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호 | 20대의 맨얼굴을 말하다

언제부턴가 20대에 관한 수많은 담론이 쏟아졌다. 20대를 진단하고 각자 이유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20대의 ‘맨얼굴’을 이야기한 사람이 있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의 저자 오찬호 사회학 박사, 그가 바라본 20대의 맨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왜 우리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얼굴빛으로 세상을 대해야 했을까. 그렇다면 우리에게 해결책은 있을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을 안고 그를 만났다.

오찬호 씨가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회색 재킷 안에 검정색 브이넥 티셔츠를 입었다. 검은색 뿔테안경을 쓰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어깨 오른쪽으로 ‘오찬호, 20대의 맨 얼굴을 말하다’라는 기사의 타이틀이 적혀있다.
오찬호 사회학 박사. 그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썼고, 현재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친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그가 발견한 20대의 맨얼굴은 이렇다. 능력주의에 길들어져 자신과 타자가 사회로부터 받는 차별마저도 정당화하는 얼굴이다. 이를 정당화하는데 ‘자기계발’이 뒷받침한다. 더 섬세하게 ‘학력 위계 주의’라는 요인이 작동한다. 예컨대 ‘네가 그런 처지에 있는 건 더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해서야.’라고 타인을 평가하거나, 대학교 서열로 서로를 촘촘히 구분 짓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다. 결국, 이 맨 얼굴은 20대가 마주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비극을 낳는다.

“이 책에서 저는 말 그대로 차별에 찬성하는 20대의 모습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들의 특징은 능력주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는 거예요. 예컨대, ‘저 사람이 저렇게 돈을 버는 건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야.’ 혹은 ‘저 사람이 저렇게 어렵게 사는 건 그만큼 노력을 안 했기 때문이야.’라고 보는 거죠. 전반적으로 능력주의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게 20대들의 특징이에요. 능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는 냉혹합니다. 근데 20대들은 이 냉혹함을 ‘자기계발’로 해결하려 해요. 즉, ‘내가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 ‘나의 문제와 그 원인을 파악해 그 지점을 수정하면 목표에 도달한다.’ 같은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수긍하고 따르죠. 그래서 많은 사람이 냉혹한 사회 구조를 의심하기보단 그 냉정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해요. 그래서 자신이 괴로워도 괴로움을 느끼지 못한 상태로 있죠. 버티고 견디면서 그 괴로움을 이겨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사회학을 공부한 오찬호 씨가 본격적으로 20대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몇 년 전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하던 때, 당시의 사회적 이슈였던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한 생각을 학생들에게 물었다. 승무원의 요구가 정당한지, 왜 그들은 정규직 전환 요구를 해야만 했는지를 논의하고 싶었던 그는 놀랐다. 학생들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라는 싸늘한 반응이었다.

“냉혹함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는 모습은 구체적으로 ‘학력 위계주의’로 나타나요. 서로를 수능점수로 서열화하죠. 나보다 잘 본 친구를 우러러보면서 열등감을 느끼다가도 나보다 낮은 대학에 진학한 친구를 무시하면서 우월감을 느끼면서 말이에요. 사실 학력주의는 예전부터 존재했어요. 그런데 과거의 학력주의는 같은 학교, 혹은 비슷한 학력의 사람들이 모이는 연대의 성향이 강했는데 지금은 그 결이 천박하게 개인화됐어요. 같은 학교여도 경영학과냐 아니냐, 구조조정 학과냐 아니냐, 정시냐 수시냐 등을 굉장히 촘촘히 따지고 구분 짓고 있죠.
그런데 이 능력주의로 사람을 평가하는 걸 다시 볼 필요가 있거든요. 두 가지 측면에서 그래요. 첫 번째는 공정하게 경쟁했는지를 따지는 것이죠.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들의 경쟁이 공정하지 않은 게 책에 드러나고요. 두 번째는 더 주목할 만한데, 설사 공정히 경쟁했다고 하더라도 여기는 사람이 사는 사회잖아요. 능력이 떨어진다고 백수건달이 되거나 소위 말하는 ‘루저’ 취급을 받는 게 너무 잔인하지 않느냐는 거죠. 여기는 사바나 초원이 아니잖아요.“

