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그 달콤쌉쌀한 기록

매서운 겨울바람이 지나가고 어느새 벚꽃 잎이 다시 흩날리는 봄이다. 얼굴을 간질이는 산뜻한 봄의 기운에 괜스레 두근거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설렘을 안은 학생들이 하나 둘 돌아오면서 방학 내내 고요하기 짝이 없었던 캠퍼스는 한껏 활기로 가득 찼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들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경희대학교 캠퍼스 내부의 광장이다. 곳곳에 정사각형 모양으로 일정하게 정돈된 여러 개의 풀밭들과 관목이 이어져있고 그 사이에 난 길을 따라 학생들이 한가롭게 거니는 중이다. 광장의 둘레를 따라서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물론 처음 눈에 담은 캠퍼스가 주었던 벅찬 감정을 잊은 헌내기들에게 봄은 불청객일수도 있다. 하지만 12년간의 입시라는 마라톤을 이제 막 완주한 새내기들에게 캠퍼스는 더 알고 싶고 더 머무르고 싶은 마법 같은 공간일 터. 그러나 모든 것들이 바뀐 생활패턴에 마냥 들뜨다가는 나중에 후회하기 십상이다. 방대하게 주어진 자유 속에서 어쩌면 다소 혼란스러울 이들을 위해, 이미 캠퍼스 곳곳을 누볐던 선배들이 허심탄회하게 일명 ‘꿀팁’을 준비했다.

달콤한 캠퍼스를 위해 – 이건 꼭 해봐야 해!

1. 동아리/학회 :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와의 교감

경영대학 학회, 댄스 동아리, 봉사활동 동아리 등 다양한 동아리들의 홍보 포스터들이 한 벽면 전체를 빽빽하게 채운 모습이다.

동아리는 신입생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관문이나 다름없다. 어떤 모임에 가입할지 결정하는 것도 고민스러울뿐더러,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무조건 동아리 하나쯤은 들고 봐야 한다는 강박감에 잘못된 선택을 내리곤 한다. 뚜렷한 목적도, 이렇다 할 일정도 없는 ‘킬링타임’ 동아리는 궁극적으로 시간과 체력을 잡아먹는 독이 되기 쉽다. 그러나 관심사와 진로를 보다 신중하게 고려한다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진로 결정 및 탐색에도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3학번에 재학 중인 유지우 씨는 입학하자마자 가입한 영상 제작 학회 ‘NOMAD’로 득을 본 대표적인 케이스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영상분야에 관심이 있어 그에 맞는 학과를 선택했으나 전문적인 편집 프로그램과 캠코더를 다루는 실습의 기회는 드물었다. 이와 달리 학회에서는 기획부터 실제 촬영, 마무리 편집까지 모든 영상의 제작 단계를 학생들이 도맡는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실질적으로 배워볼 수 있는 학회를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해요. 같은 일이더라도 머리로 이론적인 부분만 아는 것과 몸으로 부딪혀서 경험해보는 것은 전혀 다르거든요. 다만 학회의 활동은 대부분 학생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하기로 결심했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학술제 시작 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각 학회의 대표들이 모여 앉아 영상들과 매끄러운 진행을 검토하는 등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그 옆은 학술제의 참석자들에게 실제로 배부되었던 미맵의 2013년 책자이다. 각 학회에서 준비한 전시회와 프로그램의 순서, 시간, 간단한 소개를 담고 있다.

학과 내 학회들이 한 곳에 모여 그간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학술제 ‘미맵’의 영상제는 그녀가 경험한 가장 큰 행사이다. 이때 NOMAD는 그 동안 작업한 영상들로 방송 프로그램을 상영하고 간담회, 시상식도 진행한다. 이 순간만큼은 아마추어가 아닌 진짜 언론인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되는 것. 준비에만 서너 달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우 씨가 딱히 ‘시간을 빼앗겼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도 그녀가 꿈꿔온 자신의 미래가 더 이상 막연하게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리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학교 연극 동아리 ‘떼아뜨르 팡타스티끄(Théâtre Fantastique)’의 ‘크리스티앙’, 불문과 13학번 이혁진 씨가 바로 그 예시이다. 연극에 대한 로망은 늘 있었지만 숫기 없는 성격 때문에 살면서 연기를 할 것이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혁진 씨. 하지만 색다른 경험에 대한 열망이 그를 ‘환상극단’으로 이끌었다.

