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지만 임팩트 있게! PPL 마케터를 소개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지구인씨. 요즘 들고 다니는 가방이 왠지 낡고 볼품없는 것처럼 느껴지던 찰나, TV 속에 등장하는 외계인 도민준의 백팩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저렇게 예쁜 가방이?! 어머, 저건 사야 해!’ 당장 주변의 백화점을 샅샅이 뒤지고 인터넷 쇼핑몰까지 구석구석 가방을 찾아 헤매어 보지만, 맥 빠지게도 전국 품절이라는 답변만 듣게 된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PPL’의 힘이다.

사진_이휘주/제20기 학생기자(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새로운 광고의 세계, PPL(Product Placement)이란?

노트북 왼쪽 위에 10.1인치 흰색 태블릿이 놓여 있고, 그 위에 흰색 스마트 폰이 놓여 있다.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콘텐츠를 접하는 채널이 세분되고 있다.

PPL, 즉 간접광고란 방송 프로그램 안에서 상품을 소품으로 활용하여 그 상품을 노출하는 형태의 광고이다. (방송법 제73조 2항 7호) 2009년 간접광고가 합법화된 이후 2010년부터 공식적으로 시행되어 온 PPL은 중요한 광고마케팅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 대부분 우리는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를 텔레비전을 통해 접해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람들은 항상 조그만 스크린을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동영상 사이트, DMB, VOD 등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미디어는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채널의 세분화로 인해 다양한 채널들을 관통하는 ‘콘텐츠’ 자체가 주목받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간접광고는 콘텐츠가 유통되는 모든 곳에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프로그램 사이에 나오는 TV 광고는 TV를 통해 방송을 시청하는 비율이 줄어듦에 따라 그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콘텐츠는 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소비자가 시청하게 되므로 그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간접광고의 효과야말로 채널의 세분화 문제와 관계없이 큰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PPL 마케터, ‘콘텐츠는 내 손 안에 있소’

PPL이 주요 광고 수단이 되면서 PPL 계약부터 실행까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광고 마케터, 즉 PPL 마케터라는 직업 또한 주목 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이는 PPL이 성사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상파 드라마 PPL의 진행 과정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간접광고가 합법화되면서 광고대행사의 PPL 담당자가 제작사의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방송광고와 같은 방식으로 미디어렙에 간접광고 구매를 병행하는 형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때, PPL 담당자는 미디어렙, 방송사(광고팀)과 협의하게 된다. 광고주는 이를 통해 제품의 합법적 노출기회를 얻게 된다.

PPL이 성사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광고주가 PPL을 하고 싶은 경우이다. 이 경우 광고주의 요청을 받은 PPL 마케터는 제품이 잘 드러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내야 한다. 따라서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해가 깊다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둘째는 제작진이 PPL을 ‘찾아 나서야 하는’ 경우이다. 즉,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나 물품을 충당하기 위해 PPL 마케터에게 의뢰를 하고, 그에 적합한 광고주를 찾아내어 PPL을 진행한다. 쪽대본으로 촬영되는 드라마 후반부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PPL 아이템이 촬영 직전에 확정되는 경우도 많아 촬영 전날 혹은 촬영 당일 오전에서야 제품을 수급기도 한다. 따라서 이 경우 PPL 마케터에게는 발 빠른 실행능력이 특히 중요하게 요구된다.

MINI INTERVIEW
HS Ad 미디어솔루션 김영신 차장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무한도전> 노홍철의 ‘탭북’ 외에도 <Get it Beauty>, <꽃보다 누나> 등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에서 PPL을 진행 중인 HS Ad 미디어솔루션 김영신 차장. 그를 통해 PPL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검은 긴 팔을 입은 김영신 차장이 책상 앞에 앉아 오른팔은 팔짱을 끼고, 왼팔을 들고 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설명 중이다.

럽젠 Q 어떤 계기로 PPL 업무를 하게 되셨나요?

PPL을 하기 전에 저는 다양한 매체를 조사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4년 전 간접광고가 합법화되면서 PPL 마케터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겨났죠. 이 시기에 PPL 마케터로 활동할 기회가 생겼고, 그 이후로 PPL을 해 오고 있습니다.

럽젠 Q PPL 마케터로 일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무엇인가요?
검은 긴 팔을 입은 김영신 차장이 책상 앞에 앉아 손을 턱 앞에 모으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김영신 차장.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이 흥미롭죠. 보통 광고를 제작할 때는 기획, 제작, 분석 등 각자 분담하는 역할이 있어서 함께 일하던 사람과 계속 일을 하게 됩니다. 반면 PPL은 PPL 마케터가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지상파 예능에서 PPL을 진행할 때 최소 콘텐츠 제작진, 방송사의 광고부, 방송사의 예능국, 광고주, 그리고 광고 매매를 담당하는 미디어랩 이렇게 5명과 협의를 하기 위해 만나게 됩니다. 원활한 PPL을 위해 출연자와의 협의도 필요하다면 그 출연자의 매니저도 만나야 하고, 옷을 입히기 위해 스타일리스트를 만나는 경우도 있고요. 각각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을 매번 만나다 보니 언제나 새롭고 재미있어요.

