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연하남 만날래! 연상연하 열풍

나를 동생으로만 그냥 그 정도로만 귀엽다고 하지 마. 누난 내게 여자야~
– 이승기, <내 여자라니까> (2004)

대한민국 모든 누나가 자기 여자라며 울부짖던 청년이 있었다. 수많은 누나는 괜히 설렜다. 그 청년이 사랑을 고백한 지 딱 10년이 지났다. 그리고 그동안 수많은 연하남이 브라운관에 쏟아졌다. 누나들을 애태우는 어린 남자들의 모습은 다양해지고, 수줍던 그 청년과 달리 연하남들은 더욱 대담하고 솔직해졌다. 내 주변에 있을 것 같다가도 없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연하남들. 한 번쯤은 그들과 사랑하고 싶은 누나들이라면 이 기사를 주목하자.

영화 ‘캐치미’의 한 장면. 주연배우인 주원과 김아중이 셀프 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다. 김아중이 왼손으로 카메라를 높이 들고 주원의 어깨를 감쌌다. 둘은 함께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조금 유치한 커플티를 맞춰 입는 것도, 어린 남자친구의 취미를 공유하는 것도 연상연하 커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미지 출처 : 영화 <캐치미> 스틸컷

요즘은 ‘연하남’이 대세

언제부턴가 TV 드라마에서는 매력적인 연하남이 빠지지 않는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 현진헌(현빈 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신비한 매력의 수하(이종석 분) 등등. 화제 속에 막을 내린 <밀회>의 ‘특급’ 연하남 선재(유아인 분)와 <마녀의 연애>의 윤동하(박서준 분)은 또 어떤가. 그들은 때론 부드럽고, 가끔 박력 있는 모습으로 브라운관 앞의 누나들 마음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한다. 한 드라마 PD는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연상연하는 이미 대세’라고 말했을 정도이니 연하남의 로맨스는 분명 브라운관의 뜨거운 이슈다.

왼쪽부터 영화로도 제작된 KBS의 ‘올드미스 다이어리’. 배 위에 주연 지현우와 예지원이 각각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올랐다. 아래는 조연 배우들이 둘을 받치고 있다. 가운데는 20살 나이 차를 극복한 사랑을 그린 ‘밀회’. 주연배우인 김희애와 유아인이 서로를 마주 보며 껴안고 있다. 오른쪽은 결혼이 늦어진 골드미스와 14살 어린 연하남의 로맨스를 그린 tvN ‘마녀의 연애’. 주연배우인 엄정화와 박서준이 서로를 껴안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연하남들의 `핫`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브라운관. 결혼하고 싶은 30대 라디오 PD와 연하남의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KBS), 스무 살의 나이 차, 김기된 사랑, 농염한 애정 신을 모두 보여준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의 <밀회>(JTBC), 결혼을 `안 하는 것`뿐인 서른아홉 반지연에게 우연히 찾아온 스물다섯 훈남 청년 윤동하, 이 둘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마녀의 연애>(tvN)다.

드라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도 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2013년 초혼 커플 중 연상연하 커플의 혼인 건수가 역대 최다(4만 1,300건)를 기록했다. 이는 81년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이며, 동갑내기 커플의 혼인 건 수(4만 1,400건)와 비슷하다.(출처:통계청) ‘사랑엔 나이가 문제 되지 않는다’는 떠도는 소리가 우리의 현실에서 점점 그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연상연하 트렌드는 유명인의 행보를 보면 분명해진다. 마돈나와 가이 리치, 데미 무어와 애쉬튼 커쳐는 열 살 이상의 터울을 가뿐히 넘나들고, 우리나라의 한혜진-기성용(8살 차), 백지영-정석원(9살 차), 정세진 KBS 아나운서의 결혼(11살 차)도 적지 않은 나이 터울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제 한두 살 차이는 연상연하 커플의 ‘축’에도 끼기 어렵다. 5살 이상 어린 남성을 만나야 주변 사람을 제법 놀라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연상 연하를 주목하는 이유

“그래서, 여자가 나이가 더 많다는 게 어떻다는 거지?”

