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사진관 | 찰칵! 당신의 푸른 봄(靑春)

유성웅(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07학번), 임기환(전북대학교 경영학과 08학번)

청춘, 이보다 설레고 푸릇한 단어가 또 있을까? 청춘이라는 단어에 담긴 설렘, 떨림, 푸릇함, 열정, 그 모든 감정을 사진으로 담아 함께 기억해주는 세 명의 청춘이 있다. 아름다운 전주의 한옥마을에서 빛나는 순간을 찍는 이들, ‘청춘사진관’이다.

우리의 빛나는 순간, 그 모두 청춘이어라

청춘사진관의 작품 사진 중 하나. 전주의 전동성당 앞에서 9명의 여고생들이 교복을 입고 촬영한 사진이다. 뒤에는 높이 선 전동성당 건물이 보이고, 사진 중앙에는 같은 학교 교복을 맞춰입은 9명의 소녀가 양손을 허리에 올린 같은 포즈를 하고 정면을 보고 있다.
전동성당 앞 9명의 소녀들의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전주판 소녀시대’로 큰 화제가 되었다. 전주판 소녀시대의 정체는 사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열아홉 여고생들이다. 그리고 스무 살, 각자의 길로 나서기 시작한 그녀들의 빛나는 순간을 기록한 것은 바로 청춘사진관이었다.
청춘사진관의 세 남자가 한복을 입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 왼쪽의 임기환 씨는 남색 도포를 있으며, 가운데의 유성웅 씨는 흰색 도포를 입고 흰색 줄을 양 손에 들고 있다. 오른쪽의 황인건 씨는 하늘색 도포를 입고 무술을 하듯 위아래로 두 팔을 펼쳐 보이고 있다.
청춘사진관은 자칭 ‘못생긴 세 남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관련된 사연을 받고, 사연이 선정된 이들의 청춘을 사진으로 담아주는 재능기부 프로젝트다. 청춘사진관은 지난해 12월에 첫 사연을 받은 이후로 ‘12월의 사랑’, ‘솔로’, ‘봉사하는 사람들’, ‘2014 소원을 말해봐’ 등 다양한 주제로 사연을 받아 그 주인공들의 청춘을 찍어왔다.

다양한 주제만큼이나 그들이 만난 이야기의 주인공들도 다양했다. 스무 살을 앞둔 여고생부터 졸업 10주년을 맞은 스물아홉 여고 동창생, 작은 초등학교에서 단 둘뿐인 졸업생과 선생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받는 72세 할아버님까지. 각기 다른 모습과 빛깔로 반짝이는 그들을 청춘사진관은 ‘청춘’이라 부른다.

유성웅 씨 “28청춘이라는 말이 있죠. 20대부터 80대까지 청춘이라고 해서요.(웃음) 저희가 생각하는 청춘은 나이로 제한되지 않고 청춘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푸른 봄’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꿈, 가치관, 마인드, 모토, 슬로건이 그런 푸름과 닮아있다면 모두 청춘이지 않을까요?”

임기환 씨 “청춘은 꿈, 꿈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나이와는 상관없이요.”

청춘사진관의 피사체가 되었던 청춘들 역시 모두 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한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이야기와 빛깔, 꿈을 담으면서 청춘사진관은 매번 설렌다고 했다. 때로는 떨리며 때로는 감동을 받고 때로는 깊게 깨우치기도 한다. 청춘, 그들 각자의 이야기가 세 남자를 매순간 다른 감정에 잠기게 하는 것이다.
김판수 할아버지를 청춘사진관에서 촬영한 모습. 왼쪽 사진은 김판수 할아버지가 노란색 조끼를 입고 무언가가 쓰인 작은 판넬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할아버지의 모습을 뒤에서 찍은 것으로, 노란색 조끼의 등에는 ‘진상규명, 사죄배상’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묻자 그들은 김판수 할아버지를 손에 꼽았다. 김판수 할아버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위해 매주 수요일은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매주 일요일은 한옥마을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계시는 분이다. 일흔 둘, 지금껏 촬영했던 이들 중 가장 고령이지만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그야말로 푸른 꿈을 가진 청춘이다.

임기환 씨 “솔직히 저도 그렇게매주 한옥마을에서 서명을 받고 계시는지 잘 몰랐어요. 김판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아닌 남을 위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7,8년씩 헌신하시는 모습에 정말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유성웅 씨 “저희가 찍은 사진 한 장, 영상 하나가 큰 힘은 없겠지만 미약하게나마 젊은 세대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면 좋겠어요. 다만 프로젝트를 연계해서 기부금을 모아보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던 것이 조금 아쉬웠어요.”

