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하 | 홀로선 그의 날갯짓이 아름다운 이유

10년 가까이 그의 이름 앞에는 ‘부활의 보컬’이라는 수식어가 늘 함께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그는 오랜 시간 둥지를 틀었던 보금자리를 떠나 온전히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또 한 번 힘차게 날갯짓을 시작한다. 목소리가 가지는 진중한 힘을 매 순간 입증하는, 정동하다.

사진제공_가수 정동하/에버모어뮤직

가수 정동하의 프로필 사진. 빨간 니트를 입은 그가 나무 의자에 앉아 위를 쳐다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다.

카멜레온 같은 무한 매력의 주인공, 정동하. 그를 무어라 정의할 수 있을까. 폭발적인 가창력과 뜨거운 열정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가수이자,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웃으며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예능인이며, 한때는 대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강연자였고, 또 언젠가는 레이싱에 도전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제는, 굵직한 뮤지컬들에서 활약하는 뮤지컬계의 ‘떠오른’ 샛별로 자리 잡은 정동하.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그에게 2014년은, 많은 것을 새롭게 다져가고, 일궈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노래가 아닌, 그저 음악이 좋았던 소년

그의 노래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온 몸을 진동시키는 파워풀한 가창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무대 위에서 음악에 흠뻑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 또한,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알고 싶다. 또, 듣고 싶다. 정동하가 말하는 노래를, 음악을, 그리고 그 자신을.

가수 정동하가 스튜디오의 음향기기 위에 손을 올리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사실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20대 초반 군대에 있을 때였어요. 그전에는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군대에 가기 전까지도 계속 했던 음악을 직업으로 갖고 싶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노래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전 그냥 학교에서 조용히 있는 학생이었는데, 하루는 밴드 ‘퀸(QUEEN)’의 베스트 음반을 듣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완벽해 보이는 그 화음과 조합에 매료되었죠. 어린 시절부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저에게, 함께 호흡하고 화합하는 것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노래를 하고 싶었다기보다, 그런 화합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마침 고등학교에서 멤버를 모집하던 밴드에 지원했었어요. 처음에는 건반으로 지원했었다가, 많지 않던 건반 지원자 틈에서 환영받는 분위기가 부담스러워서 얼떨결에 보컬로 바꾸게 되었죠. 정말 얼떨결에요. 하하하."

좋은 학벌, 안정적인 직장, 고정된 수입… 어찌 보면 가장 안전하지만, 한편으로는 틀에 박힌 형식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익숙한 이 시대에서, 음악이라는 ‘자신만의 꿈’을 좇으며 살기에는 꽤 큰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학업과 꿈,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겠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누구나 알 것이다. 정동하에게 물었다. 그의 결정과, 그 결정에 따른 후회는 없었는지.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는 쑥스럽지만, 전 어린 시절부터 크게 부모님을 걱정시켜드린 적이 없어서 그런지 제가 뭘 해도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셨어요. 하지만 성적도 꽤 좋고 공부도 열심히 했던 이전에 비해, 음악을 시작하고서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었죠. 시간이 없거나, 공부가 싫었던 게 아니라, ‘음악을 하니까’ 그래야 하는 줄 알고 말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랬던 게 살면서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후회 중에 하나예요. 음악과 공부, 둘 다 할 수 있었을 텐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음악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요즘, 전자나 생물, 물리 쪽이 참 신기하고, 관심이 많아요. 고등학생 때 이런 재미를 알았다면 더 좋았을 걸!"

TIP
정동하가 말하는 ‘노래 잘~ 하는 법’

노래를 잘 하는 건 타고 나야 하는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육상을 예로 들면, 육상이 너무 좋아 노력하고 연습하다가 빨라진 경우도 있고, 선천적 재능이 있지만 노력까지 겸비되어 실력을 키우는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한 가지, 바이브레이션을 일부러 연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바이브레이션은 노래 마무리의 느낌을 장식하는 부분이 큰데, 자칫하면 목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느낌을 줄 수 있거든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테크닉보다, 노래에 마음을 담는 법을 연습하고 연구하는 것이 더 진정성 있게 노래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의 20대는, 아름다운 30대를 만들어냈다

그와의 인터뷰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부드러움’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중을 기하지만, 결코 벽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30대인 그에게 20대의 이야기를 물었을 때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덤덤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도, 앞으로의 꿈이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말할 때면, 두 눈 가득 반짝이는 별을 담기도 했다. 차분한 목소리에 녹아있는 그만의 힘이, ‘정동하’ 그 자신을 말하고 있었다.