남녀의 사랑에 나이 차이는 중요할까? 이쯤 되면 여자가 몇 살이고 남자가 얼마나 어린가를 유독 조명하는 우리 사회가 유별나다고 느낄 법도 하다. 흔히 사랑을 ‘사고(事故, accident)’에 비유한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처럼 사랑은 우리를 강하게 관통한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온 사랑이란 감정은 연인의 나이, 배경, 조건을 무색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이런 사랑 앞에서 그녀가 ‘몇 살인지’는 두 번째 문제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남녀 간 나이 차이를 유독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거 대다수의 한국 여성은 남성의 사회적 지위를 넘기 어려웠다. 남성이 주요 역할을 차지한 사회로부터 소외되기도 쉬웠다. 그래서 여성으로서 튀는 행동을 하는 일은 드물었고, 수동적인 자세로 타인의 선택을 받는 데 익숙했다. 흔히 자기주장이 센 여성을 ‘드세다’고 평가하거나 ‘여자는 얌전해야지!’라는 인식이 모두 여기서 기인한다. 사회진출에 제약이 따르니 경제권을 갖는 건 더 어려웠다. 한 여성이 스스로 돈을 벌고 쓰는 게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한국의 여성 대부분이 남성의 경제력에 의지해 살아갔다.

영화 ‘은장도’의 한 장면이다. 두 여성이 밥상 앞에 앉아있다. 왼쪽 여성은 탐탁지 않은 눈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으며 오른쪽 여성은 숟가락을 입에 대고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어디 남자랑 겸상하려고!" 과거 대부분의 한국 여성은 선택하기보다 선택받는 데 익숙한 존재였다. 이미지 출처 : 영화 <은장도> 스틸컷

그러나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많은 여성이 사회진출을 하기 시작한다.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요직을 도맡아 커리어를 쌓는 여성도 늘어났다. 스스로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의사, 변호사, 정치가 등의 전문직으로 살아가는 ‘골드미스’까지 생겼다. 또한, 여성 해방운동과 같은 사회운동을 거치며 다수의 여성이 자신을 ‘여성’이 아닌 ‘나’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비로소 ‘그녀가 해야 할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여성이 과거의 여성의 역할을 떨쳐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의사와 욕구를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사랑하는 데도 마찬가지다. 이제 한 여성이 나이 어린 남자를 만나던 만나지 않던 간에 대한 문제는 오롯이 그녀의 선택에 달렸다.

그럼에도 ‘연상연하’라는 말이 눈에 자주 띄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한국사회의 ‘나이 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이 주의(Ageism, 에이지즘)’란 특정 연령층에 대한 고정 관념 및 차별을 의미한다.(출처:위키백과)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은 여성에게 특히 엄격한데, 여자의 나이를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비유하거나 결혼 정보 업체에서 ‘여성 최고의 스펙은 나이’라고 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그래서 ‘나이 많은 여성’이 한국 사회를 살아가긴 조금 서럽다. 사회 위계질서에 아래층을 차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들은 그 흔한 로맨스도 함부로 꿈꾸기 어렵다. 과거에 비해 이러한 시선은 부드러워졌지만, 아직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한계로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배우 김해숙 씨가 주연한 영화 ‘경축! 우리 사랑’의 일부분이다. 왼쪽은 김해숙 씨에게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부탁하는 하숙생의 모습. 김해숙 씨가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은 자전거를 끌고 가는 하숙생과 김해숙 씨가 미소 지으며 길을 함께 걷는 모습이다. 영화 <경축! 우리 사랑>의 일부분. 대한민국의 평범한 50살 아줌마가 21살 어린 하숙생과 사랑에 빠졌다!? 이들에 사랑은 `연상천하`를 넘어 윤리적으로 `옳은지 그른지`로 평가받는다. 나이 많은 평범한 여자와 연하 남성과의 연애는 더는 로맨스가 아닌 스트레스이자 금기의 영역으로 치부된다.

