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 깊은 울림을 지닌 가수

오디션 프로가 대중화된 요즘.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사실에 수긍하게 된다. 유독 가수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 보이는 것은 단순 착시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가수라는 길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노래를 잘한다는 것’만으로는 가수로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기에 더욱 걷기 어려운 길이 아닐까.

청춘, 가수의 꿈을 꾸다

주영은 고등학교 때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가수를 꿈꾸는 여느 이들처럼, 노래하는 것이 좋아서였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긴 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들이 밴드를 한다고 하길래, 저도 노래하고 싶다며 같이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재미있기만 했었는데, 다른 고등학교 밴드들과 함께 연합 공연을 하면서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리고 그때 ‘어쩌면 이게 제 옷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미 음악을 하기로 결정한 그였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대부분의 부모님이 그렇듯이, 주영의 부모님도 그가 평범한 길을 가기를 원했다. 그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목포대학교 팝송대회에 나갔었는데, 당시 50명 중에서 1등을 한 거예요. 그때는 노래도 배우지 않았고, 잘한다는 확신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불쑥 상을 받고 나서 제가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이후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갔어요. 참가한 거의 모든 대회에서 1등을 했고, 부모님도 그제야 이해하고 인정해 주셨죠.”

집안의 지지는 얻고,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실용음악 입시를 준비하면서 그에게는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쳐왔다. 먹고 자는 시간 이외의 모든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낙방이었다. 그는 정말 큰 좌절감을 맛보았다.

“저는 좋은 대학교의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하면, 자연스럽게 가수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그 학교에 못 가면 앞으로 음악생활을 할 수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대학에 다 떨어지고 나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세상에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구나.’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었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신념은 결국 다른 행운을 가져다줬다. 입시가 끝나고 숨을 고를 즈음, 라디(Ra.D의) ‘I’m in love’를 부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뜻밖에도 영상은 네이트 동영상 베스트 랭크됐다. 자극을 받았던지, 그 김에 라디에게 영상을 보냈고, 영상을 확인한 라디에게 연락이 왔다. 이후 그는 오디션을 거쳐 ‘리얼 콜라보(라디가 2008년 설립한 기획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노력하면 뭐든지 결과로 나오는 것 같아요. 단지 우리는 이만큼 노력했는데, 그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는 거죠.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남들이 알아주는 결과는 적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제 좌우명처럼, ‘혼이 담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거든요. 저는 이 말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요. 노력한 사람은 반드시 그 일이 아니라도 다른 기회가 주어지죠. 사소하게라도 이런 것들은 굉장히 감사할 일인데, 사람들은 ‘겨우 이런 것’ 하며 불평을 하기도 하죠. 저도 그랬었고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오히려 편해진 것일까. 노력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결과를 바라지 않는 것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장벽들을 넘고 깨달음을 얻은 사람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실제로 ‘하루 13시간씩 노래 연습을 했는데, 어떻게 대학에 떨어질 수가 있지?’ 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던 그였다.

“이렇게 느끼게 된 건, ‘리얼 콜라보’에 들어와서부터 예요. ‘대학교 대신 음악을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회사, 기회가 주어졌구나.’ 라고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전 이곳에서 ‘유명한 가수가 되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많이 배워야지’ 하고 생각해요. 대신 제 방향성은 알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확신은 있지요.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서 저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떤 일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든 것 같아요.”

미니앨범 1집이 나오기까지

“소속사에 들어가면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되어가는 과정을 알게 되었어요. 실용음악 입시로 접했던 것과, 소속사에 들어가서 제가 느낀 것이 달랐거든요. 당시 저에게는 곡을 쓴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들어와서 1년 동안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 바닥에서 제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도무지 상상이 안 갔거든요. 당시 힘들 때마다 불렀던 노래가,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이라는 곡이에요. 영상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고, ‘열심히 하면 또 알아봐 주시는 구나.’ 하고 용기를 얻게 되었죠. 그 이후 ‘슈프림팀’과 함께 ‘그땐 그땐 그땐’이란 곡으로 무대에도 서보고, 디지털 싱글 ‘그대와 같아’까지 내게 되었어요. 이렇게 한 계단 한 계단 힘든 상황을 극복해나갔던 것 같아요.”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주영은 작년 12월, 미니앨범 1집을 발표했다. 첫 디지털 싱글 ‘그대와 같아’가 나온 지 약 2년 만이다. 미니앨범에는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중 타이틀 곡인 ‘네게 난’은 주영이 작사, 작곡을 한 곡이다. 이외 다른 곡에도 주영은 작사나 작곡 등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사실 처음 ‘리얼 콜라보’에 들어올 때, 보컬리스트로 들어왔어요. 하지만 저희 소속사 가수들은 모두 싱어송라이터거든요. 저도 그런 모습에 자극을 많이 받았고, 제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라디형께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무엇보다 소속사 내부에서 언제 앨범을 내어야만 한다, 라는 압박이 없어서 편하게 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음반 작업을 하면서, 연습을 하면서, 잘 안 될 때, 아무리 긍정적인 그라도 슬럼프는 오지 않았을까.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그만의 방법을 물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엄청 열심히 놀거나, 또 하나는 엄청 열심히 노력하거나.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슬럼프는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을 때 온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데 슬럼프가 올 수는 없어요. 열심히 하면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고등학교 시절 노래할 때는, 정말 안 늘면 슬럼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단지 성장통일뿐이지 슬럼프가 아니었어요. 아직은 슬럼프라는 말을 쓰기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약 2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길다면 긴 시간인데, 그는 이 시간 동안 자신이 행복하지 않았다면 음악을 못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칠 때에도, 얼마만큼 즐기고 사랑하면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한다는 것은 매력과 동시에 위험을 수반한다. 좋아하는 일 외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도 있고, 좋아하는 일이라도 의무감이 더해져 항상 행복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스트레스받지 않고, 가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부모님의 도움이나 회사의 도움 안에서 자신이 이렇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앨범을 낼 때마다 느끼는 게 참 많아요. 디지털 싱글 ‘그대와 같아’를 내기 전에는 보컬리스트로 성공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싱글을 내고 나서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곡을 쓰게 되었고, 그렇게 하다 보니 2년 반이 지나갔더라고요.”