럽젠 Q PPL 마케터가 담당하는 PPL의 진행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PPL 마케터는 PPL의 모든 과정을 담당해서 진행하게 됩니다. 앞서 말한 5명과의 협의 과정은 물론, 제품 준비 및 현장 촬영과 같은 실행 과정도 모두 PPL 마케터가 담당하게 되죠. 얼마 전 한 드라마에서 3D TV PPL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3D TV에 나오는 영상을 아무거나 나오게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 적절한 영상을 구입해 재생하는 일도 PPL 마케터인 제가 담당하게 됐어요.

럽젠 Q PPL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PPL 마케팅이라는 것이 2010년부터 공식적으로 시행되어 오고 있고, 간접광고 심의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어 오고 있어요. 하지만 매우 다양한 건들이 있다는 점에서 심의 기준이 그때마다 다를 수 밖에 없더라고요. 게다가 간접광고는 사후 심의를 하다 보니 방송이 되기 전에는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보았을 때, PPL 마케터 일을 하다 보면 매번 많은 리스크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검은 긴 팔을 입은 김영신 차장이 책상 앞에 앉아 손을 턱 앞에 모으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김영신 차장.

럽젠 Q 그러면 PPL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제가 PPL을 담당한 제품의 반응이 뜨거울 때죠. 광고주의 칭찬도 중요하지만, PPL이 실린 방송이 나가고 나서 해당 회사 홈페이지가 다운되었다거나 제품 판매 매장이 난리가 났다는 등의 이슈로 소비자의 반응을 제가 체감할 수 있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이전에 <무한도전>에서 LG전자의 탭북 PPL을 담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노홍철 씨께서 탭북을 이용해 자신이 미국 진출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이후 상품이 크게 주목을 받으며 이슈화되었습니다. 정말 뿌듯했죠.

왼쪽의 사진에는 LG전자의 탭북에 포털사이트 네이버 시작 화면이 띄워져 있고, 오른쪽 사진에는 노홍철이 탭북을 들고 열심히 자신이 미국 진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 중이다.

럽젠 Q 기억에 남는 PPL 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아요.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검은 긴 팔을 입은 김영신 차장이 책상 앞에 앉아 손을 턱 앞에 모으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김영신 차장.

한 번은 <짝>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야외 프로젝터 PPL을 담당한 적이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건물의 벽에 영상을 쏴서 이걸 보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건물 벽면이 너무 더러웠던 거예요. 제작진과 협의하여 2층 난간에서 긴 천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촬영지는 지방의 한 섬이었던 지라, 그렇게 큰 천을 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은 대전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대전에 달려가 6시에 시작하기로 한 상영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럽젠 Q PPL 마케터를 꿈꾸는 20대 청춘에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사실 PPL은 콘텐츠를 활용한 브렌드 마케팅인 ‘Branded Contents’의 일부입니다.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은 일상 생활 전반에서 콘텐츠를 즐기고 있지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콘텐츠 속에 브랜드가 녹아 들게 만드는 것 말고도 브랜드만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겠죠.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채널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요. 이렇게 콘텐츠 자체를 활용해서 어떻게 마케팅을 해 볼 수 있을지 다양한 각도로 고민해 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쳐보면 더욱 재밌을 것 같네요.

한국에서 간접광고가 합법화된 지는 이제 3년 남짓 되었다. 때론 시청자의 불만을 사기도 하지만 PPL이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양한 소재와 도전으로 사랑받는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카레이싱 편이 자동차 회사의 지원 없이는 제작이 힘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광고주는 제품을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고, 프로그램 제작자는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시청자로서는 좀 더 풍성한 콘텐츠를 접하게 되는 좋은 계기인 PPL.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은 이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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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게 모르게 보게 되는 PPL은 이렇게 만들어지는군요~ㅎ PPL에 대해서 단순히 광고적인 면만을 생각했었는데, 기사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자나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도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ㅎ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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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율화

    저도 이번 기사를 쓰면서 PPL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

  • 윤수진

    PPL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되는 좋은 정보들이 많네요!!! *.* 드라마를 볼 때 등장하던 PPL을, 누가 어떻게 다루는지 궁금했었는데, 궁금증을 재미있게 풀어주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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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율화

    도움이 되었다니 기분이 좋네요. ^^ 감사합니다~

  • 이휘주

    와, 이날 동행취재해서 정말 좋았어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이 들려주시고 학교에서 배우는 마케팅이라는 것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감할 수 있었던 인터뷰였죠ㅎㅎ율화 기자님 수고하셨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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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율화

    맞아요! 정말 신기했던 PPL 세상! 동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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