연상연하 트렌드를 여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미디어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주목할 만하다. 능력 있고 돈도 잘 버는데 연하남과의 사랑까지 쟁취한 그녀들을 보며 ‘평범한 3~40대 누나’들의 욕구는 뜨겁게 타오른다. 그러나 현실은 차갑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여성들이 과거보다 경제권을 가진 게 사실이지만 그 범위는 좁고 한정적이다. 소수의 골드미스 뒤에 비정규직,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장면이다. 왼쪽은 네 주인공이 칵테일을 마시며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네 주인공 모두 고급스러운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했다. 오른쪽은 영화 ‘애자’의 한 장면. 주인공인 최강희가 안경을 쓰고 노트북을 바라보며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꾸미거나 화려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많은 여성이 꿈꾸는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네 주인공의 삶. 그러나 현실에서 그들의 화려한 생활과 당당함을 누리는 여성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실제로 대부분의 여성은 자기 몸 추스르며 살기 힘들다. 보통의 그녀들은 화려하고 당당하게 사랑을 선택하는 삶과 거리가 있다. (이미지 출처 :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영화 <애자> 스틸컷)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평범한 30대 직장인 여성이 5~10살 이상의 터울이 나는 남자를 사귀는 일은 흔하지 않다. 만약 가능하다면 ‘능력자’라는 칭호를 받음과 동시에 조금은 따가운 눈초리를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녀의 로맨스엔 온갖 경제적, 사회적, 생물학적 반대 이유가 따라붙는다. 심지어 윤리적 기준으로 그들의 로맨스를 도마 위에 올리기도 한다. 도대체 연하남을 만나고 싶어도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대부분 누나의 마음이다. 그녀들의 삶은 대체로 퍽퍽하고, 보이지 않는 현실의 벽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연하남을 쥐락펴락하는 TV 속의 누나들을 따라 하기엔 보통의 누나들은 가랑이가 찢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드라마 속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을 멀찌감치 바라보며 꿈꾸고,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미디어는 바로 이 부분을 자극한다.

영화 ‘애자’의 주인공 최강희가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다. 테이블 위엔 텀블러가 올려져 있다. 그녀는 음악 플레이어 화면을 바라보며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이가 많아도, TV 속의 그녀들과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도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한 작가의 말을 떠올리며 오늘도 수많은 누나는 연하남과의 우연한 사고를 기다린다.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나이, 조건, 상황은 흐려진다. 그게 사랑의 힘이다. 그래서 ‘사랑 앞에서 나이는 상관없다’는 식상한 클리셰는 역설적이게도, 사랑이기에 가능하다. 그것이 이런저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연상연하란 단어가 언제부턴가 우리 주위를 맴도는 이유가 아닐까.

캠퍼스의 연상 연하 커플, 그들의 속마음이 궁금해

“요즘 1~2살 차이 나는 연상연하는 꽤 많은데.” (K대 L모 양)
“4살 차이도 있어. 남자 21살에 여자 25살.” (I대 K 군)

연상연하 트렌드가 캠퍼스에도 전해졌을까? 대세를 입증이라도 하듯 캠퍼스엔 1~2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이 종종 눈에 띈다. 흔하지 않지만, 서 너 살 이상의 터울을 자랑하는 커플도 보인다. 그들의 사랑은 어떨까. 캠퍼스에서 사랑을 키우고 있는 연상녀-연하남 커플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연상연하 커플에게 가지는 편견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들도 그저 보통 커플처럼 사랑하는지 그 차이와 공통점에 주목하며 볼 필요가 있는 연상 연하 커플의 진솔한 속마음!

남자와 여자의 검은 그림자로 된 실루엣이다.
Case 1. ‘고무신’ 누나와 그녀의 어린 남자친구
연상녀 김민아(가명, 여, 26, 학생)
연하남 권재현(가명, 남, 23, 학생, 군 복무 중)
교제 기간 2년 7개월
어떻게 만났어요? 같은 대학교에 다니고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고등학교 동창회 개강 파티하다 만났죠.

# 민아의 이야기

럽젠Q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좋아요?
여자의 검은 그림자로 된 실루엣이다.

“남자가 첫 여자친구인 내게 갖는 순정이 순수하면서도 깊어요. 교제 당시 남자친구의 나이가 딱 스무 살이었으니! 그 사랑이 우리 관계의 토대가 되는 것 같아요. 때로 오글거리는 드라마나 만화책에 나올 법한 말들로 자신의 마음을 편지로 전달하는데, 사랑에 취한 남자의 진심이 느껴져서 좋아요. 그리고 내 남자친구는 내 삶에 대한 순수한 시각을 잃지 않게 해 준다고 생각해요. 대학교 초년생이 갖는 인생의 패기와 도전정신을 느끼면 나도 덩달아 힘을 얻곤 하죠.”

럽젠Q 그럼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안 좋아요?

“남친은 학부생인데 제가 먼저 사회진출을 하면서 많은 진로 고민을 했었어요. 이때 남친이 실질적인 조언을 주지 못하는 것을 속상해 하더라고요. 꼭 실질적인 조언을 얻고자 하지 않으려 해도 말이에요. 그게 좀 안타까웠죠.”

럽젠Q 연하 남자친구의 사랑에 제약이 있는 것 같은가요?