혁진 씨의 동아리인 '떼아뜨르 팡타스티끄'가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성공리에 마친 뒤 커튼콜을 가지고 있는 모습. 기사, 하녀, 귀족 등의 분장을 한 배우들 가운데 말끔한 흰 셔츠와 모직바지를 입은 혁진 씨의 훤칠한 외모와 큰 키가 눈에 띈다.

활동의 클라이맥스였던 9월 정기공연은 4회나 상영되며 처음부터 끝까지 프랑스어로 진행된다. 따라서 완벽한 공연을 위해서는 여름방학 내내 단원들 전부가 매일 구슬땀 흘려 준비해야만 했다. 공동의 작업인 터라 사적인 일이 뒷전으로 밀릴 때면 속상하기도 했지만, 공연장에서 쏟아지는 박수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는 기쁨으로 깔끔히 잊혀졌다. 무엇보다 그는 많은 관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대사를 쏟아내고 감정이 가득 담긴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 가장 놀랍다고 했다.

“어떤 분야의 동아리건 그 경험은 대학시절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겁니다. 원래 관심 있던 활동에 참여한다면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좋은 기회니까요.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다면 색다른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도 추천해요. 적응하는 과정이야 힘들겠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거든요.”

2. 내일로 여행 : 철길이 기록하는 청춘의 행복

대학생의 경험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가 바로 여행. 내일로 여행은 이미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다녀왔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유럽 패키지 여행보다 어감은 덜 세련되었을지 몰라도 정겹게 달려가는 기차의 경적 소리, 자갈을 따라 수놓아진 철로가 주는 감회는 남다르다. 가족들과의 여유로운 해외 여행도 물론 좋지만, 지갑 사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대학생들만의 여행이라면 내일로 여행만한 것이 있을까. 56,500원인 5일권 티켓 또는 62,700원인 7일권 티켓 한 장이면 다른 형태의 여행들보다 월등히 저렴한 가격으로 방방곡곡을 누빌 수 있다. 티켓 소지 시 할인되는 맛집, 숙소, 명소 입장료를 세밀하게 검토한다면 1인 총 경비도 20만원 안팎에서 해결할 수 있다.

2013년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간의 내일로 여행에서 윤서 씨와 친구들이 찍었던 사진들을 제공해 주었고 그 중 베스트 컷 두 장을 골라 이어 붙였다. 컴컴한 저녁에 들렀던 전동성당은 어둠 속에서도 오묘한 빛을 받아 그 위용을 뽐내고 있으며 순천만에서 포착한 일몰 장면 역시 장관이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김윤서 씨는 지난 해 8월말 친구 두 명과 함께 내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남원에서 전주, 순천, 보성으로 이어지는 일명 ‘전라도 로드’였다. 대도시를 여행한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체계가 편리하지만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그 덕에 오히려 가까운 지역들을 더 꼼꼼히 여행할 수 있었다고.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지역축제가 있는지 꼼꼼히 알아보고 간다면 훨씬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도 있다. 윤서 씨의 경우, 순천에서 열린 국제정원박람회를 중심으로 전라도 로드에 대한 효율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단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자를 이용하면 한 사람당 하루의 일정을 분담하여 계획을 세우는 게 어렵지만은 않아요. 그리고 각 명소의 관광안내소 사무실, 기차역이나 대형 마트의 물품 보관함을 이용하면 무거운 짐을 맡기고 가볍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세요. 아, 각 지역의 기차역에서 찍어주는 내일로 스탬프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웃음) 보성의 녹차처럼 그 지역을 대표하는 사물이 도장에 새겨져 있어서 두고두고 추억이 될 거예요.”

3. 연애 : 로맨스 없는 캠퍼스? 김치 없는 라면!

연애 시 선물로 빠질 수 없는 초콜릿 상자. 분홍색 상자 위에는 장미꽃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는 초콜릿이 담겨 있는 상자가 보인다.
캠퍼스를 무대로 한 연애는 예나 지금이나 빠지지 않는 희망사항이다. 개봉한지 십 년이 훌쩍 넘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중 견우(차태현)가 그녀(전지현)의 강의실에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찾아오는 씬이 여전히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다이어리에 남몰래 ‘빨리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를 사귀어 봄 소풍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적는 신입생들도 꽤 많을 것이다. 연애, 과연 필수코스일지 ‘연애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자친구와 알콩달콩 사귀기 시작한지 250일이 다 되어가는 A양은 자신의 연애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대학은 고등학교와 달리 개인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외로워질 때가 많아요. 내가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얻을 수 있는 경험이잖아요.”

