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김진만 l 그리고 남은 아마존과 남극 이야기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생명체가 사는 미지의 아마존, 신이 허락하지 않은 세상의 끝에 자리 잡은 남극. 누구도 쉽게 발 디딜 수 없는 그곳에서 그는 누구도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방송에서 풀지 못한, 그의 마음에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보따리가 지금 막 풀어졌다.

사진 _ 한아름/제17기 학생 기자(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사진 제공 _ 김진만 PD

남극, 자연 속에서 신을 만나다

‘태초부터 인간은 살 수 없었던 얼음의 땅, 그곳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남극, 그 세상의 끝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였습니다.’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에서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은 곧 그의 고백이었다. 소통으로 일구어낸 눈물 시리즈를 통해 그는 자신이 느낀 바를 조심스레 풀어놓았으며, 이는 우리에게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말하자면 자연과 소통하기 위해 남극에 들어갔어요. 들어가 보니 정말 사람이 들어가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느껴져요. 저는 종교는 없지만, 남극에서 신의 존재를 느꼈어요. 어떤 형체가 있는 신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것이 곧 신이라는 생각을 했죠. 너무나 두렵거든요. 시속 100km 이상의 블리자드가 불고 영하 30~40도 기온이 떨어지는 남극에 있으면 인간이라는 생명이 자연 앞에서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껴요.

자연은 그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신이 인간을 허락하지 않은 땅 남극, 그곳에서 그는 신이 허락한 이상의 자연을 마주했고, 모든 것이 두려웠다.

아마존은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편안함이 느껴졌지만, 남극은 사실 굉장히 두려웠죠. 원래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땅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특히 태양이 한 달간 뜨지 않아 기지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어요.


자연과 소통하겠다는 마음에서 간 남극은 그에게 겸손을 가르쳐줬다. 그의 고백 속에는 자연을 향한 경외와 함께 인간을 향한 경고가 함께 담겨 있다. 그 모든 것이 김진만 표 ‘눈물’ 시리즈에 오롯이 담겨 있으며, 책과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와 소통을 권한다. 이제는 우리가 소통해야 할 차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의 계곡 나오시카>에서 이런 말이 나왔어요.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려면 할수록 자연은 더 큰 보복을 할 것이다.’ 남극에서 이 말을 느꼈어요. 인간이 자연과 경쟁해서는 안되거든요. 자연과 소통하기 위해 남극에 들어갔지만, 자연이 사람을 남극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달았죠. 남극은 존재해야 하며, 이곳이 사라지면 결국 모든 생명에 재앙이 될 수밖에 없어요.

거창한 도전이 아닌, 단지 불편함

많은 사람이 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쉬이 ‘도전’을 떠올린다. 보통 사람이 쉽게 닿을 수 없는 아마존과 남극에 뛰어든 것 자체가 그래 보였다. 그에게 이런 거창한 도전 정신에 대해 듣고 싶었지만, 그는 단지 ‘불편함’이라고 일축했다.

도전, 열정∙∙ 정말 거창하게 생각하잖아요. 아마존에 가기 위해 엄청난 도전정신을 발휘하고, 남극에서 버티기 위해 힘든 훈련을 극복하고, 전혀 그런 게 아니에요. 아마존에는 지구 상 가장 원시의 삶을 사는 조에족이 있고, 남극에는 겨울의 지구 상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황제펭귄이 있잖아요. 그렇게도 매력적인 생명체와 만남에는 수많은 방해요소가 있을 뿐이죠. 그것을 이겨내는 일은 거창한 도전이 아니라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에요.

우리의 생각과 달리 그는 도전 대신 행복을 만끽했다. 수많은 생명체를 포함한 자연과의 소통 속에서 그는 셀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원하는 모습을, 담기 어려운 장면을 촬영하는 순간, 그가 겪었던 모든 고통은 작은 불편함으로 축소되었다.

촬영하면 정말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 많아요. 예를 들어 황제펭귄이 알을 깨는 장면. 그게 찍기 쉬울 것 같지만, 굉장히 어려워요. 수천 개의 알을 보며 일단 기다려야 하죠. 결정적인 순간에 뒤돌아보는 경우도 있죠. 그러나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순간, 그 행복은 말도 못해요. 촬영을 통해 얻는 기쁨이 너무나 많아서 고생은 고생이 아닌 거죠. 그냥 불편함이라고 생각해요.


그 모든 고통이 불편함으로 느껴질 만큼 그에게 아마존과 남극은 간절했다. 가야 할 뚜렷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어떤 고통과 어려움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처음에는 ‘내가 이것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하잖아요. 그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어요. 일단 몸으로 때우면 별거 아닌 것을 알 수 있죠. 이유만 있으면 되는 거예요. 어떤 것을 하더라도 이유를 알아야 하잖아요. 이유에 대한 정확한 답이 있다면 그 과정이 힘들지 않다는 것이에요. 아마존에는 조에족, 남극에는 황제펭귄, 그것이 제 이유였어요.

