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일하는 자ㅣ홍콩 워홀러로 살아남기, 강소연

혈혈단신 해외에서 일하는 20대들의 고군분투기. 한국을 넘어 홍콩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20대들, 홍콩에서 일해보니 어때요?

기획1 홍콩에서 일하는 자ㅣ깡 하나로 해외 취업까지, 김도희
기획2 홍콩에서 일하는 자ㅣ워홀러 생존법, 강소연
기획3 홍콩에서 일하는 자ㅣ‘덕업일치’의 길을 걷는 인턴, 은재

Who’s 강소연? 한 줄 프로필
25살의 패션디자인 전공자. 졸업 후 바로 홍콩에 와 워킹홀리데이를 진행 중. 인터뷰 당시 홍콩의 한 호텔에서 인셉션 근무 중이었다.

Q. 홍콩 워킹홀리데이,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저는 2019년 2월 24일에 졸업 후 바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했고,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Q. 왜 홍콩이었고, 왜 워킹홀리데이였나요?
작년 1월 1일에 친구들과 홍콩을 여행했는데, 여기면 내가 정말 한 번쯤 ‘살아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여행 중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현지인들을 보며 ‘저 사람들에겐 지금이 일상이겠지?’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그 사람들의 일상이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돌게 됐고, ‘나도 저 일상 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단순하게 정의하자면 그냥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거죠. 그것도 꼭 20대에!


홍콩의 일상 속에 녹아들기 위해 떠난 홍콩 워킹홀리데이.

Q. ‘기회’를 만들기 위한, 워킹홀리데이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저는 진짜 돈만 모았어요(웃음). 졸업 전시 준비와 동시에 워킹홀리데이 준비를 하게 됐는데요, 아침에는 빵집 아르바이트를 했고, 오후에는 학교에 갔습니다. 주말에는 PC방 아르바이트를 했고요. 1년 동안은 졸업준비와 돈만 모았어요. 가끔 영어공부도 하고요(웃음).
워홀의 성지로 불리는 호주 같은 곳들과는 달리 홍콩은 정보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매일 초록창 검색을 하며 정보를 캐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집, 일자리 등을 매일 검색하며 알아냈어요. 검색이 만들어낸 게 지금 이 순간인 것 같아요.

Q. ‘홍콩 워홀’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꽤 잘 나와요(웃음). 제 경험이나 주변 경험을 종합해보면, 통장 잔고가 비자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채워져 있으면 바로 비자가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비자를 위해 대사관에 방문했을 때도 그랬고요. 비행기 편도만 끊어서 왔는데도 바로 비자가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준비해 떠난 홍콩에서, 그는 일상의 ‘일부’를 찾기 시작했다. 소연에서 소피로, 학생에서 호텔 직원으로. 변화는 그에게 스며들었다.

Q. 홍콩의 매력을 소연님만의 표현으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다양함’인 것 같아요. 홍콩이라는 곳 자체가 되게 재미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오는 재미가 있거든요. 문화가 동서양 조화도 잘 이뤄져 있고요. 그 안에서의 다양함에 주목하면 홍콩에 금방 정이 들 수밖에 없어요. 센트럴 쪽에 가면 유럽 같기도 하고, 센트럴을 벗어나면 또 중국 같기도 하고. 그런 다양함이 주는 새로운 자극이 매일의 저를 성장시키는 것 같아요.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요.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함을 접할 수 있다는 게 홍콩의 매력인 것 같아요.


홍콩이라는 도시의 다양성을 느끼게 해줬다는 센트럴의 모습

Q. 그렇게 준비해서 현재 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현재 삼수이포에 있는 칵투스 호텔의 인셉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사장님 두 분이 운영하는 작은 호텔이에요. 주 업무는 고객분들 체크인, 체크아웃이고, 가끔은 객실 불편사항을 체크하는 간단한 업무들을 하고 있습니다.

Q. 홍콩의 호텔 직원으로서, 홍콩 호텔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홍콩 집도 그렇지만, 홍콩 호텔은 습한 홍콩의 날씨 때문에 내부가 조금 습합니다. 그리고 집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호텔 내부도 좁은 편이고요. 저희 호텔 리뷰를 보면 다 하는 얘기가 ‘좁다’예요. 화장실이 너무 작다, 내부가 너무 작다 등 크기에 대한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말이죠.

Q. 홍콩에서 일을 구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보통 한국에서 홍콩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시는 분들은 아예 일할 곳을 구하고 와요. 저는 사기를 걱정해 홍콩에 직접 와서 주간지 구인광고를 보고 일자리를 구한 특이 케이스이지만요. 사실 제 첫 직장은 호텔이 아닌 한국 치킨 가게였어요. 근데 일이 너무 힘든 거예요! 주 6일 10시간씩 일하고, 새벽 2시에 퇴근을 하는 일상이었죠. ‘홍콩 사람들 주식이 치킨인가?’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계속 워홀을 선택한 과거의 나를 원망하게 되고…(웃음) 일과 약간의 잠의 반복인 지친 나날을 보내다가, 지금의 호텔로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Q. 호텔에서 일하는 경험은 어때요?
4월 1일, 만우절이 제 첫 근무날이었어요. 3일 전에 면접을 보고, 사장님께서 ‘일을 배우고 싶으면 와라!’라고 말씀해 주셔서 거짓말처럼 일을 하게 됐죠. 컴퓨터 시스템 업무부터 하나하나 차근히 배웠던 것 같아요. 제가 언어적인 부분이 약했고, 또 자신감이 없었는데 같이 일하는 분이 “지금 나와 영어로 충분히 소통하고 있지 않느냐, 자신감 갖고 함께 일해보자!”고 말해 줘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좋은 동료들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밤에 일하는 경우가 많아 홍콩의 밤에 더 익숙해진다. 이것저것 한국과는 달라 당황스러울 때도 많은 홍콩이지만, 그럼에도 ‘홍콩이라 겪을 수 있는 일’을 일상으로써 겪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놀 것도 볼 것도 많은 홍콩이기에 종종 밖에 나가 생각을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는 소연. 사진은 침사추이 시계탑과 코즈베이웨이.