한 살 연하의 남자친구를 둔 B양은 연애를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으로 규정했다. 평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그 안에서 지켜야 할 것과 넘지 말아야 할 선 등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그에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면 본인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성찰해볼 시간은 많이 남지 않기 마련. 반면 남자친구와 둘만의 시간만큼은 편안함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숨김 없이 보여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연애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알게 해주는 편안한 관계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연애는 단순한 사랑놀음이 아니라 성숙에 이르는 필수불가결한 코스라고 말하는 C양. 그녀 역시 연애의 가장 긍정적인 측면으로 ‘엄마도 모르던 나’를 알아가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분명히 연애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관점만으로는 상대방의 성격과 가치관을 이해할 수 없어 충돌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무엇을 먹을지 합의 보느라 진땀을 빼는 것이 커플의 현실이다. 특히 ‘차이’에 설익은 대학생 커플은 상대를 억지로 자신의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가혹한 말과 행동으로 무장하기 일쑤.

“문득 제 안에 숨어있는 이기심을 발견하고는 충격 받기도 해요. 모든 행동을 이해 받고 싶어하는 자신을 보면서 ‘나에게 이렇게 이기적인 면이 있었나?’라는 걸 스스로 깨닫고 반성하게 되죠. 그러다 보면 나의 행동이 애인을 비롯한 타인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평소에도 태도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학업 성취도와 연애는 반비례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또래의 이성을 사귀면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학점이 수직 상승한 케이스도 상당히 많다. 학점이 떨어진다 해도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결국 사랑에 모든 것을 잠시 접어둘 수 있는 열정과 용기도 오직 대학생만의 특권이라는 것. 이쯤 되면 연애, 한 번 해볼 만한 필수코스다.

달콤하지만은 않은 캠퍼스 – 참을 수 없는 그 쌉쌀한 뒷맛

1. 달콤살벌한 연애, ‘연애학개론’이 필요해!
연애는 분명 모두의 로망이자 필수 코스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망설여지기도 한다. 그 동안 필사적으로 지켜왔던 취미, 신조가 북받치는 감정으로 인해 한 순간에 무너진다면? 감정 소모가 심해서 피곤해지기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실제로 대학에서의 연애는 학창시절에 꿈꾸던 한 편의 로맨스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이상형인 f(x)의 멤버 ‘설리’를 꼭 닮은 동갑내기와 사귀었던 D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영화 같은 첫사랑이었지만 의외로 그 연애는 백 일도 못 가 종결되었다. 이유는 데이트비용을 전적으로 그에게 일임했던 여자친구 때문. 틈만 나면 스테이크와 원피스를 사달라고 철없이 졸라대는 여자친구 덕분에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네 개씩이나 뛰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아직도 몸서리를 친다.

한편 학과 내에서 꽤 잘 알려진 캠퍼스 커플이었던 E양은 헤어진 뒤 홀로 서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캠퍼스 내에서의 거의 모든 시간은 남자친구와 함께 보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웠고 그와 헤어진 후에는 한동안 혼자 겉돌아야 했다. 그녀는 비록 몇 개월간의 연애가 멋진 추억을 안겨주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생긴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F양은 연애도 결국 골치 아픈 현실의 일부임을 깨달았다. 서로 많이 좋아해서 사귀기 시작한 만큼 장기간 예쁘게 사랑을 키워나갈 줄 알았으나 연애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두 사람의 간극은 좁히기 어려웠다. 물론 처음에 간직했던 설렘이 점점 사라질 거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이 식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마음이 저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이제 막 성인으로서의 첫 걸음마를 뗀 이들에게 연애는 캠퍼스가 던져주는 가장 난해한 과제가 될지도 모른다. 자기 마음대로 굴러가지도 않을뿐더러, 애초에 자기 마음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 차라리 정답을 가르쳐주는 ‘연애학개론’이 있었으면 싶다. 어쩌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 기적처럼 이루어내는 이 연애라는 일은 기껏해야 몇 년 더 살아본 대학선배가 가볍게 충고해 줄 수 있는 안주거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평생 동안 풀어나가야 할 숙제에 가깝다. 하고 싶다고 해서 딱 맞게 찾아오지도 않거니와, 밀어내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것이 사랑이기에 언제나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조언밖에 줄 수 없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2. 즐길 준비는 되었는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올해 2학년이 된 경영학과 ㄱ군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작년에 매일 같이 동기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을 때는 지겹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수업은 언제나 뒷전이기에 학사경고 위기에 처한 학점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아니,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고등학교를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어른이 된 자유를 누리는 게 급선무였다. 하지만 이제 막 입학한 새내기들을 본 뒤로는 심란함이 앞선다. 그 많던 술자리로 얻은 것이라고는 마구 긁어댔던 카드 영수증들뿐이라는 생각에 허무하기도 하고 입학 뒤에는 그리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미래가 새삼 불안하기도 하다.

