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줄 고려대 앞 이모 인심

1년 동안 무수히도 많은 곳을 발로 뛰며 취재해 온 럽젠 기자들. 정작 그들이 위로와 휴식을, 깨알같은힘을 얻었던 곳은 따로 있었다. 120% 검증 완료, 럽젠 19기 기자들이 공개하는 ‘우리 학교 잇플레이스’.

사진_ 민성근/제19기 학생 기자(인하대학교 경제학과)

춥다, 춥다, 춥다! 달달한 코코아도 마셔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도 손에 쥐어보고, 뜨뜻한 국밥 한 그릇 먹어보지만 뼈 속까지 사무치는 추위를 피할 길이 없다. 그런데 여기, 국밥보다 더 따뜻한 맛집들이 있다. 인심 좋은 ‘이모’가 있는 고려대 앞이다!
고려대 앞의 이모 인심이 가득한 맛집의 음식들. 왼쪽은 나그네 파전의 해물파전, 가운데 사진은 부산집의 닭갈비, 오른쪽 사진은 고대앞 멸치국수의 김치말이국수 사진이다.

이모, 여기 멸치국수 한 그릇이요! <고대앞 멸치국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경에 김이 서린다. 앉을 곳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먼저 와 있는 손님들의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슬쩍 옆에 앉아 따뜻한 국물, 딱 한 모금 마시고 싶다.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아 메뉴를 시킨다. 뜨거운 김치말이국수와 참치 김밥 한 줄!
고대앞 멸치국수의 음식 사진. 왼쪽 사진은 설렁탕 그릇 같은 두꺼운 그릇 안에 김치말이국수가 담겨 있는 모습이다. 국수 면 위에 김과 김치, 오이 등의 고명이 올려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참치김밥을 클로즈업해 찍은 사진. 김밥이 두 줄로 흰 접시 위에 담겨 있다.
‘고대앞 멸치국수’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 중 하나다. 여러 매스컴은 물론 허영만 작가의 <식객>에도 소개되었으니 그 맛은 익히 보장된 셈. 멸치의 비린 맛이 없는 깔끔한 국물은 어느 때 먹어도 개운하다. 똑같은 국물이지만, 얹어지는 고명에 따라 맑은 국물의 ‘멸치국수’, 아삭한 김치가 일품인 ‘김치말이 국수’, 부드럽고 쌉쌀한 ‘도토리묵+국수’로 그 매력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뜨거운 김치말이 국수’와 ‘참치 김밥’의 조합은 단연 인기다. 일반 분식집에서 시켜 먹던 ‘라면 하나에 참치 김밥 한 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한 입에 들어가기에 벅찬 참치 김밥에, 푸짐한 멸치국수는 이모 인심까지 듬뿍 담아 여자 둘이 먹기에 모자람이 없는 양이다.
고대앞 멸치국수의 모습들. 왼쪽 사진은 위에서 본 김치말이국수와 참치 김밥을 테이블 위에 함께 두고 위에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식당 내부의 모습이다. ‘주문은 여기에~’라는 글귀 간판 아래에 카운터가 있고 살짝 주방의 모습이 보이며 주문을 받고 계시는 분홍색 조끼와 두건을 쓴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보인다.

Location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137-544
Price 뜨거운 멸치국수 4000원, 뜨거운 김치말이 국수 5000원, 참치 김밥 3500원
Info 02-953-1095, 24시간 영업
이모, 오늘은 닭갈비 먹을게요! <부산집>

부산집의 내외관 모습. 왼쪽 사진은 부산집 앞에서 찍은 부산집의 모습으로, 은색 샷시문 위 유리창에 ‘부산집’, ‘닭곱창, 닭도리탕, 닭갈비’ 등의 메뉴와 이름이 쓰여 있고 가게 앞에는 ‘부산집’이라고 쓴 입간판이 서 있다. 오른쪽 사진은 내부 모습으로, 바닥 위에 놓인 원형 테이블이 반,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좌식 평상이 반씩 가게 내부를 차지하고 있다. 가게 벽에는 온통 다녀간 이들의 낙서가 가득 채워져 있다.
“이모, 저희 왔어요!” 진짜 친이모 댁에 온 것마냥 문을 열고 들어가며 큰 소리로 인사한다. “춥지? 중간에 앉아! 금방 바닥 따뜻해질 거야.”부랴부랴 난방을 올리고, 온열기를 틀며 반겨주시는 것이 진짜 ‘이모’ 같다. 닭갈비, 닭똥집, 오돌뼈.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이모, 오늘은 닭갈비요!”
부산집의 닭갈비. 버너 위에 은박지를 깔아둔 후라이팬, 그 위에 양념으로 조리된 닭갈비와 깻잎이 올려져 있다.
‘부산집’의 닭갈비는 ‘진짜’ 닭갈비다. 무슨 말이냐 하면, 다른 곳의 닭 반, 야채 반과는 달리 눈 감고 집어도 닭갈비가 나온다는 말씀. 기름기가 알맞게 제거되어 있어서 고기로만 배를 채워도 느끼함이 없다. 여기에 단골에게는 종종 서비스로 제공되는 ‘냉국수’도 한 몫 한다. 새콤하고 시원한 국물에 얼음과 함께 씹히는 소면은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일품이다. 닭갈비에 냉국수, 바로 볶아 나와 더 맛있는 반찬 어묵까지. 터질 것 같은 배를 부여잡고도 지나칠 수 없는 게 또 있다. 바로 볶음밥. 간간히 씹히는 깍두기는 볶음밥을 주문한 우리의 선택을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 것이다.
왼쪽 사진은 부산집의냉국수 사진. 김치 국물처럼 붉은 국물에 면이 담겨 있고 누군가 면을 한 젓가락 가득 들어올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볶음밥의 모습. 버너 위 은박지가 깔린 판 위에 잘 볶아진 볶음밥이 보이고 이를 누군가 한 숟가락 들어올리고 있다.