오찬호의 저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의 표지이다. 표지 중앙에 제목이 적혀있다. 그 배경엔 후드티를 뒤집어쓴 사람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그는 20대의 맨얼굴을 ‘괴물이 된 20대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20대의 맨얼굴을 바라보다

그가 관찰한 20대의 얼굴은 이렇다. 능력주의가 신격화된 사회에서 자기계발의 논리로 자신을 옥죈다. 시간관리와 자기 통제는 미덕이요, 고통이 아닌 미래의 나를 위한 희생이다.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보는데도 마찬가지다. 고통의 배경과 맥락보다 고통을 받는 사람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그가 받는 부당한 차별을 부족한 노력에 대한 결과로 인식하기도 한다. 결국, 나보다 ‘못난’ 사람이 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보는 냉혹한 얼굴이 남게 된다.

“최근에 경영학과를 졸업한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어요. 그 자리에서 어떤 대학의 총학생회와 그 학교 경비아저씨의 에피소드를 말해줬죠. 그 학교 총학생회가 졸업 후 인턴을 해도 학교 경비들의 급여보다 적게 받는데 우리가 나서서 그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게 못마땅하다고 주장했다는 게 골자인 사례였죠. 전 이에 대한 생각을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술자리에 있던 한 학생이 정색을 하면서 제게 소리를 질렀죠. 그 친구는 학력도 높고, 그 어렵다는 CPA도 합격한 친구였거든요. 그런데 제게 “그럼 나는 어떡하느냐!”며 높은 목소리로 항변했어요. 좋은 대학 나오고 어려운 자격증을 따도 8~90만 원 받으면서 인턴을 하는데 다른 구조조정 대상자의 고통까지 고려해야 했던 게 불편했던 거죠. 이 모습이 우리 20대를 전형적으로 드러낸다고 봐요. 비정규직이나 구조조정 같은 사례를 이야기할 때,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나’를 집어넣고 판단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고통의 평준화’를 만드는 거예요. 내가 아픈 만큼, 당신도 아파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 작동하는 거죠.”

학력 위계주의는 학벌주의와는 그 결을 달리한다. 연대감보다는 개인의 자리를 더 선명히 하기 위해 자신을 기준으로 위아래를 끝없이 경계한다. 그는 학력 위계주의를 내면화한 수많은 대학생을 만났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자기 부정, 열등감, 멸시감, 그리고 우월감을 읽었다고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또 기억에 남는 친구들은 ‘자기부정’하는 친구들인데요. 상위권 대학에 진학했음에도 “제 실력 발휘했으면 여기 안 왔어요.”라고 말하던 친구들이 기억에 남아요. 예전엔 사회 엘리트들이 그들의 속물인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게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워낙 먹고 사는 데 압박이 크다 보니 달라졌죠. 전 우스갯소리로 대학교도 좀 줄고, 소위 엘리트라고 하는 친구들은 취업도 순탄해져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그들이 사회에서 받는 혜택을 알기 쉽죠. 근데 지금은 좋은 대학 나와도 과거와 달리 취업이 보장되는 게 아니죠. 그러다 보니 높은 학력을 가진 친구들이 받는 혜택을 “이것은 나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야!”라고 보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요.”

괴물 같은 20대의 자화상, 이 모든 것의 원인

우리 안의 냉혹한 얼굴을 부정하기만은 어렵다. 그러나 날로 좁아지는 취업의 문, 생존이 불투명한 현실을 살아가기에 별다른 수가 있겠느냐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가 ‘괴물 같은 자화상’이라고 진단한 20대의 얼굴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대학교 수가 많아진 것, 취업의 문이 좁아진 것은 수만 가지 원인 가운데 하나겠죠. 이 현상엔 정말 다양한 구조적 원인이 있어요. 중요한 건 문제의 원인을 구조로 돌리지 않고, 다시 20대에게 돌리는 태도죠. “네가 이 냉혹한 사바나 초원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가르쳐 줄게” 혹은 “그래도 자기계발을 할 수밖에 없지 않니” 같은 조언으로 말이죠. 저는 이런 정서적 풍토를 강요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오찬호 씨가 양손을 펼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자기계발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오히려 존중받을 가치죠. 문제는 자기계발이 문제의 원인이 아닌데 그것을 원인으로 보는 잘못된 진단이 문제죠."