그는 이제 아마존과 남극에 이어 곤충과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즐겁기만 하다. 인터뷰 도중 걸려오는 많은 전화, 바쁜 스케줄 속에서 그는 새로운 만남에 이미 상기된 얼굴이었다.

이번에는 곤충 다큐 3D 영화를 하기로 했어요. 전 사실 곤충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선배가 한 번 해보자고 하는 거예요. 처음 사진으로 접했을 땐 징그러웠죠. 가슴 뛸 리가 없잖아요.(웃음) 촬영을 위해 책을 보면서 곤충에 대해 공부했는데, 이 힘없고 작은 녀석이 인간보다 수백만 년이나 더 오래 살아왔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 이야기도 정말 매력적이에요. 현재 곤충에 대해 공부하고, 다음 주부터 촬영에 들어가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랑도 언젠간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아마존이, 남극이 그랬듯 촬영 후 그가 곤충을 대하는 마음도 이럴 것이다.

20대를 위한 김진만 PD의 때깔 있는 잔소리

1.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라
경험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죠. 남들이 하는 것 말고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그 과정에서도 분명히 배우는 것이 있을 거예요. 그런 이야기가 나중에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거든요.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상황에 맞는 경험을 하되 남들 따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매력이 없잖아요.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경험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2. 경험을 농축한 책을 읽어라
다들 바쁘니까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최고로 좋죠. 책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가장 쉽고 감동적으로 얻을 수 있으니까요.

3. 대통령을 잘 뽑아라
요새 대학생들 많이 힘들잖아요. 특히 등록금 등의 돈 문제. 그래서 정말 안타까워요. 우리 때는 물론 우골탑이라고 했지만, 이만큼은 비싸지 않았어요. 전 65만원이었어요. 물가상승을 따져봐도 1~2천만 원 정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죠. 이런 문제는 대통령을 잘 뽑아서 해결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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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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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할 필요도 없다. 이유만 있으면 된다.
    하고 싶어도 걱정이 앞서 주저하고 포기해버린 저에게 많은 교훈을 준 기사였어요.
    아직 젊지만 두려움때문에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했던것들이 많은데, 정말 본받고 싶은 분이에요.
    저도 앞으로 설레는 일을 찾으면 주저하지 않고 도전해봐겠어요!!
    좋은 기사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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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감사합니다!! 아직 우리는 젊기에 도전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자신이 떨리는 일을 향해 꼭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alluptosseul

    일단 해보면 된다는 말. 정말 와닿습니다!!! 두려워 하지말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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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럽젠 19기에 도전!!

  • 그건너

    조금 더 가슴 뛰는 길을 가자!
    황제펭귄과의 사진은 정말 부럽습니다.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게 하고 가슴뛰게 하는 글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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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저도 황제팽귄 한 번 만나보고 싶어요~ 남극에서만 볼 수 있어요!

  • 남극..아마존... 살면서 과연 두곳을 갈수있을까요?ㅠㅠ
    한편으로는 그런 도전정신이 너무 부러워요..
    잔소리도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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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거에요~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 정말 강하신 분 같아요. 활력있고 에너지넘치고...
    어려도 훨씬 어린 제가.. 더 무기력하고 힘이 없어 보이네요.
    남들 따라 가지 말고,
    나만의 스토리 나만의 인생을 살아내라는 조언을 가슴깊이 새겨두겠습니다.
    그리고 힘든 여정이었을 텐데도, 사진속에서 행복과 기쁨이 넘쳐 흘러요.
    그런 강한 정신이 멋져보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답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더이상 부러워만 해서는 안되겠죠.
    저도 두 눈 똑바로 뜨고, 가슴을 활짝 열고
    새로운 마음으로 저의 꿈을 찾아 가려고 해요.
    김진만PD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지네요...
    저도 세상 끝에서 외박하는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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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누군가에게는 도전과 같이 거창하게 보였지만 자신에게는 작은 불편함 정도였다고 하셨어요~
    촬영을 하며 너무 행복한 경험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그러시겠죠?
    우리도 우리가 행복해할 수 있는 꿈을 찾는다면
    김진만 피디님처럼 멋진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에요~
    세상 끝에서 외박하시는 날에도 럽젠에 방문해주세요^^

  • 정말 아무것도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어요. 촬영 전 모든 것에 대해 공부하고 준비하고,
    힘들게 촬영하신 방송을 집에서 편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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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이 기사를 보고 다시 한 번 눈물 시리즈를 보신다면 훨씬 많은 것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 조금 더 가슴 뛰는 길을 가자를 실천하고 계신거 같아 더욱 멋지네요 ㅋㅋ 오늘도 세상끝에서 외박중 읽어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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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정말 재미있답니다~ 저는 책을 펴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 글을 읽으면서 이제거의 30년을 살면서 언제나 도전은 생각만 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일들에 익숙해져 생각 같이 행동하지 못한 제가 부끄러울 정도네요~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글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본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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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섭 기자

    감사합니다~ 커다란 도전이 아닌 작은 마음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누구나
    김진만 피디님같은 경험을 이룰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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