어느 한옥집에서 촬영한 한 부부의 기념사진. 분홍색 계열의 한복을 입은 남편과 아내가 어느 한옥집의 기와지붕 아래 나무문 너머에 앉아 키스하려는 듯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 다른 주인공으로는 지난해 결혼 30주년이었던 한 부부를 꼽았다. 17년 전 공장 화재로 인해 큰 화상을 입은 후 세상을 원망하고 두려워하던 남편과 그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 힘든 시간을 함께 견뎌 온 아내, 앞으로도 오래도록 함께 아끼고 사랑하며 지내길 바라는 부부의 꿈을 담은 촬영이었다.

임기환 씨 “아버님께서 사고로 인해 얼굴에 70% 화상을 입으셔서 그동안 사진을 많이 기피하셨다고 해요. 이젠 많이 괜찮아지셔서 이번에 결혼 30주년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저희에게 오늘 하루가 아주 뜻 깊고 행복했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가 오히려 더 많은 감동을 받았던 뜻 깊고 기분 좋은 촬영이었어요.”

사진으로 만나는 청춘의 교집합

재능기부로 시작한 청춘사진관을 통해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세 남자는 전북대학교 동문이다. 이들은 함께 들었던 경영학 수업에서 경청, 배려, 칭찬이라는 가치관을 배우고 이에 깊이 공감했다. 셋 모두 기자단 혹은 SNS, 블로그 등 홍보 대외활동 경력이 있던 것도 의기투합하는데 한 몫을 했다. 세 남자의 교집합은 청춘이라는 것, 그리고 대외활동 경험으로 익숙해진 사진에 관심이 있다는 것, 그리고 전주. 이것이 청춘사진관의 시작이었다.

유성웅 씨 “청춘사진관이라는 이름은 저희의 교집합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청춘, 그리고 사진. 사진을 표현하는 단어는 ‘스튜디오’, ‘포토’도 있지만 저희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담고 싶었어요. ‘사진관’이라는 단어가 딱이었죠.”

사진 재능기부 프로젝트 이외에도 이들은 한국적인 스타일 ‘한스타일’에도 관심이 많다. 사진 촬영이 모두 전주 한옥마을에서 이루어지고 한복 협찬을 받는 것도 한스타일과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사진 재능기부 프로젝트 이외에도 이들은 한국적인 스타일 ‘한스타일’에도 관심이 많다. 사진 촬영이 모두 전주 한옥마을에서 이루어지고 한복 협찬을 받는 것도 한스타일과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임기환 씨“많은 분들이 한스타일을 느끼실 수 있는 방법이 뭔가 고민했어요. 전주의 한옥마을도 굉장히 아름답고 여기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한복 협찬을 계속 받고, 촬영도 주로 전주에서 하는 게 그 이유예요. 나중에는 전국적으로 움직일 생각도 있지만 일단 3월까지 진행될 예정인 첫 번째 프로젝트는 한스타일과 전주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일단은 전주에서 계속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청춘사진관의 작업은 페이스북에 주제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제는 수시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세 남자의 대화 속에서 구체적인 콘셉트를 잡으며 완성된다. 밥 먹으면서, 술 마시면서 자유롭게 떠오른 이야기를 정리한다. 기획회의도 하기는 하지만 거창할 것은 없다. 편안하고 일상적인 이들의 분위기 덕분일까, 주제는 늘 우리의 이야기같고 그래서 많은 청춘들이 어렵지 않게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페이스북 메시지나 메일로 받은 사연을 나름의 기준으로 선정한다. 가장 간절하거나 청춘사진관이 생각한 콘셉트와 가장 유사한 사연을 주로 뽑는다고. 그렇게 뽑힌 사연의 주인공들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간다.

재능기부? 행복공유!

사진 촬영은 반나절이 꼬박 걸린다. 시간과 노력, 마지막에 선물하는 앨범에 드는 제작비까지 청춘사진관이 기꺼이 책임진다. 대학생이 매번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인데 어떻게 마련하냐는 질문에 기환 씨는 기자단 활동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것이라며 담담한 어투로 대답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사회에 어떻게 돌려줄까 고민하다가 이러한 프로젝트를 고안했고 그러면서 금전적인 것도 그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돈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웅 씨는 씩 웃는다. “사비죠, 결국.”

