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미술제┃전세계 미술의 감칠맛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폴 게티 미술관’(J. Paul Getty Museum)을 세운 ‘폴 게티’는 “20세기 야만인들은 예술을 감상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습득하지 않고서는 개화되고 문명화될 수 없다.”라고 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하겠는가? 현대인의 척박한 감성에 촉촉한 비를 내려줄 기회가 부산에서 ‘화랑미술제’(Korea Galleries Art Fair)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각각의 화랑을 벗어나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 옹기종기 모인 것이다.

작은 화랑을 떠나 대중에 말을 걸다
올해로 28회를 맞는 화랑미술제는 국내 최초의 아트페어로 1979년 서울에서 개최된 이후 2008년부터는 부산에서 3년 연속으로 개최되었다.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예술의 대중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화랑미술제는 국내 신진작가부터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림감상과 구매의 기회가 되고 한국미술시장의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 행사다. 평소 소규모의 화랑에 각각 방문해야만 볼 수 있던 작품을 대규모 전시관에 모아 대중의 발품을 줄이고 감성을 극치로 높이는 자리다.

올해는 전국 84개 화랑이 참가하여 3천 여 점의 작품이 쏟아졌다. 5백여 명의 국내외 유명 작가의 회화, 조각, 판화, 사진, 설치미술,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현대 미술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화랑미술제는 앤디 워홀 같은 유명작가의 작품부터 지역화랑의 작가, 스님의 작품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뽐내고 있었다. 화랑미술제의 느낌은 단연 다양함, 그리고 자유분방함이다. 수많은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정형화되지 않은 활기가 있다.

다리가 아려도, 골라보는 재미

화랑미술은 다양함의 극치다. 불량학생과 모범학생이 모여 있는 교실과 같이 정적인 느낌부터 역동적인 것까지, 교과서적인 것부터 실험적인 것까지 여러 빛깔을 내고 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 여러 화랑에 겹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같은 소재라도 작가마다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 신선했다. 하드보드지나 못 등의 미술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재료를 동원한 실험적인 작품도 눈에 띄었다. 결국 화랑미술제를 감상한 이들은 현대미술의 경향을 파악하는 시야를 넓히게 된다. 좋은 뷔페처럼 다양하고 맛있는 작품을 자기 취향에 맞게 골라 맛보는 계기가 있으니, 종종 무슨 작품부터 봐야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든 사람도 눈에 띄는 것은 당연지사.

천천히 둘러보면 6시간 이상을 관람할 수 있는 규모로,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져질 즈음 다리가 아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이란 모든 이의 공통어인 걸까. 예술에 문외한이든 아니든 전시부스 사이에 있는 돌 의자에 앉아서 쉬고, 지친 몸을 달래줄 카페와 옛날 책을 파는 아트북 카페에 들리며 오랜 시간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미술관이나 화랑을 통해 만났던 미술작품 이상의 전시회, 화랑미술제. 각 부스마다 안내원이 감상을 돕고 판매까지 해 개인적으로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볍게 열어둔 점도 눈에 띈다. 50만원~1억원이 넘는 작품까지 다양한 가격 경쟁이 되는 가운데, 빨간 스티커가 실재 판매된 작품임을 알렸다.
내년에도 매해 화랑미술제가 부산에서 열릴 계획이다. 크게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더라도, 폴 게티의 말처럼 현대인의 메마른 정서를 미술로 촉촉하게 적시는 것은 어떨까. 내년 화랑미술제의 관람객은 당신이다.

제28회 화랑미술제-부산
일시 : 3월 25~29일
장소 : 부산 BEXCO 제3전시장
주최 :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관람료 : 성인 5,000원, 고등학생 이하 + 미술 전공자 무료
특별 프로그램 : ‘아트 인 부산’, ‘아트북 카페’, ‘아트투어’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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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리아
    매년 3월 즈음에 열리니깐 담에는 꼭 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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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ndy
    저도 그림의 ㄱ자를 모른답니다. 그래도 그림 보는 것만으로도 참 눈이 정화된다고 해야하나요? ㅎㅎ 여튼 좋았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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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바람
    네 정말 예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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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이
    웃음 감사합니다 ㅎㅎ
  • 아아 ~ 부산에서 열렸었군요.
    왜 몰랐을까요 ㅠㅠ
    미리 알았더라면 꼭 가보는건데..아쉽습니다.
    이래서 자주 자주 럽젠에 접속해서 미리미리 소식들을 알았어야 하나봐요.
    화랑미술제의 느낌은 단연 다양함, 그리고 자유분방함에 있었다고 하니
    더욱 그 느낌이 궁금해집니다.
    다음번엔 꼭 갈래요~
    좋은 기사 잘보고 갑니다~
  • 감각적인 그림들이 정말 많은걸요 예뻐요! 매년 가도 또 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의 미술제! 현대미술을 파악할 수 있는 미술제이네요~ 가격대가 50만원으로 시작하는 것도 그렇게 만만한 가격은 아닌데, 1억원에 해당하는 작품까지!!!! 놀랍기따름입니다. 그림의 ㄱ자도 잘 모르는 저로서는 이런 감각적인 그림들을 직접 보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 그림 정말 예쁘군요 ^^
  • 솔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요~ㅋㅋㅋ
    좋은정보 감사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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