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20분! 서울 근교 템플스테이 미니 북

불확실한 미래에서 인간이란 존재는 늘 확실성을 찾고 싶어한다. 갑자기 사회로 내몰린 청춘들은 확실성을 찾기 위해 학점을 쌓고, 좋은 스펙을 쌓고자 한다. 하지만 여행도, 취업도 뚜렷한 목표 아래에서만 가치가 있는 법.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주 잠시만 숨을 고르고 빠른 템포에서 벗어나 보자.
금선사에서 바라본 풍경. 절의 건물 중 하나인 낮은 한옥의 기와지붕과 함께 북한산의 나무들과 사찰이 보인다.

그것이 궁금하다, 템플스테이 24시

새로운 시작이었던 3월도 벌써 지나가 버렸고, 꽃 향기 가득한 봄이 오니 어디론가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이럴 때 많이 추천 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템플스테이. 하지만 잠은 어떻게 자는지, 정말 단무지에 밥을 닦아 먹어야 하는지, 너무 불편하지는 않은지 등 여러 걱정으로 선뜻 가길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걱정을 고이 접어 날려주기 위해, 럽젠 기자가 북한산 금선사에 가서 1박 2일 동안 템플스테이를 직접 경험해보았다.

금선사의 템플스테이 1일차 일정표. 꽃무늬의 문 사진 위에 흰 박스로 ‘3:00 도착, 3:30 입재 및 예절 습의, 4:00 사찰안내, 6:00저녁공양, 7:00저녁예불, 108배, 명상, 9:00 샤워 및 취침’이라는 일정이 쓰여 있다.
1일차 낮 : 템플스테이의 시작
가족이나 외국인에 한정되어있던 템플스테이는 슬로우라이프, 비건문화 등 느린 삶을 지향하는 운동들이 나타나면서 템플스테이를 찾는 대학생들의 방문이 부쩍 많아졌다. 실제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기로 한 날, 금선사에서 만난 이들의 약 50% 정도가 대학생들이었고, 외국인, 직장인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모였다. 템플스테이는 옷을 갈아입은 후 사찰 내 예절에 대해 배우는 것으로 그 일정이 시작되었다.
템플스테이를 시작하던 일정을 촬영한 모습. 왼쪽 사진은 스님과 함께 템플스테이 복장으로 갈아입은 이들이 절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템플스테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으로, 어느 방 안에서 한 남자가 일어서서 강의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고 나머지 템플스테이 체험자들은 모두 바닥에 앉아 강의를 듣고 있다.
스님을 보면 인사 드리기, 절 하는 방법 등 사찰 내 기본 예절을 배운 후에는 스님과 함께 사찰의 곳곳을 둘러보게 된다. 10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금선사의 사찰들을 돌아보며 한국 불교의 전통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스님과 참가자들이 함께 돌아다니며 사찰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는 모습. 왼쪽 사진은 어느 정자처럼 생긴 지붕 아래에서 사람들이 이를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정자에 매달려 있는 용의 모형을 보며 스님이 사람들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차 저녁 : 식사 공양
사찰 안내가 끝나면 저녁 공양이 시작된다. 음식을 받는 것부터 설거지까지 모든 과정은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진행된다.
템플스테이에서 체험하는 식사 시간의 모습. 한 사람이 다른 참여자들에게 주전자에서 물을 따라 주고 있다.
콩고기, 산나물 등의 사찰음식들은 평소 먹던 기름진 음식과 달리 몸과 마음을 모두 가볍게 만들어주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모든것은 적당히, 먹을만큼만 담아야 한다. 맛있다고 섣불리 가득 그릇을 채웠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마지막에는 단무지로 남은 음식들을 닦아 먹어야 하기 때문. 모든 음식들은 다 자연 그대로의 것들이었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 않았다. 인식의 차이였다. 하지만 외국인들이나 많이 힘들어하는 참가자들을 고려해 포기도 가능하다.
밥과 김, 콩나물국, 두부, 감자, 물김치 등 자연식으로 구성된 저녁식사의 음식들이 갈색의 그릇 안에 담겨있다.
1일차 밤 : 예불, 그리고 취침
저녁 공양이 끝나면 예불을 드린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참회의 기도인데, 약 30분 정도의 108배와 함께하는 예불시간은 종교적인 의식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예불 시간. 앞으로는 스님의 뒷모습이 보이며, 참가자들이 어둑하고 붉은 기운이 감도는 절 안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명상을 하고 있다.
명상의 시간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방을 함께 쓰게 된다. 몰랐던 사람들과 하루 동안 절에 머무르며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과는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 편하게 하기도 한다. 또한 취침시간 이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금선사의 템플스테이 2일차 일정표. 꽃무늬의 문 사진 위에 흰 박스로 ‘4:30 도량석(기상), 5:00 아침예불 & 명상, 6:50 발우공양, 8:30운력, 9:30스님과의 다담, 11:00 북한산 산행, 12:00 점심공양, 1:00 회향’이라는 일정이 쓰여 있다.
2일차 오전 : 도량석과 운력
둘째 날은 오전 4시 30분에 기상을 했다. 스님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이것이 바로 ‘도량석’이다. 일어나면 아침예불과 명상의 시간을 가진 후 발우공양을 한번 더 하게 된다. 그 다음은 운력이다.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치우는 의식으로, 방을 같이 썼던 참가자들과 함께 행해진다.
참가자들이 자신이 썼던 베개와 방석, 이불을 정리하고 있다.
2일차 낮 : 다담, 그리고 북한산 산행
여유로운 템플스테이의 오전이 밝았다. 이때는 스님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인 ‘다담’ 시간을 갖게 된다. 북한산 중턱에서 천천히 우려 마시는 차 한 잔은 그 어느 때 보다 진한 여운을 남겼다. 또한 다담이 끝나고 진행되는 북한산 산행은 템플스테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관문.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북한산에 올라 탁 트인 서울을 바라보면 몸도, 마음도 전과는 달라진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전통 차를 우려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왼쪽 사진은 큰 사발그릇 위에 찻잎을 담은 작은 나무 종지가 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이 모습을 위에서 촬영한 것이다.
북한산에서 경치를 내려다 보고 있는 참가자들이 보인다. 이들 앞으로는 나무와 숲이 우거진 북한산이 넓게 보인다.