Location 동대문구 제기동 138-10
Price 닭갈비, 닭똥집, 오돌뼈 모두 7000원, 볶음밥 2000원, 냉국수 2000원
Info 02-921-7096, <부산집>은 이른 저녁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미리 확인하고 출발하자!
삼촌, 해물파전이랑 막걸리 하나요! <나그네 파전>

나그네 파전의 외관 모습. 세로로 선 유리문 위에 ‘나그네 파전’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다.
골목길의 나직한 건물에 위치한 ‘나그네 파전’ 앞. 예상치 못한 글자에 멈칫, 문 앞에 멈춰 섰다. ‘8 ?년생 출입금지.’ 스티커가 벗겨진 자리에는 원래 어떤 숫자가 있었던 걸까? 0부터 9, 어떤 숫자가 온다고 해도 2014년의 지금, 주민등록번호가 8로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서 어느 누구도 나이 때문에 궁금한 음식을 먹어보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30년 전통의 포스가 벌써부터 느껴진다. 한층 기대감이 올라 안으로 들어간다. 풍겨오는 해물파전의 향에 자리에 앉기도 전 주문부터 외친다. “삼촌, 해물파전이랑 막걸리 한 통 주세요. 아, 고추튀김도 하나요.”
해물파전과 고추튀김의 모습. 왼쪽 사진은 해물파전으로, 커다란 접시 위에 둥근 모양의 해물파전이 조각조각 썰려 있다. 접시 한쪽에는 작은 종지에 양파를 썰어넣은 간장이 담겨 있다. 오른쪽 사진은 고추튀김으로 접시 위에 휴지 한 장이 깔려 있고 그 위에 고추를 튀긴 고추튀김이 여러 개 올려져 있다. 옆에는 마찬가지라 양파와 간장이 종지에 담겨 있다.
고추튀김을 하나 들어 양파와 간장 종지에 이를 찍어보고 있는 모습이다.‘30년 전통’은 괜한 수식어가 아니었다. 고추튀김을 한 입 베어 물자, 시원한 고추의 향에 속을 꽉 채운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가 식욕을 자극한다. 갓 튀겨 나온 튀김이라 뜨겁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입을 움직이게 된다. 해물파전은 고추튀김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데, 주문과 동시에 조리되기 때문이다. 해물파전 속에는 오징어, 새우, 홍합 등의 각종 해산물이 그득하다. 테이블에 놓이기 전부터 풍겨오는 해산물의 싱싱한 향에 그 속을 꼭 들춰보지 않아도, 푸짐한 해산물의 양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해물파전을 먹기 위해 뜯고 있는 모습. 해물파전을 젓가락으로 들기 위해 집으려는 모습이다. 해물파전 안에는 가득한 파와 오징어, 홍합살 등의 해물이 들어 있다.
속을 꽉 채운 재료만큼이나 그 두께도 푸짐하다. 젓가락으로 한 번에 집기가 어려울 정도다. 뜨거운 파전을 호호 불어 먹으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라는 누구나 알지만, 언제나 어려운 맛의 법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Location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139-3
Price 해물파전 11000원, 고추튀김 10000원
Info 02-926-9077,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맛있는 음식점은 널리고 널렸다. 한 곳에서 인기를 끌면 금세 체인점으로 여기저기 퍼져나간다.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먹는 음식. 손맛이나 재료나 모든 것이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이 곳들에서, 푸짐함은 덤으로 얹어오는 맛있는 음식들 먹으면서 헛헛한 마음들 채워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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