많은 헌내기들이 그의 고민에 동감할 것이다. ㄱ군처럼 신입생들은 드디어 지긋지긋한 교실로부터 탈피했다는 해방감에 젖어, 갑작스럽게 주어진 무한한 자유에 당혹감을 느끼기 쉽다. 이러한 시기를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한 학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4.3 아래로 내려가본 적 없는 괴물 같은 학점을 자랑하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4학년 박소미 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모든 것들이 예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진 이제는 하나 하나의 선택을 여러분이 내리게 되고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 잡아야 해요.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죠. 새내기로서의 캠퍼스 생활은 충분히 즐기되, 몇 년 뒤 진짜 자기 길을 찾았을 때 관리하지 않은 생활, 놓쳐버린 기회로 발목이 잡히는 일은 없어야겠죠. 스스로 몇 배는 더 노력해서 메워야 할 뿐, 그 누구도 그러한 일을 보상해주지 않아요.”

그녀 역시 1학년 1학기에는 학번대표를 맡아 반 전체의 일정을 총괄하고 매 술자리에 참석해야만 했던 고충이 있었다. 그러나 인문학부에서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심리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꽤 높은 학점 커트라인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결국 1학기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백 배는 더 노력해야만 했다. 그 결과 그녀는 지금 교환학생으로서 하와이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3. 술이 넘어간다, 술술술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 16회에서 의예과 신입생 총 오리젠테이션에 참석한 빙그레(바로)가 선배의 강요로 연거푸 술을 들이키는 장면이다.
각종 총회들, 뒷풀이와 선배들과의 귀중한 ‘밥약’이 이어지는 학기초에는 책보다는 술잔이 더욱 가까운 법이다. 새내기 시절,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동아리 총회와 뒷풀이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만 했던 신소재공학과 ㄴ양. 1학년 시절을 돌이켜 보면 늘 술, 술, 술이었다. 술자리에서 선배들을 만나 강의 내용과 교수님들의 수업 방식 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슬아슬한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전날의 기억이 몽땅 사라지는 것도 두려웠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스쿠터를 타던 선배의 교통사고를 목격한 뒤 큰 충격을 받은 적도 있다고. 그녀도 이제는 어엿한 선배로서 이런 술자리 팁을 전수한다.

“예전에는 후배라면 무조건 먹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면 다들 이해해주는 추세이기 때문에 술자리를 빠지지 않더라도 술은 조절할 수 있어요. 지금은 술이 잘 받지 않으니 다음 번에 마시겠다고 하든가, 건배만 한 뒤 조용히 술잔을 내려놓으세요. 가끔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술잔에 있는 술을 조용히 바닥에 버리거나 미리 술잔에 물을 채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술자리에 가기 전 자신의 정확한 주량을 가늠하고 그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분위기에 취해 무리하여 마신다면 학기 내내 놀림 받을 일명 ‘흑역사’가 쓰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흐려져 잘 알지 못하는 이성이 날 좋아하는 건 아닐까, 혹은 내가 저 이성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은 치명적이다. ‘흑역사’로 인해 괴로움을 겪을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이므로 술자리에서의 책임도 자신에게 있다.

동아리, 내일로 여행, 연애, 덤으로 과 대표로서의 활약과 동기들 간의 돈독한 우정까지. 모두 좋다. 폭넓은 경험으로 성인으로 20대의 시작을 장식하는 것은 분명 추천코스이다. 그 동안 금지되었던 것들을 마음껏 누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훗날 후회할 일들을 저지른다면 수습하기가 곤란해진다. 지금 주어지는 이 자유는 무한하지 않으며 늘 ‘책임’이라는 다소 무거운 꼬리표가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 모두에게 캠퍼스는 그 무엇이다
캠퍼스. 단순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한가롭게 거니는 곳은 아니다. 교복은 벗어버리고 어른의 태를 갖추어가는 터닝포인트, 그곳에서 우리는 환희를 맛보기도 하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앞으로 기사를 통해 캠퍼스의 청춘들의 모습을 담을, 또 그 자신이 청춘이기도 한 새로운 러브제너레이션 20기 학생기자들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캠퍼스란?”

김율화 “캠퍼스는 스케치북이다.”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나의 모습을 마음대로 그릴 수 있는 곳! 학업도, 동아리도, 연애도, 내가 원하는 대로 그려나가면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도화지에 그리지 않으면 남는 것은 없다.

