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배 l ‘자신감’을 이끄는 리더십


사진_이미선/제19기 학생기자(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이유진/제19기 학생기자(세종대학교 역사학과)
영상_정민하/제19기 학생기자(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유럽의 중심, 영국에서 두 번이나 리더의 자리를 맡으며 LG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이 있다. 다른 유럽 대륙 국가보다 패션 트렌드도, 기술 발전도 항상 앞서가는 곳이 바로 영국. ‘영국에서 잘 해야 유럽 전체에 그 영향이 미친다’는 상징성까지 있는 만큼 부담도 없지 않았다. 그 부담을 기회로 생각하고 도전한 끝에 영국 속 LG를 프리미엄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LG EUK(LG전자 영국 법인)의 살아있는 전설, 나영배 법인장이다.
영국 LG 법인 건물 앞에서 나영배 법인장이 선 채로 웃으며 카메라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나영배 법인장은 안경을 쓰고 푸른 셔츠에 검은 수트를 입고 있으며, 뒤에 있는 LG 영국 법인 건물은 벽면이 유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LG 로고가 부착된 간판이 걸려 있다.

욕심으로 내린 꿈의 뿌리

영문학을 전공했던 그의 20대는 긍정적인 욕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들 노느라 바쁜 1, 2학년 때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독서나 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방면으로 생각의 폭을 넓혔다. 그렇게 세상을 느끼고, 깨우치며 얻은 그의 꿈은 특별했다.

“욕심껏 해 보고 싶다는 게 꿈이었어요. 학교 졸업하고서 직장에 다니는 선배를 보면 그쪽 일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관심사에 맞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언론계 일을 꿈꾸기도 했어요. 기자들은 굉장히 바쁘잖아요. 사회 생활을 하며 접하는 지식, 사람, 관계가 넓고 다양해서 스스로 많은 걸 소화해내야 하고. 그런 점에 끌렸죠.”

그의 언론계에 대한 꿈은 남달랐다. 다양한 범위의 언론을 통해서라면 자유롭게 본인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남몰래 입사 시험도 보고, 또 단번에 합격도 할 만큼 관심이 컸다. 욕심 많던 20대의 그에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에 더해 기자가 되어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도 쓰고 싶었다.
나영배 법인장이 인터뷰할 때의 모습이다. 왼쪽 사진은 책상에 앉아 누군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으로, 두 손을 맞잡으려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오른손을 앞쪽으로 내밀며 시선을 약간 아래로 두고 있다.
그런 그가 LG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4학년 2학기에 우연히 참석한 금성사(당시 LG의 이름) 취업 설명회 때문이었다. 설명회에 가면 차비도 주고 밥도 준다는 말에 대여섯 명의 친구들과 가볍게 다녀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 뒤, LG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4학년 2학기 동안 매월 용돈을 10만원 씩 줬어요. 그 당시 학교 앞 하숙비가 3만3천 원이었는데 그 정도면 상당한 돈이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LG에 관심이 가게 됐어요. 역사도 있는 회사였고, 발전의 기회도 많다는 걸 점차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단번에 입사를 결정한 후에도 후회는 없었다. 계속해서 자기 발전을 위한 경험의 길을 닦았기 때문이다. IR(Invest Relations,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재무 상태, 포트폴리오, 잠재력 등을 설명해 투자를 유치하는 일), M&A(Merges and Acquisitions, 기업의 인수와 합병) 등 전문 업무는 물론 그룹 회장실 근무와 두 번의 영국 발령까지. LG에 몸 담은 30년 동안 그는 단 한 순간도 쉬지 않았다.

“여가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것을 싫어해요. 때문에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책을 한 권 씩 해치우곤 합니다. 책 한 권을 잡으면 날이 새는 줄 모르고 다 읽어버리는 게 습관이 되었죠. 일이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이 알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책을 읽으려 하고 있지요.”

모험을 즐기는 리더

2011년, 첫 번째 영국 법인장직을 마치고 돌아온 그가 막 다시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을 즈음, 법인장직을 또 한번 수행해 달라는 본사의 요청이 있었다. 그가 돌아온 지 1년만의 일이었다. 당시 LG전자의 스마트 폰 약세에 더불어 유럽 시장의 금융 위기가 겹쳐있는 상황이었기에, 두 번째 법인장직은 큰 도전이자 모험과도 같았다.
나영배 법인장의 활동 모습. 왼쪽 사진은 나영배 법인장과 여러 LG 직원이 사이좋은 모습으로 일렬로 서서 사진을 촬영한 모습이다. 한국인, 외국인이 섞여 있으며 나영배 법인장은 가장 오른쪽에 서 있다. 오른쪽 사진은 나영배 법인장이 사람들과 편안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땐 얼떨떨했어요. 본사에서 말하길, 무조건 제가 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니까요. 주어진 책임감이 막중하니 부담감도 대단했죠. 하지만 한편으론 ‘회사에서 나를 인정해주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 마음에 다시 영국행을 결심했습니다.”