흰 배경의 스튜디오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정동하의 모습이다. 검은색과 회색이 섞인 정장을 입고 있다.

그는 지금 30대 중반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그는 젊은 시절 스스로를 무던히도 갈고 닦았을 것이다.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노래하는 그의 아름다운 30대를 다져준 정동하의 20대,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20대까지의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았고, 그래서 사람들과의 대화가 익숙하지 않았죠. 이사도 많이 다니고, 전학도 많이 다니고… 원래도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데다가, 더욱 혼자만의 세계로 빠지게 돼 버린 거죠. 20대의 정동하는, 내 안에 많이 갇혀있었던 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05년에 데뷔했고, 2009년에 30대가 되었죠. 2009년부터는 예능도 하고, 활동이 더 많아졌어요. 사회 활동이 많아지니까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부딪히고, 이야기하고, 오해도 생기고, 오해를 풀려고도 해보고. 말이 거의 없던 제가, 이제는 사람들과 만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 거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니까,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졌고요. 이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무려 9년 동안 그를 지탱해주던 ‘부활’이라는 이름.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하듯, 그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보금자리를 떠나 힘차게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마음은 어떤 다짐과 결심으로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있을까? 부활의 보컬 정동하와, 솔로 가수 정동하. 같지만 다른 이 이름이 그에게 불러온 차이가 궁금했다.

인터뷰 중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정동하의 모습. 스튜디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부분에서 기대도 돼요. 혼자로 보이지만 결코 혼자는 아니거든요. 함께하는 사람들도 많고, 또 아직 예전의 혼자 지내던 때의 습성이 남아있어서, 혼자 활동하는 것도 꽤 즐기는 편이에요.(웃음) 부활에서 활동할 때와 다른 게 있다면, 공연할 때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부분이 없고, 멘트나 이벤트 같은 모든 것을 저 스스로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에요. 전 노래할 때 물을 굉장히 많이 마시는데, 혼자서 활동을 하니까, 공연할 때 물을 마실 타이밍도 없을 정도로 바빠지더라고요. 아직 음악적으로는 본격적으로 시작도 못 했고… 이제 하나하나 쌓아서 만들어 가야죠."

 

오랜 기간 그가 활동했던 밴드 ‘부활’은 서정적이고 시적인 가사가 특징인 록밴드였다. 이에 따라 보컬인 정동하는 자연스럽게 ‘로커’로 불리게 되었는데. 앞으로 그의 음악적인 행보는 어떻게 될까? 10년 가까이 가진 로커로의 색깔을 이어갈지, 아니면 또 다른 그만의 색깔이 있을지를 물었다.

"음악의 장르를 전혀 따지지 않을 생각이에요. 장르를 정해놓는 것은, 정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틀이고, 사실 모든 게 음악이니까요. 제가 만든 음악이든, 누군가에게 받은 음악이든, 그 곡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깔을 찾아내서 가장 좋은 편곡을 하고, 가장 좋은 장르를 선택할 겁니다. 거의 10년간 락밴드인 부활에서 활동해서 그 색깔이 어느 정도 배어있을 수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것들과 제가 목말라 있던 것들, 그 둘의 비중은 아마 비슷할 것 같아요.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동하의 노래, 음악, 꿈, 열정, 그리고 진심

그는,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보컬로 가수 임재범과, 가수 故 김현식을 항상 꼽는다고 한다. 임재범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속에 덤덤하게 와 닿는 무언가가 느껴진다고. 故 김현식은 다른 걸 다 떠나서 그분이 진심이든 아니든, 자신에게 진심이 느껴지는 점이 가장 좋다고 한다. 두 사람 다 살아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는 점에서 더 이끌리게 된다고 말하는 정동하. 그는 말했다. 살아가면서 내쉬는 기쁨의 탄식이나, 슬픔의 한숨, 그 숨결 안에 멜로디가 어우러질 때 가장 완벽한 진심이 전달된다고 생각한다고.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 바로 그것이었다.