서수현 “캠퍼스는 스물의 보금자리, 청춘의 마지막 둥지다.”
그 찬란한 보금자리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배우고 나를 알고, 청춘 너머의 세계로 비상하기 위해 둥지에서 수도 없이 날갯짓을 시도하기 때문

송종혁 “캠퍼스는 한 편의 시다.”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을 함축하여 표현하는 시처럼, 비록 내 삶의 여정에서는 짧은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언젠가 되돌아보았을 때 가장 많은 추억이 쌓일 것 같기 때문이다.

윤수진 “캠퍼스는 우물이다.”
깊은 우물에서 맑은 물이 샘솟듯, 캠퍼스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대학생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맑은 물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이배운 “캠퍼스는 정류장이다.”
버스는 반드시 정류장을 지나친다. 캠퍼스 역시 내 인생에서 잠깐이라도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이지예 “캠퍼스는 불타는 눈동자다.”
나의 등록금이 캠퍼스를 조성하는 데에 한 푼이라도 일조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생각이 미치면 학교의 조경과 각종 편의시설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겠다는 의지가 활활 타오른다.

이휘주 “캠퍼스는 가면무도회다.”
다른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캠퍼스에서는 모든 일들이 내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유독 뼈저리게 깨닫곤 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진심은 저 마음 한 켠에 묻어두고 가면을 쓸 때도 있다.

최동준 “캠퍼스는 봄날의 벚꽃이다.”
캠퍼스를 떠올리면 항상 봄날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연상된다. 캠퍼스에 만개한 벚꽃을 보는 일은 낭만의 절정, 그 자체였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날이 오고, 벚꽃이 피어나듯 나의 인생도 그렇게 활짝 피어나기를!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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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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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내기 입장에서 잘 쓰신거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 jj3689

    기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공감되네요
  • 윤수진

    우왕 ㅋㅋㅋㅋㅋㅋ 새내기때 이 글을 봤으면 더 좋았을텐뎅 ㅎㅎㅎㅎ 이제 새내기는 아니니깐유 흑흑흑 ㅠㅠ
    전 특히 술자리 팁 전수해주는 부분이 감명깊었어요 ... ㅎㅎ 기자님이 뭔가 그 분야는 빠삭하게 알고 계신 듯한 포스가 느껴져서 그런가봐여 ㅋㅋㅋㅋㅋ 첫 기사 릴리즈 넘넘 축하드려용 ~~~!!! ^0^ 저도 언능 첫 기사 나왔으면 좋겠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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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휘주

    허허 빠삭하다뇨^ㅇ^ 저도 수진 기자님 광장시장, 쇼콜라티에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종오

    2탄으로 헌내기에 관한 기사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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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휘주

    헌내기라....이슈포커스에 럽젠 플레이처럼 헌내기의 삶을 영상에 담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자고 먹고 마시는 것만 보여드리겠지만요ㅋㅋ...

  • 최동준

    휘주 기자님, 기사 정말 잘 봤어요!! 기사를 보면서 아득하지만 한때(?) 새내기였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재밌게 봤네요! :) 저도 공감하는게 요새 신입생들은 워낙 야무지고 자신만의 대학생활 계획을 가지고 착실히 하나씩 해나가더라고요. 오히려 헌내기가 배워야 할 입장..하하.. 기사를 보니깐 남은 대학생활만큼은 더 다부지게 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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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휘주

    저도 기사 작성을 위해서 지인들을 인터뷰하다 보니 새내기 시절을 정말 알차게 보낸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매일매일을 빈둥거리면서 참 허무하게 보내버렸던 것 같은데 말이죠... 남은 캠퍼스생활은 럽젠과 함께 한 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어요!!! 그러면 동준 기자님 말씀처럼 정말 우리 인생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수도 있으니까요ㅎㅎㅎㅎㅎㅎ

  • 이지예

    휘주 기자님 기사 릴리즈 축하!! 제가 처음 댓글 달았어요 잘했죠? 헤헤^_^
    저는 동아리도, 연애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네요. 왜 진작 그들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을까요? 하하. 졸업을 앞둔 저의 시선으로 요즘 1,2 학생들을 보면 (저와는 달리) 주어진 기회를 적극 활용할 뿐 아니라 시간관리도 잘하는 것 같더라구요!! 조금 더 열심히 대학생활을 보내지 못한 것 같아 살짝 아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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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휘주

    후후 무슨 일이든 언제나 열심히, 성실히 임하는 지예 기자님! 늘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사실 저도 위에 작성한 것들 중에서 제대로 해 본 게 없다는 슬픈 현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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