세 남자가 사비로 진행비를 대고 직접 발로 뛰어 협찬도 얻어내지만, 이것이 이들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청춘사진관의 뜻을 좋게 보고 응원하는 한복집과 학교 앞 카페, 근교 레스토랑에서 한복과 커피쿠폰, 멋진 공간과 식사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

유성웅 씨 “금액으로 환산하면 아주 크죠. 그런데 그런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서 저희의 재능기부 활동을 응원해주시고, 저희 활동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걸 느끼신다고 하니 더 든든하고 뿌듯합니다.”

재능기부, 이제는 꽤 익숙한 단어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 익숙한 남의 일 정도로 여겨진다. 대단한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능기부에는 결코 대단한 재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재능기부를 통해 대단‘해지는’ 것뿐이다.

유성웅 씨 “재능기부라고 하면 거창하게들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재능은 사실 정말 별거 아니에요. 말 할 수 있는 것, 그것도 시각장애인에게는 큰 힘이 되죠. 들을 수 있는 것, 인터뷰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주면 말하는 사람에게 또 큰 힘이 되고요. 제가 아는 동생은 축구를 좋아해요. 선수도 아니고 아주 잘하는 것도 아닌데 매주 주말에 고아원에 가서 그 친구들과 축구를 해줘요. 그 친구는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이 놀아주는 것도 재능기부라고 생각해요.”

임기환 씨“재능기부라는 말이 좀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행복공유라고 생각해요. 행복을 공유한다는 마음만 있으면 쉬울 것 같아요.”

청춘사진관 유성웅 씨와 임기환 씨. 왼쪽 사진은 두 사람이 어깨동무를 하며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오른쪽 사진은 두 사람이 마주보며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듯 미소짓고 있는 사진이다.
꿈이 푸른 봄을 닮아있다면 청춘, 꿈을 꾸는 사람은 모두 청춘이라는 그들. 그렇다면청춘사진관의 꿈은 무엇일까.

임기환 씨 “어렸을 때부터 가졌던 꿈은 뭔가에 ‘의미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저는 진로를 언론 쪽으로 잡았는데 그 길에서 뭔가의 메시지를 던지고 함께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어요.”

유성웅 씨 “저는 꿈이 ‘주변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것’이에요. 무기력하게, 꿈을 잃은 채 단지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말하자면 꿈의 전도사가 되고 싶은게 제 꿈이에요. 마지막 순간까지 꿈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청춘사진관으로 그들은 다른 이들의 꿈을 간직해주는 동시에 스스로의 꿈을 꾼다. 그리고 이제 청춘사진관의 꿈도 함께 꾸기 시작했다. 이들은 청춘사진관을 통해 두 가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첫 번째는 행복함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것,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재능기부를 이어가는 것이다.

청춘사진관의 촬영에 주로 쓰이는 카메라를 찍은 사진. 검은색의 커다란 카메라를 청춘사진관 멤버 한 명이 들고 보여주고 있다.

임기환 씨“저희가 재능기부를 하는 것을 보고 또 다른 사람들이 ‘나도 하고 싶다, 할 수 있겠네.’라는 마음이 들게 하고 싶어요. ‘솔로’ 주제의 주인공인 춘천에서 온 군인 친구가 전역하면 저희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또 다른 분들의 또 다른 재능기부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프로젝트의 목표인 것 같아요.”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청춘사진관은 여전히 찰칵, 누군가의 청춘을 찍고 있다. 그들이 가는 길은 정해진 길이 아닌지라 앞으로 시행착오도 많을 것이고 돌아가기도 할 것이다. 끊임없이 고민도 하게 되고 지금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가 덧붙여질 수도 있다. 마치 우리, 청춘들처럼. 그러나 그들은 즐겁다. 그리고 20대에게도 함께 즐겁고 함께 행복하자고 말한다. 고민을 하든, 무언가를 결심해 앞으로 나아가든, 우리의 모든 순간은 곧, 청춘일테니.

임기환 씨 “다들 많은 고민을 하죠. 저도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그런 고민을 하면서 시작된 청춘사진관인데,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즐거우면 된다는 거예요. 저도 잘못할까봐, 안 될까봐, 어설플까봐,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봐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하면서 재미있었어요. 제가 즐거워서 만들다보니 저희가 굳이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아도 전달되고 사람들이 알아 주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즐거워하면 함께 하는 사람, 사진 찍히는 분들도 즐거워하시고 그러면 저는 또 더 즐거워지고요. 즐거움을 서로 주고받고 공유하게 돼요. 저도 꿈을 언제쯤 이룰 수 있을까 걱정도 하고 고민도 했는데 지금 즐거움을 느끼고 돌고 돌아가다보니 오히려 꿈이 더 구체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어떻게든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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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청춘을 선물해주는 청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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