가는 학생도 있겠지만, 단순 ‘스펙’으로 생각하고 가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 안타깝지는 않으신가요?

“처음에는 그랬어요. 문의 전화 대부분이 ‘봉사시간은 몇 시간이나 찍어 줄 수 있어요?’였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생각이 바뀌고 있어요. 스펙을 쌓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을 성장시키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양’적인 성장 말고 ‘질’적인 성장도 할 수 있도록 단체가 보조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미국에서도 기본적으로 경쟁 사회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쟁심을 이용해 학생들 마음 속에 진정한 봉사심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봉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럽젠Q 앞으로 해외봉사 프로그램의 초점을 어디에 두고 싶으신가요?

“아시안 브릿지에서 생각하는 해외봉사 방향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느려도 탄탄하게 성장하고, 높게 바라보는 활동을 기획하고 싶다는 것이에요. 현지에 ‘돈’을 지원해 주기 보다는 교육 등을 통해 그들의 ‘꿈’을 만지다 보면 성장이 느릴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여기에 조급해 하지 않고, 매 기수를 거듭할 때마다 단점은 보강하고 장점은 살려서 탄탄하게 성장해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활동가들이 성장해나가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대학생들이 다른 곳에 환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외봉사, 다녀 온 이들의 한 수

서울대학교 이동건 학생

이동건 학생이 푸른 티셔츠를 입고 현지 어린아이와 함께 촬영한 사진.

“저는 아시안 브릿지를 통해 필리핀으로 8박 9일 동안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 전엔 고등학교 2학년 때 베트남으로 해외 자원 활동을 다녀 온 적이 있었어요. 그 때 봉사는 ‘내가 베푼다’는 차원의 것에 그치기보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공감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차원의 것이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번 봉사는 주려는 마음보다는 공유하고, 교류의 장으로서 ‘체험’하기 위한 마음으로 참가했습니다. 아시안 브릿지 해외봉사 프로그램의 일부인 홈스테이를 통해 저는 짧은 시간이나마 책에서 빈민가라고 배웠던 이들의 삶에 녹아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놀랐던 점은 이들이 너무나 잘 웃고 행복해 보였다는 점이에요. 이들이 개발도상국가에 거주하고 빈민층 사람이라 배우기 때문에 행복하지 못 할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거죠. 잘 웃고, 잘 웃어주는 이곳 사람들 덕분에 저 역시 미소를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한때의 체험과 기억으로 남는 게 아닌, 앞으로의 제 사고 방식과 시야 등 여러 측면에 장기적으로 크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일이 될 거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이 경험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동덕여자대학교 김예지 학생(가명)

김예지 양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한 사진.

“저는 워크캠프를 통해 태국에서 3주 동안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태국 여행을 계획하던 도중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단순한 여행이 아닌 해외봉사를 다녀왔죠. 방문하는 참에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NGO를 통해 간 거라 비용도 직접 부담했고, 봉사 과정 중에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물론 있었지만 제게 해외봉사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학교 건설을 돕고, 벽화를 그리는 활동뿐만 아니라 현지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 짧은 시간에 친밀감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는 것. 그건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6살 귀염둥이 ‘쁠레’네 식구의 첫째 딸처럼 생활하며 설거지, 음식 만들기도 돕고, 같이 축제에 참여하고, ‘엄마’에게 옷 선물도 받았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보탬이 되러 왔다가 되려 더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떠나는 날, 태국 엄마 아빠와 쁠레가 증명사진을 주면서 잊지 말고 다시 찾아달라고 하는데 가슴 한쪽이 뻥 뚫리고 찬바람이 불어 드는 느낌이었어요.”

해외봉사, 미생에서 완생으로

해외봉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최근 들어 많은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각 프로그램마다 스타일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당신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해외봉사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분석해 보자. 현지인과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직접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도움도 주고, 나도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 해외봉사. ‘님도 보고 뽕도 딴다’는 게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럽제니가 추천하는 해외봉사 주목! 빈희 봉사단
아시안 브릿지 빈희 봉사단 모집 포스터. 필리핀 어린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이 찍힌 사진과 모집 공고가 붙어있는 포스터이다.
올해 9기를 맞는 빈희 봉사단은 8박 9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스테이를 위한 문화체험, 현지 바공실리안 청년연합회(BSYF)와 협력, 빈희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어린이집 교육봉사 등이 있다. 이번 9기는 무엇보다도 올해 추진중인 프로젝트인 재난대응형 대피소 설립 작업의 마무리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접수기간 ~12월 8일(월) 마감
Info www.asianbridge.asia/news/notice/view/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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