“사랑, 연애, 결혼을 관습이라는 틀 안에서 본다면 나이 차이는 분명 여러 문제를 일으키겠죠. 예를 들면 결혼 시기라든지, 남자가 여자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기 부담스러운 것 등이요. 그래도 사랑을 인생의 틀 안에서 본다면 사랑을 하는 데 있어 나이는 그 사람이 안경을 썼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만큼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사회가 기대하는 나이에 따른 역할에서 자유로워지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남자친구가 저보다 어린 건 더 문제가 될 게 없겠죠.”

# 재현의 이야기

럽젠Q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좋아요?
남자의 검은 그림자로 된 실루엣이다.

“여자친구가 연상이다 보니 경험에 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아요. 연애 초반에 여행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여자친구가 이미 배낭여행을 여러 차례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내 얘기를 금방 이해하고 공감해 주더라고요. 또, 동아리 활동을 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여자친구가 경험이 있어서 여러 조언을 해 주기도 했어요. 여자친구가 연상인 경우 인생 경험이 더 많다는 점에서 분명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럽젠Q 그럼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안 좋아요?

“지금까지 사귀면서 연상이라서 느낀 단점은 딱히 없었어요.”

럽젠Q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전반적으로 느낀 점은 어떤 게 있나요?

“여자친구가 연상임을 의식하면서 사귀고 있지 않아서 질문에 답하기 좀 어렵네요. 하지만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에 대해 더 배우고 진지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여자의 검은 그림자로 된 실루엣이다.
Case 2. 유정의 이야기 : 나의 스무 살, 나보다 어렸던 그와의 이야기
연상녀 오유정(가명, 여, 24, 학생)
연하남 탁OO(남, 23, 학생)
교제 기간 2년 1개월 (현재 결별)
어떻게 만났어요? 제가 재수생일 때, 남자아이가 고3이었어요. 3개월간 입시학원에 다니면서 친하게 지내다가 사귀게 됐죠. 지금은 헤어졌고요.

럽젠Q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뭐가 좋았어요?

“같이 어려지는 느낌이요?(웃음) 남자친구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내가 나이가 많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어려지는 기분을 더 많이 느꼈어요. 연상을 만날 때보단 나도 애교가 더 많아지는 것 같았고요.”

럽젠Q 그럼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안 좋았어요?

“연하라서 그런 것인지 그 아이의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주도적인 부분이 좀 부족했어요. 예를 들어 같이 음식점을 가서 메뉴를 정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남자친구가 주문하기보다는 제가 종업원을 부르고 음식을 주문하는 일이 빈번했죠. 데이트 코스를 짤 때도 내가 더 의견을 내고 계획을 짜는 일이 많았었고요. 가끔 리드 받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여자는. 그럴 때는 좀 별로구나 싶었죠.”

럽젠Q 연하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든 전반적인 생각은 어떤 게 있나요?

“연하라서 좋다, 나쁘다고 볼 점은 딱히 없던 것 같아요. 우리가
나이 차이가 크게 안 나서 그랬을 수도 있죠. 남자친구를 대하면서 ‘아, 이 친구 참 어리다’란 생각이 들지도 않았어요. 근데 주변에서 연하를 만난다 하면 놀라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게 좀 신경 쓰이긴 했죠. 특히 부모님은 마음에 안 들어 하셨어요. 왜 그런진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연상 연하에 대한 인식에 편견이나 부정적인 게 있는 것 같아요.”

럽젠Q 나이 차로 겪었던 에피소드 같은 건 없나요?

“그 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구경하러 간 적이 있어요. 여자친구로서 당연히 가야죠. 근데 학교에서 남자친구의 친구들이 내가 연상인 줄 알고 많이 놀라더라고요. 하하. 전 당시 20살이니까 술집 출입이 자유로웠지만 그 아이는 아직 19살이라서 출입이 안 되잖아요. 저는 당연히 술집에 들어갔는데 남자친구 때문에 못 들어가고 쫓겨난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얼마나 창피했는지…”

디자인 : 남자의 검은 그림자로 된 실루엣이다.
Case 3. 영준의 이야기 : 같은 학교 같은 과! 1분 1초도 떨어질 수 없는 나의 그녀
연하남 이영준(가명, 남, 21, 학생)
연상녀 윤OO(여, 23, 학생)
교제 기간 218일째
어떻게 만났어요? 우린 같은 학교 같은 과예요. 통학하는 방향도 같아서 얘기할 기회가 많았는데, 서로 호감을 느끼다가 제가 고백했어요!

럽젠Q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좋아요?

“여자친구가 누나라서 많이 챙겨줘요. 어떨 때는 엄마 같고 때론 친누나 같고요. 또 인생 선배로서 많은 조언을 해줘요. 그게 저에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죠. 그리고 누나가 데이트 비용을 더 내려는 게 있어요. 남자로서 데이트 비용을 감당하는 데 힘이 돼요.”