“애초에 이 문제는 20대의 자기계발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취업할 수 있는 구멍이 좁아지다 보니 파생된 문제인데요. 문제의 원인이 20에 있는 게 아닌데 해결책을 자꾸 20대의 자기계발에서 찾는 ‘오진’이 발생하고 있어요. 사실, 자기계발 자체는 문제가 없어요. 동물은 자기계발을 하지 않아요. 미세한 확률에 승부를 걸지 않거든요. 동물은 본능에 충실하죠. 근데 자기계발을 한다는 건 잠을 줄이면서, 먹을 걸 줄이면서 혹시나 잘 될 것이라는 확률을 믿고 악착같이 버티는 거잖아요. 그래서 자기계발은 인간의 이성에 근간한 행위이고 굉장히 존중받을 가치입니다. 근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자기계발과는 상관이 없어요. 인과관계 진단이 잘못된 거예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자기계발이라는 오진(誤診)이 들어왔는데 이를 오진인지 모르고 있어요.”

사회의 잡음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우리 사회는 문제의 원인 파악을 잘못하고 있다. 자기계발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다. 그래서 20대가 살아가기 힘든 현실의 원인을 자기계발에서 찾는 사회의 분위기는 분명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20대는 자기계발을 내면화하고, 이를 강하게 믿고, 스스로 이 구조를 더 단단히 한다. 그 결과, 누군가 받는 차별을 노력과 능력을 기준으로 단순하게 평가하고, 존경과 멸시의 두 가면을 번갈아 쓰다가 결국 다시 자기계발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구조의 순환은 쉬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

오찬호 박사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은 비단 그의 저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통해서만 답을 얻을 수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는 20대, 그리고 진심으로 20대에게 전하고 싶은 그의 조언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럽젠Q : ‘자기계발’이란 가치 외에 20대에게서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신 게 있나요?

“요즘은 20대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냉소, 비아냥거림이 많이 느껴져요. 예를 들면, 초등학생들도 자신이 관심 없는 주제를 이야기하면 “안물안궁!”(‘안 물어봤다’ 의 줄임말)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게 유행이에요. 성인들도 표면적인 이야기를 벗어나거나, 불편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혼자 똑똑하다’며 비아냥거리는 게 많아진 거 같아요.“

럽젠Q : 냉소와 비아냥이라니, 20대들에게서 보이는 또 다른 얼굴이네요.

“개인을 대하는 자세에도 이런 특징이 드러나죠. 요즘 ‘아웃사이더(이하 아싸)’라는 말이 자주 들리잖아요. 사실 아웃사이더는 예전부터 늘 존재했어요. 그런데 과거의 아웃사이더는 대체로 자기 개성이 뚜렷하고 유별난 사람이었고 주변인들이 그 사람의 스타일을 인정해주는 개념이었죠. 그런데 요즘의 아웃사이더란 논의엔 ‘걱정’이 담겨있어요. 예컨대, ‘제가 학교에서 아싸가 되면 어떡하죠?’ 혹은 주변인들이 ‘네가 어딘가 부족해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된 배경엔 과거와 달리 ‘남다른 개인’에 대해 냉소적이고 비아냥거리는 태도가 사회 전반에 있어서이기 때문이에요. 루저, 잉여, 오덕이라는 단어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돼요. 그들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문제있는 사람’으로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요즘엔 개인의 잘못이나 특별한 개성에 대한 반격이 정말 강해요. 극단적으론 다르거나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끝까지 밀어붙여서 사회생활이 거의 불가능하게 하기도 하고요. 이런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조금 심오한 얘기를 한다고 하면 왜 이렇게 진지하냐고 비아냥을 받아요. 여기에 따르는 민망함을 감수해야 하죠. 다름에 대해 비야냥이 보편화한 사회예요, 지금은.“

왼쪽은 오찬호 씨가 인터뷰어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다. 오른쪽은 오찬호 씨가 양손을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강한 주장을 하는 모습이다.
20대에게 보이는 냉소와 비아냥은 우리의 또 다른, 맨얼굴이다.