Q. 꽤 오랜 기간동안 홍콩에서 워홀러로 지냈는데요, 홍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나요?
1년을 여기서 버텨보고, 만약 괜찮으면 시간을 점차 늘리겠다는 생각으로 홍콩에 왔어요. 처음부터 ‘나는 여기에 살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오지는 않았어요. 다음 달 되면 마음이 또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 심정으로는 홍콩에서의 일상에 아주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오래 머물고 싶어요. 자주 뒤바뀌는 마음이라 종잡을 수 없지만, 지금은 그렇습니다. 저번 달엔 ‘홍태기(홍콩 권태기)’가 와서 정말 집에 가고 싶었거든요(웃음).

Q. 홍콩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우호적이지도, 그렇다고 적대적이지도 않아 정말 보통의 일상을 즐기는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떻게 하면 내가 이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1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 짧고, 아쉬운 시간이더라고요. 여기 와서 만난 좋은 사람들이 계속 아른거리고… 그러다 보니 이곳에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좋은 사람들과 계속 일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은 고민이 많습니다.
사람이 그 나라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아요. 우선 호텔 사장님 두 분이 너무 좋으시고요. 제가 홍콩까지 와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고, 그 사실이 홍콩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누구를 만나느냐가 제 매일을 좌우하는 느낌이에요.


홍콩에서 만난 값진 인연들. 사진은 직장 동료들이다.

Q.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면 음식 사진이 정말 많습니다. 인터뷰 시작 전 저희에게 ‘홍콩 필수 맛집’부터 추천해 주기도 했는데요, 홍콩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제가 한때 사천 음식에 엄청 빠져서 마라샹궈에 정말 미쳤었습니다!(웃음) 처음에 마라샹궈를 먹고 홍콩에 평생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을 정도로 저에겐 충격적인 맛이었어요. 그 후 일주일에 한 번은 마라샹궈를 먹었습니다. 마파두부, 딤섬 같은 음식들도 자주 먹었고요. 마라와 관련한 요리를 특히 많이 먹었어요. 마라맛이 강한 국수 같은 거 정말 자주 먹었고요. 식당 추천을 하나 해드리자면, 프랜차이즈이지만 ‘탐자이’라는 식당 꼭 가보세요! 사실 지금은 한국 음식이 제일 그리워요. 특히 한국 집밥이 먹고 싶어요. 홍콩에서 매일 사 먹다 보니 입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먹는 재미를 빨리 되찾고 싶어요.


소채리들에게 꼭 먹고 돌아가라고 당부했던 탐자이, 훠궈, 그리고 마라 중독의 시작이었다는 마라샹궈

Q. 홍콩 생활을 하며 느끼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1순위는 집값이요(웃음). 진짜 너무 비싸요! 160cm가 안 되는 제 키보다 작은 침대 하나만 덜렁 있어도 월세가 100만 원이 넘어요. 전 덕분에 발을 매일 벽에 대고 잔답니다(웃음). 그런데 거기에 전기세도 계속 추가된다는 게 문제예요. 홍콩이 너무 덥고 습하니 에어컨을 안 틀 수가 없거든요. 홍콩은 워낙 냉방을 심하게 해서 냉방병을 정말 조심해야 해요. 밖은 더운데, 안은 춥거든요. 실내, 실외 환경 차이가 정말 심해요. 제가 한국에서 한 번을 아파본 적이 없는데, 여기와서는 몸살만 두 번을 앓았던 것 같아요. 작은 도시임에도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곳이에요. 저와 친한 언니들이 홍콩에서 견딘 사람이라면,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가서도 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매우 공감하고 있어요!

Q. 친구들이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종종 묻는다고 들었습니다. 이 인터뷰를 읽어볼 예비 워홀러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모든 예비 워홀러, 워킹홀리데이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일단 가서 겪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가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부분은 사실 없어요. 그들이 겪을 일상은 설령 그게 같은 나라, 같은 도시여도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이에요. 어떻게든 살아진다는 전제 하에, 안 해서 하는 후회보다는 일단 하고 하는 후회가 좀 더 낫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워홀을 고민하며 제게 조언을 구했던 친구가 준 답은 “고마워, 갔다올게”였어요. 사실 저도 그랬어요. 집은 어떻게 구하지, 사람은 어떻게 만나지, 매일 고민과 망설임으로 보냈어요. 무려 두 달을요. 그때 제 친구가 “소연아, 너무 재지 마”라고 얘기해줬거든요. 가든 안 가든 어떤 형태로든 후회할 게 분명하다면서요. 제가 받은 조언을 여러분께 돌려드리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다녀오세요!

Q. 앞으로 그리는 ‘홍콩일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호텔일을 하며 생각한 게, 제가 뭔가 ‘성장’을 하기에는 꼭 맞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님이 없는 날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처음에는 편했지만, 제가 변화하기에는 적합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뭔가 움직이며, 사람과 부딪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저희 사장님이 새로 카페를 운영하신다고 하셔서(웃음) 그 카페에서 일해보며 조금 더 활동적인 일상을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스로 변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인터뷰 이후 새롭게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다. 매일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LG Social Challenger 177363
LG Social Challenger 황윤선 일상 속 이상을 꿈꾸다 작성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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