럽젠Q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 뭐가 안 좋아요?

“누나의 조언이 어떨 땐 날 가르친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좋은 조언이지만 내 입장이 누나에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거죠. 또, 나도 남자라 누나에겐 동생이 아닌 남자로 보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근데 친한 동기들 앞에서 저를 동생처럼 대할 때 아주 조금 서운해요.”

럽젠Q 연상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전반적으로 느낀 점은 어떤 건가요?

“보통 남자들은 여자친구가 누나면 기가 세고, 남자를 리드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건 견해차라고 봐요. 제 눈엔 다른 여자들과 똑같은 ‘여자’일 뿐이죠.”

럽젠Q 캠퍼스 연상연하 커플로 느끼는 장/단점이 있나요?

“같은 학교에 같은 과라 수업도 같이 들을 수 있어요. 소소한 데이트 같은 것도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캠퍼스 안을 걷기만 해도 좋죠. 그런데 CC라 항상 붙어있기 때문에 서로 티격태격할 때가 잦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누나가 동기 형들과 말을 놓고 많이 친해요. 친한 건 문제가 안 되는데, 군대 간 형들에게도 많은 전화가 와요. 그게 걱정되고 신경 쓰이긴 해요.”

무대가 있다. 당신과 연인은 무대 위 주인공이다. 적어도 열렬히 사랑을 하는 그 순간은 그렇다. 그러나 둘을 비추던 스포트라이트는 시간이 지나면 점차 희미해진다. 애정의 윤곽이 선명해질수록 이를 둘러싼 깜깜한 현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현실에서의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는 게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연인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캠퍼스 연상연하 커플의 인터뷰는 말한다. 사랑 앞에 나이 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캠퍼스라는 특별한 무대 위에서 드라마가 공들여 그려낸 매력적인 연하남의 이미지는 서서히 지워진다. 그저 당신이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그 사람의 얼굴만 선명히 보일 뿐이다. 연극이 끝나기 전까지 온 마음으로 누리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그 특별한 스포트라이트를.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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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에는 연상 연하 커플이라하면 갖는 선입견이나 편견들이 많았던거 같은데
    요즘은 연상 연하가 대세인거 같네요 ㅎㅎ
    사랑에 나이차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 그쵸?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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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사랑에 나이차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례가 이미 너무도 많죠~
    자, 이제 저의 사례가 되길 살포시 희망해봅니다 헤헤 ㅋ

  • 이유진

    관심없는 주제였는데ㅋㅋㅋ읽다보니 흥미롭게 느껴지네요 후후 본의 아니게 어느덧 캠퍼스에 연하남들이 훨씬 많아진...(흑) 괜히 인기 기사가 아니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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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와 유진기자님 안녕하세요!! 답글 감사합니다 >_< 재밌게 읽었다니 좋네요 ^_^
    캠퍼스에 연하남들이 많아졌다면.. 어서 . . 레디, 셋, 고!!!!!!!

  • 나이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인 것 같아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생각이 어리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니까요ㅎ 저는 막내라서 그런지 예전부터 누나소리를 들어보는게 로망이었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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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비처럼음악처럼님 답글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네요. 그런 김에 올 해 그 '로망' 꼭 실현하시길 바라요! :):)

  • 최동준

    두둥!! 이 기사는 기획안 때부터 왠지 기대되던 그런 기사였는데 이렇게 탄생했군요:) 시험기간에 허덕이다 늦게 기사를 봤는데, 왠지 모르게 읽으면서.. 마음에 위안이 되는 건 왜인지..ㅎ 인터뷰를 통해 커플들의 속깊은 이야기까지 잘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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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오, 동준기자 마음의 위안 얻었어요? 왠지 뿌듯한데요? >< 왜 얻었는지 나중에 얘기해주세요 궁금하네요~ :)

  • 윤수진

    우왕 ㅋㅋㅋㅋ 요즘은 연상연하 커플이 주변에서 점점 많이 보이는것같아요!!!! 기사를 읽으면서 엄마미소가 절로.... 킥킥 익살스러우면서도 꼼꼼한 느낌이 마음에 들어요 >< 흥미로운 기사 감사합니다^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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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데헷 수진기자가 왜 엄마미소를 지었는지 저는 자알 알지요 ^_^ㅋ
    좋은 말 감사해요 !! 그리고, 부러워요 수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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