음악과 그의 이야기

가수 ‘주영’으로서 그는 언제 들어도 감각적이고, 세련된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가 실용음악학과를 가기 위해 레슨을 받았을 때는 ‘정확한’ 발성과 기교를 배웠다. 하지만 계속 의문이 들었다. ‘왜 이렇게 부르면 안 되지?’ 하고 말이다. 그는 ‘느낌 있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 정확하게 부르는 어떤 ‘방법’이 몸에 배어 어렵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느낌이 살아있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제 롤모델은 ‘George Benson조지 벤슨’이에요. 아버지께서 조지 벤슨의 씨디 6장을 주셨어요. 그때 확실하게 제 머릿속에 ‘이런 음악을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된 아티스트인데도 꾸준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점이 와 닿았어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소속사 ‘리얼 콜라보’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얼 콜라보는 아티스트 스스로 성장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게 하고 시기가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앨범을 낸다. 쉽게 말해 들어온 지 한두 달 밖에 안되었을지라도, 좋은 음악이라고 판단되면 앨범이 나오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곡을 썼을 때, 정말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어요. 분위기가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무대와 조명이 있으면 어느 순간 변하듯이 말이에요. 그 분위기 덕에 저는 이 회사에서 못했던 걸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아요. 제가 만약 큰 회사에 가서 남한테 곡을 받고 노래를 했다면, 그냥 거기에서 머물렀을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감사해요.”

음악은 누구에게 배워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주영. 스스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 회사가 있었기에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보컬리스트에서 출발해 싱어송라이터로 나아가고 있는 그는 곡을 쓸 때 어떤 것을 주로 생각하는지 물었다.

“직접 경험하고, 보고, 느낀 것들을 주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곡을 쓸 때는 제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어렵지만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제 이야기가 너무 부족해서 더 많이 보고 느끼고, 사랑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연륜이라는 것은 속일 수가 없더라고요. 제 곡 중에서는 미니앨범 타이틀 곡인 ‘네게 난’이 가장 애착이 가요. 태어나서 처음 쓴 곡이기도 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게 특히 더 신기했어요. 모든 게 그렇지만, 자신의 직업이 되기까지는 사람들의 칭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곡을 썼을 때, 누군가 칭찬해주니까 앞으로 계속 노래를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아직 보여 드릴 것이 많아요

나이가 들어도 음악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는 가수 주영. 사실 한국 음악 시장은 좁기도 하지만, 롱런 하는 가수를 찾기 어렵다. 이것이 한국 음악 시장의 현실이지만, 음악으로 계속 대중들과 소통해 나가는 것. 그에게는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그는 한국을 넘어, 미국 시장 진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필리핀계 미국인 Jeff Bernat(제프 버넷)처럼 음악이 통한다면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노력을 믿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나간다면 뮤지션 ‘주영’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아이튠즈 차트에 오를 날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때때로 누군가 저에게 자만하지 말라고 계속 시련을 주는 것 같아요. 제가 음악대회에 나가서 연속으로 1등을 했을 땐 당연히 대학에 합격할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시련을 겪으면서, 지나고 나면 ‘그래서 그랬구나’ 이해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 더 겸손해지고, 겸손하고 싶더라고요.”

올해 꼭 정규 1집을 발매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전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조급해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에서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미 그의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아직 23살이고 대학생이지만 굉장히 어른스러웠던 그이다. 마지막으로 럽젠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역시 그의 신념이 담긴, ‘감사하자’란다.

“감사할 줄 아는 습관을 들이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불평이 시작되면 다음 단계는 더 불만스러워 질 거예요. 혹시 알아요? 처음부터 감사했다면,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오게 될 줄이요. 항상 감사하면서 살면 뭘 해도 되지 않을까요? 삶을 더 긍정적으로 즐겼으면 좋겠어요.”

미니앨범 1집 타이틀곡 ‘네게 난’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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