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Martin Škoda ㅣ 즐거움을 양념하는 요리 블로거

그가 온몸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시간은 단 11분 55초. 영상 하나만으로 세계 반대편에서 티켓을 끊는 용기를 갖게 한 인물이 있다. 체코인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18세의 즐거운 요리 소년, 마틴Martin Skoda이었다.


Just 11minute! 11분만에 당신을 사로 잡을 마틴의 쿠킹쇼
<Show Jana Krause> by Martin Škoda 2012.06.22

요리가 따분해? 그러면 음악과 양념해!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도 패스트푸드점의 공격을 피할 수 없는 법. 수많은 10~20대가 찾는, 빠르게 만들어지고 빠르게 소화되는 까닭에 빠른 속도로 건강을 해치는 음식 말이다. 17세의 체코 소년 마틴은 이런 사람에게 요리를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요리 자체를 보라. 부엌에 들어가 요리한다는 것 자체가 따분하고 어렵다고 받아들이지 않던가. 그들에게 마틴은, 본인은 물론 친구가 좋아하는 음악을 요리와 함께 양념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매일 KFC나 맥도날드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을 보고, 손맛이 묻어난 요리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부엌에 들어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게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것과 요리를 버무리기 시작했어요. 바로 음악이죠. 때와 장소, 분위기에 어울리는 요리와 음악을 추천했어요. 파티에 어울리는 요리, 그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음악을 말이죠.”

그의 의도와 전략은 100% 성공이었다. 그 후 패스트푸드만을 찾고 즐기던 체코의 10~20대가 부엌에 들어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보기 시작하고, 냉장고에서 야채를 꺼내 샐러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의 ‘Enjoy the cooking!’ 전략이 먹혀들어갔던 것이다.

가족과 여행, 그만의 레시피는 여기서 탄생했다


그의 레시피는 공식에 기초하지만, 다양한 변주를 펼쳐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레시피에 그만의
감으로 넣은 특별한 재료, 그리고 음악이 더해져 탄생한다. 이런 레시피가 탄생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의 지지와 여행에서 시작됐다.

어렸을 때부터 주방에 자주 들락거렸어요. 엄마는 제게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와 재료를 쥐여주셨죠. 그렇게 9세 때부터 손쉽게 요리를 시작했어요. 또 아빠와는 음악을 나눴죠. 저번 주에도 아빠와 록 페스티벌을 다녀왔는데,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면서 공감하는 게 많았죠. 레시피를 보면서 이런 음악이 어떻겠냐고 추천도 해주시고요.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특히 제 여행이 조금 특별한 이유는 각 나라의 레스토랑, 그 속의 주방을 여행했기 때문이죠.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에 갔을 때 레스토랑 주방에서 다양한 색깔의 요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했는데, 그 와중에 머릿속에서 다양한 레시피가 탄생하기도 했죠.

그렇게 오랜 시간 익숙했던 요리는 그에게 감感을 선물했고, 아빠와 함께 다니던 콘서트는 다양한 음악을 만나게 했으며, 여행과 주방투어를 통해 넓혀진 견문은 다양한 레시피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서점가를 뒤흔든, 4월의 신개념 요리책

요리책 <Škoda nevařit>의 속살은?
책은 각 콘셉트에 맞게 나눠져 있다. 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나눠진 이 분류는 제공하는 음식부터 음악의 색깔까지 각양각색이다.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샐러드부터 홈메이드 파스타, 그리고 디저트까지 없는 요리 빼고 다 있다.
마틴이 직접 촬영한 형형색색의 사진은 없던 입맛도 돋게 만든다. 영상처럼 추천한 음악과 함께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면 당신도 모르게 마틴의 레시피에 흠뻑 빠지게 될 것.

그렇게 그의 생각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자, 그는 블로그에 있던 내용을 책에 옮겨 담기 시작했다. 최대한 또래 친구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젊고 신선한 느낌을 살려 사진부터 함께 들어가는 텍스트 디자인, 심지어 책의 제본 방식까지 하나하나 체크하며 그의 열정을 녹아내기 시작했다.

요리책은 부엌에서 보는 거잖아요. 책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거나, 터무니없게 무겁거나, 물에 쉽게 젖으면 안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본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죠. 어리고, 상큼한 느낌이 났으면 해서 사진도 직접 촬영하고, 디자인도 신경 썼던 기억이 나네요. 사람들이 이 요리책을 펴는 순간 요리에 매료되길 바라면서요.

그렇게 올해 4월 그의 책 <Škoda nevařit>이 만들어졌다. 형형색색의 사진과 그의 정성 어린 작업이 그의 음식처럼 잘 요리되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책 이름 ‘Škoda’는 제 이름인데, 체코어로 ‘부끄럽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nevařit’는 ‘요리를 안하다’를 의미하죠. 다시 말해 <요리를 안하는 부끄러움>이에요. 사람들이 의아해하면서 책을 펼치는 순간 요리를 하고 싶게 만들고 싶었던 의도가 숨어있다고나 할까요? 하하.


마틴의 요리책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 요리 빵점인 자신도 완벽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느냐는 질문이 그에게 던져졌다. 그는 요리책을 펼치고 주방에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의 요리책의 챕터마다 추천된 음악과 함께하면, 즐기면서 요리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But, I’m not a cook. 그런데, 난 요리사가 아니에요.


요리 블로거라는 명성을 따라 먼 길을 찾아온 이에게, 그는 딱 부러지게 말했다. 난 요리사가 아니라고. 요리로 유명세를 탄 그는 스스로 요리사로 부르지 않았다. 18세, 그는 아직 꿈꾸는 소년이었기에 아직 어떤 직업을 가진 이로 불리는 게 부담스런 눈치였다.

I don’t want to force them into the kitchen and into cooking, but show them that they can enjoy it. 전 요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 즐기는 사람 중에 1명일 뿐이죠. 그저 친구에게 요리를 즐기는 방법을 전하고 싶어요. 가끔 TV나 인터뷰 요청을 할 때 요리사라고 부르는 분도 있는데 전 그저 18세 소년에 불과해요. 앞으로도 요리는 단지 취미로 즐길 거예요.

곧 대학에 진학하는 그는 요리가 아닌 다른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난 좋아하는 게 많아요. 음악 듣는 것도, 연주하는 것도, 여행, 조각 등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죠. 아마 요리가 내 인생과 함께하겠지만, 요리사가 된다면 제이미 올리버처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요리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 꿈꾸는 것은 저널리스트예요. 대학에서는 저널리즘 공부를 조금 해보려고요. 그렇게 되면 요리는 매일 함께하는 내가 사랑하는 일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요?

더불어 그는 “I want to keep doing what I’m doing, and I hope always be happy. 지금 하는 것을
계속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직 그의 꿈이 정확하게 잡힌 건 아니지만, 즐기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겠다는 눈만큼은 의지처럼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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