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vs 박보람의 ‘초콜릿 플라워’

계절의 추이를 종잡을 수 없던 어느 날, LG럽젠 기자들은 잠시
각자의 시간을 내려놓고 부산 속으로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그곳에서 담아온 각자의 시선은 어떤 모습일까요?
각자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덕분에 뭉게구름 같은 상상력을
자극한 여기 싱싱한 청춘을 응원합니다.
– 편집자 주

경성대와 부경대 가는 골목에 위치한 카페, 초콜릿 플라워. 이미 이 부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산에서 손꼽히는 명소다. 달콤한 초콜릿과 향긋한 꽃이 시각과 미각, 그리고 후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곳은 쇼콜라티에인 언니와 플로리스트인 동생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커다란 꽃냉장고와 그 안을 꽉채운 꽃들에 순간 꽃집에 온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이곳은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사람에게 레슨을 하기도 하는 곳으로,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그득하다. 그만큼 내부 인테리어에서 꽃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꽃을 많이 배치했다는 것은 아니다. 꽃 자체의 화려함만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다른 사물과의 조화를 통해 그 은은한 멋을 더한다. 이렇게 아기자기함이 묻어나는 소품들과 함께 적재적소에 배치된 꽃들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화이트 톤의 내부 분위기를 생기 있고 화사하게 해준다.

동생이 꽃으로 사람들의 시각을 책임진다면, 언니는 미각을 책임진다. 일본과, 프랑스, 영국 등을 오가며 초콜릿을 배운 솜씨로, 직접 레슨도 하며 다른 카페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 음료를 내놓는다. 진한 정도에 따라 ‘미디엄(적당한)’, ‘스트롱(약간 진한)’, ‘스트레이트(초콜릿100%원액)’ 등으로 나누어지며, 프리미엄 초콜릿을 사용한 ‘로얄’도 있어 본인의 취향에 따라, 또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이 가능하다. 기자가 선택한 메뉴는 ‘로얄’이었는데, 입에 머금었을 때 입안을 가득 채우는 듯 진한 농도가 독특했다. 원액에 가깝게 진하고 깊으면서도 너무 달지 않았고, 초콜릿 음료를 마시고 난 뒤 보통 느껴지는 텁텁함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또, 음료를 시키면 수제 초콜릿이 서비스로 제공되는데 부드럽게 입안에 퍼지는 단맛이 일품이다. 이외에도 컵 쇼콜라, 브라우니 등 초콜릿을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들이 있어 진정 초콜릿을 즐기는 사람에겐 천국이라 할 수 있다.

꽃과 초콜릿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얼마 간 앉아있노라면 아로마테라피를 받는 듯한 느낌이다. 달콤한 초콜릿 향과 싱그러운 꽃내음이 섞여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느끼며 책을 읽어도 좋고, 느긋하게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좋다. 시끌벅적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에 질린 당신이라면, 이곳에서 당신이 그리던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곳에서는 초콜릿과 꽃에 대해 레슨도 수시로 하고 있으니 초콜릿이나 꽃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당신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레슨 관련 정보는 초콜릿 플라워 인터넷 카페 참조)

그럴 때가 있다. 혼자 슬픈 영화를 보며 울어 보고 싶기도 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산책로를 걷고 싶기도 하고, 아침에 버릴지언정 새벽엔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고, 시상이 떠오르면 오래된 일기장에 일기를 쓰고 싶고, 카페 창가에 앉아 몇 시간이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싶은 때. 이런 마음을 우리는 ‘소녀감성’이라고 부른다. 지난날 이 소녀감성으로 수많은 일들이 떠오르면 자다가 이불을 걷어차버리게 되지만 이 감성은 사춘기 소녀들뿐만 아니라 여자에겐 보편적으로 있는 감성으로 자신의 삶 곳곳을 바라보게 해 여자를 살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그런 소녀감성이 가득 담겨 있는 곳이 바로 ‘초콜릿 플라워’다.

플로리스트들이 모여 낸 가게인 만큼 가게 안은 곳곳에 꽃과 화분이 놓여있다. 마치 꽃집에 차려 놓은 카페 같은 분위기에 특유의 자연적인 느낌이 확 들어온다. 아기자기한 소녀의 방처럼 꾸며진 카페 안은 한쪽에 책장이 마련돼 혼자 조용히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주변에 소품으로 놓여진 꽃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덕분에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곳에선 시간을 죽이는 것이 아닌 내 안의 소녀감성을 자극시키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의 차 메뉴도 자연의 맛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레몬차와 사과차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독특한 차, ‘고작해야 레몬향이 첨가된 분말가루를 물에 탄 것이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유자차처럼 레몬차에는 레몬 그 자체가 들어가고 사과차 또한 마찬가지로 사과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인지 새콤달콤한 맛 이상의 확실히 짙고 풍부한 차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진짜 레몬과 사과가 들어가니 그 모양 또한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카페치고 인상적인 메뉴는 바로 도시락이다. 키덜트라면 무척 마음에 들 메뉴다. 도시락 메뉴는 키티 캐릭터 도시락에 밥과 계란찜, 스팸, 김 등의 도시락 반찬의 대표들을 소담하게 담은 것으로 오래 전 유치원 때 먹은 도시락을 떠오르게 한다. 이 또한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초콜릿 플라워’만의 메타포다.
대부분의 여자가 좋아하는 초콜릿은 ‘초콜릿 플라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초콜릿과 달리 굉장히 부드럽다. 앙증맞은 모양의 포크로 찍어 먹는 수제 초콜릿 본연의 맛이 있고 그 모양 또한 예쁘다. 예쁜 것에 환장하는 여자들에겐 이것조차 분위기가 된다.

‘초콜릿 플라워’는 테이블에 놓인 예쁜 탄산수 병에 담긴 꽃 한 송이, 입구에 세워진 우체통 등의 전체적인 인테리어와, 소품에만 소녀감성적인 신경을 쓴 것이 아니다. 잔잔한 음악, 차에 띄워진 작은 허브 잎, 컵과 스푼 등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도 모두 아기자기한 ‘소녀스러운’ 것으로 꾸며져 있다. 이 조차도 하나의 소녀감성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문득 현실에 찌들어 쾌쾌해진 자신이 느껴진다면 ‘초콜릿 플라워’에서 내 안의 소녀감성을 자극시켜 세상을 예쁘게 보고 싱싱한 공상을 해 보기 바란다.

Location 부산 지하철 2호선 경성대역 5번 출구에서 맥도날드를 지나 도보로 2분. GS칼텍스 골목으로 들어와 우회전.
Open 오후 12시 30분~오후 11시, 일요일 휴무
Price 초콜릿음료 5~6천 원대, 컵 쇼콜라 4천5백 원, 브라우니&쇼콜라 6천5백원, 와플 6~8천 원대, 도시락 7천5백원.
Info 051-626-2314, cafe.naver.com/the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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