나영배 법인장이 어느 행사장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영배 법인장이 가운데에 서 있고, 왼쪽에는 백인 남자가 손동작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고 오른쪽에 선 남자는 한국 남자로 한 손에 샴페인을 들고 있다.  그가 영국으로 복귀한 뒤 LG전자는 눈부신 진화를 보였다. 그야말로 승승장구.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브랜드가 강세였던 유럽 시장에서 LG전자는 이전보다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금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나아가 신선한 마케팅과 더불어 높은 기술력을 통한 혁신적인 제품의 개발로 유럽인들 사이에 ‘LG’라는 두 글자의 존재 가치를 깊숙이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특히 변화가 빠른 것으로 유명한 영국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템포는 더욱 빨라져 갔다. 그러나 이것이 나영배 법인장이 추구하는 원리와 맞아 떨어지면서, LG전자는 본격적인 성공 가도의 출발선에 서게 되었다.

“사업 성과가 좋을수록 브랜드 순위는 올라갑니다. 그와 함께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성장하게 되죠. 어딜 가든 ‘LG전자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자신 있게 밝히고 자랑하게 되는 거예요. 바로 그러한 자부심이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드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됩니다.”

직원들의 가슴에 심어주어야 할 것으로 ‘자신감’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그의 말에서 인간적인 리더십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LG EUK의 두드러진 성장에는 그가 보여준 사업적 성과 외에도 많은 요인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궁금증은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만든다

늘 자신감 넘치는 그였지만 법인장으로서의 생활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불의의 사고에도 리더로서의 자신을 먼저 탓했고, 의무를 다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리더로서 의사 결정을 하는 데에 자신감이 없어 문제가 된 적은 없어요. 오히려 ‘나 혼자의 결단이 필요하구나’하는 생각에 외로움이 들곤 했습니다.”

외로움에 빠진 그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직원들이었다. 다같이 팀워크를 맞추고 공동체 정신(Team spirit)을 발휘하니 어느새 회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힘이 되어준 직원들에게 그는 특별한 가치를 선물하고 있었다. 바로 직원들의 장기적인 발전이었다.

“무조건 직원들을 가르치기보다는 그들이 스스로 터득하도록 하는 게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능력과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보는 거죠. 그러다 보면 다방면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돼요. ‘이 직원이 이 일을 잘한다’고 해서 그 일만 시키면 성과는 잘 나올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10년, 20년이 지나면 그 사람은 그것 하나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는 20대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했다. 공부는 기본, 이에 더해 다양한 경험에 도전하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특히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세요. 다들 영어, 중국어만 할 때 다른 제 2외국어를 하거나,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과목이나 주제를 공부해보는 거죠. 그를 통해 남들보다 더 사고를 넓힐 수 있게 될 겁니다.”

나영배 법인장이 인터뷰 도중 오른쪽 옆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의 왼쪽 배경으로는 그가 직접 쓴 손글씨가 합성되어 있다. ‘To. LG Love Gen.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드시고 끝까지 LG Fan이 되어주세요. 나영배’라고 쓰여 있다.
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던 나영배 법인장. 그의 자신감과 긍정적 에너지의 원천이 궁금해질 즈음 그는 20대를 위한 하나의 솔루션을 제시했다. ‘궁금증’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늙는다’는 것은 물리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더 많은 걸 차지해요. 때문에 늙지 않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궁금증’을 갖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져 보세요. 20대, 무서울 것도 망설일 것도 없는 가장 좋은 때잖아요? 바로 이때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공부하는 것은 앞으로의 인생에 큰 힘이 될 거라 장담합니다.”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은 많다. 그 자신감이 본인의 무기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허나 이를 실천에 옮긴 후 그 결과로 이를 증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영배 법인장은 특유의 행동력과 리더십으로 그 자신감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고 있었다. 그가 유럽의 중심 영국에서 보여준 묵직한 존재감은, ‘스스로에게 당당해야 한다’는 보편타당한 진리를 실천하는 이의 모습 그 자체였다.
LG 영국 법인 건물 앞에서 나영배 법인장을 중심으로 럽젠 19기 기자단과 영국 법인의 임직원들이 함께 사진촬영을 한 모습이다. 럽젠 학생 기자 두 명이 가장 앞에 앉아 ‘19th student reporters visit to United Kingdom’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고 모두가 엄지 손가락을 들거나 엄지와 검지로 L를 만들어 보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영국에서 만난 LG EUK의 여러 모습과 나영배 법인장의 인터뷰 현장을 영상으로 담아왔습니다.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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