럽젠Q : 과거의 젊은 세대에게도 그 시대에 겪었던 어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현재 20대가 처한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이렇게 풍족한데 엄살부리는 거 아니냐.’ ‘다 그렇게 어려운 거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과거의 어려움과 현재의 어려움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물질적으로 7~80년대가 가난했다고 하는데, 사실 결혼, 내 집 마련, 출산에 대한 공포감이 지금만큼 크진 않았어요. 근데 결혼, 내 집 마련, 출산이 개인의 힘으로만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에 드는 비용, 부동산 가격, 사교육비의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변수를 고려해야 하죠. 결혼, 내 집 마련, 출산이라는 가치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라 해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죠. 그리고 이 기본적인 걸 갖추는 것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어려워졌어요.
어른들 중에는 간혹 그 시대를 기준으로 현재의 20대를 바라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현 세대를 바라보려면 20대가 느끼는 만족감의 차이, 즉 ‘상대적 박탈감’이란 개념을 이해해야 해요. 예를 들면, 윗세대가 20대에게 ‘소비를 줄이라’는 조언을 했다고 생각해봐요. 예를 들어 지금의 20대에게 ‘매일 그렇게 4,000원 짜리 커피를 마시는데 어떻게 집을 사겠어?’라고 지적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의 ‘커피 한 잔’이 과거의 ‘커피 한 잔’과는 상당히 다르죠. 지금 세대에겐 커피는 하나의 문화이자 대화의 장인데요. 무엇보다 요즘 누구나 커피 한 잔 사 마시는데 나는 못 마실 이유가 없죠. 이런 사회에서 소비를 줄이라고 하는 건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과거를 기준으로 ‘지금 풍족한데 무엇이 부족하냐’고 질타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 경쟁과 성장의 구조에선 우린 언제나 결핍의 존재니까요. 외모도 꾸미고 싶고, 이것도, 저것도 갖고 싶고요. 쉽게 만족을 하기가 어려워요. 결론적으로, 과거의 어려움과 현재 어려움의 차이는 현재는 사회를 사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걸 유지하고 만들어 가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그리고 경쟁과 성장의 과정에서 과거보다 상대적 박탈감도 많이 느낀다는 것입니다. “

럽젠Q :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있죠. 앞서 말한 ‘오진’을 멈추는 거예요. 희망을 증가시키는 게 아니라 부작용을 줄이는 걸 목적이라고 한다면, 자기계발적 사고를 멈추고 구조에 눈을 돌리는 거죠. 예를 들어, 사회의 모순에 관심을 가지는 게 그럴듯하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우리 주변에 사회에 관심을 가질 환경을 만들었는가? 나는 날카롭게 여론을 만들고 문제점을 지적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품고 주변을 돌아보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선 정신적인 여유가 있어야 해요.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죠. 대부분 ‘오늘 화장을 했느냐, 안했냐’에 더 민감하니까요. 생각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덜 에너지를 쏟으면서 말이에요. 자신이 사회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있지 못한 걸 부끄러워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위 사진은 오찬호 씨가 테이블 앞에 앉아 흰 종이에 싸인을 하고 있는 모습. 아래사진은 오찬호 씨가 럽젠 독자들을 위해 남긴 친필 글귀이다. “LG럽젠, 우리는 차별에 반대합시다!!”라는 글귀가 쓰여있다.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 되기, 그러기 위해선 나를 둘러싼 주변에 날카로운 의문을 품기.