Mini Interview
수원스님께 듣는다, “템플스테이, 대학생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을까요?”

무구한 역사가 담긴 사찰 속에 머물다 보면 한국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고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서 불교를 배울 수 있다. 또한 사찰문화에 관심을 갖고 찾아 온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것은 템플스테이가 주는 좋은 덤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템플스테이가 그대에게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대학생이 템플스테이를 즐기는 묘안은 없을까. 금선사의 수원스님께 여쭈어보았다.
어느 정자 앞에서 무언가를 설명하듯 한 손을 위로 올린 수원스님의 모습이다. 럽젠Q 대학생으로서 템플스테이를 하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젊은 사람들은 학교나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대개는 술이나 유흥과 같은 놀이로 그것을 풀어요. 템플스테이를 하게 되면 그러한 스트레스를 유흥이 아닌 수행, 108배 등의 좋은 방향으로 승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템플스테이에서 갖게 되는, 여유롭고 사색하는 시간들은 이제 곧 사회에 진출하게 될 젊은 친구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하죠.”

럽젠Q 그렇다면 템플스테이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을까요?

“마음을 비우고 열어둔 채로 템플스테이를 접해보시기 바랍니다.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생각 위로 새롭게 물 흐르듯이 템플스테이를 하다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일 거예요.”

서울 근교 템플스테이 한 눈에 보기

사람들은 보통 템플스테이라 하면 도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지방에 있는 절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서울 내에도 1000년 이상 된 절들은 얼마든지 있다. 예불 목탁소리와 종소리, 그리고 배와 갯나물을 함께 버무린 알싸한 사찰 음식들과 함께 개강과 동시에 피폐해져만 갔던 몸과 마음을 벗어던지고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그곳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고대에서 10분, 성신여대에서 15분. 시간도 없고 차도 없는 그대에게 서울 속 템플스테이를 추천하노니, 이제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일상생활에서 듣지 못하는 새소리, 바람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만 준비하면 된다.

서울근교 템플스테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 서울의 도심 지도 위에 묘각사(고대에서 버스 10분), 금선사(상명대에서 버스 9분+걷기 20분), 화계사(덕성여대에서 버스 27분), 보문사(한성대에서 도보 10분), 봉은사(건대에서 지하철+버스 25분)이 표시되어 있다.