스튜디오의 벽에 기대어 있는 정동하의 모습.

"전 신념이라는 것을 약간 위험하게 생각해요. 그 신념 안에 갇힐 수 있기 때문에요. 저는 항상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후회를 안 하는 것’에 가장 초점을 둬요. 제한을 두지 않고 도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요. 그렇지만 가장 싫어하는 것은 있어요. 바로 멈춰있는 것입니다. 변화를 위한 변화는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하지만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멈춰있지 말고 성장하며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봐요. 아직도 보완할 거리가 많다는 것은 단점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채워가야 할 부분이 많아지니까. 인생을 산이라고 치면, 정상에 오르기 바로 직전에 죽고 싶다고 늘 생각해요. 다 이루었으니 할 게 없는 정상보다도, 발전시켜 올라가는 설렘의 과정이 전 좋아요. 얼마나 높이 올라가느냐보다, 조금씩이지만 분명히 한걸음이라도 올라가고 있고, 나아가고 있음을 계속 느끼고 싶어요."

이 세상에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저마다가 꿈꾸는 무대 위에서의 모습은 그 수만큼 다양하지 않을까. 흔히들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본을 지키는 것, 그것이 가장 위대한 일일 것이다. 정동하가 가지고 있는 ‘기본’, 그는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노래하는 그가 가지고 있는 그의 진솔한 ‘기본’이 궁금해졌다.

"제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좀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에요. 제 목소리를 좀 더 많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랄까요? 적어도 제 음악을 암호화하거나 인위적으로 멋있는 척하긴 싫어요. 최대한 솔직하고 싶고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계획은,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늙어서 죽을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에요. 죽기 5분 전,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일말의 후회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위치에 있던 상관없어요. 설령 그곳이 바닥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정동하가 청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그는 꽤 빨리 꿈을 찾은 행운의 사나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무던히도 노력했고, 미친듯이 노래해 오늘을 일궈낸 정동하. 꿈과 현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두터운 벽에 가로막힌 수 많은 청춘들에게,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그가 말한 건 푸르른 희망의 메시지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을 적절히 이야기하는 그의 조언은 분명, 우리에게 그 이상의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언의 말을 전하면서 오른손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쥔 정동하의 모습.

아직 꿈을 찾지 못해 막막해하는 청춘들에게…

"둘 중 하나만 찾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이 두 가지요. 둘 중 하나만 제대로 찾아도 후회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택하면 인정을 받게 되고, 조금씩 재미있어지다가, 그렇게 점점 좋아하는 일이 되어 즐길 수 있게 되거든요. 한계는 있겠지만, 그렇게 한 걸음씩 더 발전하지 않겠어요? 결국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이 두 가지는 본질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수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수라는 직업은 절망적인 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넘치는 길도 아닙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가수는, 말 그대로 수면 위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들은, 매우 소수에 불과하죠. 그 밑을 보면, 정말 무수히도 많은 사람이 있거든요. 사람들은 수면 위에 드러나 있는 이들의 모습만을 기억해요. 수면 밑에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지만 말이에요. 아예 수면 밑에 있다가 떠오르는 건 정말 힘든 게 사실입니다. 많은 운과 도움이 필요해요.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하건대, 그만한 가치는 있다는 것. 설령 수면 위로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후회를 안 할 자신이 있다면 권하고 싶어요. 가수를 하고 안 하고, 그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길이 나중에 돌아봤을 때 덜 후회스러울까 하는 겁니다."

어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무한한 설렘과 기대만으로 가능할까. 하지만, 조금은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이나 막막함은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뜨거운 불꽃으로 녹여버릴 수 있을지 모른다. 눈부신 비상을 꿈꾸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가수 정동하. 우리는 그의 날갯짓에서, 그의 목소리에서, 그의 손짓과 눈빛에서, 우리만의 불꽃을 일으킬 희망을 얻는다.

LOVEGEN EVENT!
정동하의 진심, 그것이 궁금하다! 모든 부분에서 후회하지 않는 것에 가장 초점을 둔다는 열정 가득한 진중남 정동하! 늘 제한을 두지 않고 도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댓글에 정답을 적어주시는 분들께는 추첨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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