“이 책은 누구보다도 20대를 사랑하는 사람이 쓴 책이다.” 그가 인터뷰 초반에 한 말이다. 20대의 괴물 같은 자화상을 지적한 바탕엔 이 특별한 세대에 대한 그의 연민과 애정이 있다. 날로 냉혹해지는 세상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요구하는 그의 바람이 담긴 것이다. 20대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할 예정이라고 밝힌 그가 앞으로 마주하는 20대의 얼굴은 어떨까. 그가 작은 바람을 품고 우리를 가까이서 지켜본 것만큼, 차별에 찬성했던 자신을 날카롭게 경계하는 누군가의 또 다른 얼굴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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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오

    최근 읽을 책 중에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가 가장 감명깊었어요. 나도 차별에 찬성하지 않았나 많이 찔리기도 했고요... 인터뷰 정말 반갑네요ㅋㅋ 얼른 새책도 내주셨으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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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함께 인터뷰해서 좋았습니다 종오기자님! 저 역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 읽었던 책이네요 !! ^_^

  • 윤수진

    20대의 맨 얼굴... 오철호씨는 20대를 냉철하게 바라 본 한편, 마지막 문장에서처럼 어딘지 모르게 애정어린 시선도 느껴지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반성하게 되고, 깨닫게 된 알찬 기사네요 :) 지예 기자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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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감사합니다>< 근데 수진기자님아.. 오철호가 아닌 오찬호씨 인뎁.. 헿

  • DK

    능력주의, 천박한 개인화, 냉혹한 얼굴, 고통의 평준화, 자기부정, 정서적 풍토의 강요, 자기계발 오진, 동물은 미세한 확률에 승부를 걸지 않는다, 존경과 멸시의 두 가면, 남다른 개인에 대해 냉소적이고 비아냥거리는 태도, 상대적 박탈감........... 읽는 내내 마음이 쓰라리면서도 교수님의 시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대안을 주실 지 기대하면서 읽어갔는데, 역시 사회학 교수님이라 자신의 견해를 답이라고 강요하시기 보다는 생각하며 살아야한다는 것으로 정리가 되네요.^^ 이지예 기자님 좋은 인터뷰 기사 잘 읽었습니다. 책도 꼭 사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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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꼼꼼하게 단어를 짚어가며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_< 교수님이 20대에게 품으신 애정어린, 날카로운 시선이 감명깊은 책이었답니다. 기회되시면 읽기를 추천합니다 !

  • 김경현

    2009년 세종대학교에서 오찬호 교수님의 '신화와예술'을 청강하면서, 아! 이런게 정말 대학수업이구나라는 것 느꼈었는데 이렇게 인터뷰 기사로 교수님을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갑네요! 다시 학교에서 강의하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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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안녕하세요^^ 답글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 공감합니다! 오찬호 교수님 수업이 제가 대학교에서 들은 수업 중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주저없이 인터뷰이로 선정했답니다. 정말 재밌고, 열심히, 몰입해서 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강의하신다면 또 들을 의향이 101퍼센트 입니다만.. 더이상 저희 학교에서 뵐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ㅠ ㅠ

  • 이휘주

    현 20대가 가진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 비판한 기사네요 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는 저조차도 능력주의, 경쟁주의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인데요... 사실 기사를 읽은 뒤에도 경쟁은 사라지지 않으며 이 사회가 굴러가기 위해 경쟁은 필요악이라는 생각은 쉽게 변하지를 않네요ㅠㅠ 사회가 저절로 바뀌기를 기대하지 않고 일단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나 하나라도 제대로 파악하고 변혁하고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화장이 잘 먹었는지에는 관심을 줄이고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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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저 역시도 능력, 경쟁주의 테두리 안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요. 경쟁의 순기능을 옹호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랍니다. 하지만 이 경쟁이 어디서 왔는지 인식하고, 경쟁의 과정과 결과에서 부당한 부분은 지적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겠죠? 그래서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휘주씨의 마지막 멘트에 살짝 마음이 흔들렸는데요. 개인적으로 화장이 잘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는 충분히 관심가질 법한 이슈라고 생각한다만..(소곤소곤)

  • 송종혁

    오찬호 씨처럼 주변부터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 사람들도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처음엔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다보면 학력과 같은 차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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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능력, 재능,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차이를 차별로 몰아붙이지 않는 게 따뜻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도록 오늘도 퐈이야이야이야

  • 이배운

    결국은 '구조'를 고치는 외면하고 싶은 과제에 직면하게되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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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오찬호 교수님의 일관적인 시각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공감했고요. 나로부터 조금씩 주변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방법은 교수님이 제시한 것 외에도 다양하다고 생각하고요!
    누구보다도 열심히인 대한민국의 20대 오늘도 화이팅! 배운씨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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