당신을 위한 맞춤형 템플스테이 – 불금 대신 ‘힐금’을, 금요일에 만나요

– 종로구 금선사
Place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196-2번지 (상명대에서 30분 소요)
Program <나를 깨우는 몸명상> 힐링형
Time 금요일 오후 6시 30분 ~ 토요일 오전 10시 (1박 2일)
Price 1인당 4만원

공강시간을 이용해 보자, 학교에서 가까운 템플스테이

– 종로구 낙산묘각사
Place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178-3번지 (고대에서 10분 소요)
Program 108배의 의미 알고 108염주 만들기, 점심채식공양
Time 평일 오전 10시 ~ 오후 1시
Price 1인당 5만원

– 강남구 봉은사
Place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73번지 (건대에서 25분 소요)
Program 사찰안내, 참선, 108배, 다담, 연등 만들기 등 선택가능
Time 2시간 30분 소요 (예악 필요)
Price 맞춤형 당일 문화체험 3만원, 단체 템플라이프 당일 2만원 (7인 이상 단체)

반나절 코스, 짧게 다녀오자

– 성북구 보문사
Place 서울특별시 성북구 보문동3가 168번지 (한성대, 성신여대에서 18분 소요)
Program 명상, 절, 다도
Time 매달 4째 주 토/일요일 2시~5시
Price 1인당 3만원

– 종로구 낙산묘각사
Place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178-3번지 (고대에서 10분 소요)
Program <내 마음 내려놓기> 108배 의미 알고 108염주 만들기, 명상하기, 타종 및 예불, 공양, 타종 등
Time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 7시
Price 1인당 5만원

마음 다지기 1박 2일 코스

– 강북구 화계사
Place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487번지 (덕성여대에서 30분, 국민대에서 40분 소요)
Program 체험형 템플스테이 – 점심 공양, 예불, 참선, 108배 운력 공양 등
Time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 토요일 오전 10시 (1박 2일)
Price 1인당 5만원

– 종로구 금선사
Place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196-2번지 (상명대에서 30분 소요)
Program 불교 문화 체험형 <산사에서 길을 묻다> – 사찰 안내, 108배, 참선, 발우공양, 다담, 산행, 타종 체험 등
Time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 일요일 오후 1시 (1박 2일)
Price 1인당 5만원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 김종오

    생각보다 서울에 절이 많네요. 시간 내서 한번 가봐야 겠어요 ^^
  • Kel

    안그래도 템플스테이 졸업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굳이 방학 때가 아니라 편하게 주말이나 금요일에도 갈 수 있네요!!ㅎㅎ 학교 근처에도 의외로 갈 수 있는 템플스테이가 많아 좋은 정보 많이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ㅎㅎ
  • 이지예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삶의 방식이라는 말씀이 인상깊네여:)
    도시에서의 삶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술이나 유흥이 아닌 좋은 방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템플스테이 정말 매력적이네요. 마치 서우기자님처럼 흐흐 부끄부끄>.< 첫기사 릴리즈 축하합니다^^
  • 송종혁

    영상도... 사진도 너무 아름답네요!!!! 템플스테이 가고 싶어지네요 ㅠㅠㅠㅠ 다음에 시간되면 같이가요!
  • 최동준

    서우 기자님, 첫 기사 릴리즈 축하합니다:) 기사를 보니 서울 근교에서도 얼마든지 템플스테이를 통해 힐링타임을 가질 수 있군요~! 요새 학교 다니면서 과제니 시험이니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인데, 시험만 끝나고 1박 2일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오는 것도 좋겠네요:) 정말 시간과 마음만 챙겨서 떠나면 되겠죠?ㅎ

소챌 스토리 더보기

우린 이렇게 한겨울을 견디곤 해

어느 통학러의 빡친 하루

‘신박한’ 효과가 실화? 한 남자가 체험해봤습니다.

[파인다이닝] 서윤후 시인, 글 쓰는 청춘을 다독이다

사회초년생의 기본예절

사진 좀 찍는다는 그들의 미러리스 카메라

배틀 로드, 샤로수길 VS 망리단길

캠퍼스별 떡슐랭 가이드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