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혁 vs 김형진의 ‘석류원’

계절의 추이를 종잡을 수 없던 어느 날, LG럽젠 기자들은 잠시
각자의 시간을 내려놓고 부산 속으로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그곳에서 담아온 각자의 시선은 어떤 모습일까요?
각자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덕분에 뭉게구름 같은 상상력을
자극한 여기 싱싱한 청춘을 응원합니다.
– 편집자 주

느낌 좋은 그루브한 재즈처럼, 웅장하기보다는 잔잔한 클래식처럼. 일상 속에서 쉼표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대중가요처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곳이 아닌 재즈와 클래식의 중간처럼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경성대 앞은 부산에서 소문난 번화가이다. 우리가 흔히 번화가라고 하는 곳은 각종 상가와 술집으로 가득 찬 곳을 말한다. 그런 곳에 어울리지 않게 석류원이 있다.
이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화려하게 반짝거리는 간판들을 지나서 눈에 띄지 않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찾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곳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면 알겠지만, 보물을 찾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 곳 같다, 마치 클래식처럼.
이곳은 곳곳에 톡톡 튀는 곳이 숨겨져 있어 매력이다. 마치 재즈처럼.

사진을 찍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가 있을까.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이 장소는 이미 부산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이미 2008년 부산시가 주최하는 ‘부산다운 건축상’에서 대기업들의 작품을 제치고 대상을 탄 곳이기도 하다.

집 4채를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만들어 버린 이곳은, 리모델링이란 것이 단순히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닌 같은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과거에 추억이라고 여겼던 것을 다시 보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시대가 지나가도 사랑받을 수 있고 지금 들어도 좋은 클래식과 재즈의 중간처럼 이 공간은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과거에 대한 향수가 묘하게 뒤섞인 곳. 그것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 문화골목 석류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구식이다. 좋게 말해서 고풍스럽지 정직하게는 구식이다. 하지만 무엇인가 말로 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어렸을 때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묘한 감상에 빠지게 하는 곳이다. 바로 석류원 이야기이다.
경성대 앞, 문화골목에 있는 석류원 갤러리를 향하는 길을 험난한(?) 길이다. 현대식 건물을 지나 한적한 주택가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석류원이 있기 때문이다. 서랍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그 깊숙한 곳에서 추억이 담긴 흑백사진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구식을 대변하는 증거들은 몇 가지가 있다. 발자국의 한걸음이 온전히 느껴지는 나무 바닥과 녹슨 철문, 자동 열쇠 대신 있던 두툼한 자물쇠… 모든 것이 ‘옛것’의 흔적이 묻어난다. 하지만, 그래서 매력이 있다. 복잡하고 거대한 현대식 건물을 지나 한적한 곳에 시간을 거꾸로 가는 장소랄까. 카메라 기술의 발달로 초고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과거의 흑백사진이 더 큰 감정을 불어넣어 주는 것처럼 말이다.

석류원은 갤러리다. 사전전이 열리고, 그림이 걸리기도 하며, 서예전을 담기도 한다. 석류원을 찾아갔을 때는 부산연극제의 모습을 담은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지만, 주로 부산의 느낌을 충분히 담은 개인전이 많이 열린다. 인문학을 연상시키는 사람에 대한, 자연에 대한 작품전이 대부분이다. 이곳을 걷는 순간, 우리는 모두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Location 2호선 경성대, 부경대역에서 1번 출구, KT플라자에서 좌회전해서 5분 거리. 부산 남구 대연3동 52-24 문화골목 내
Open 오후 12시 30분~오후 7시 30분
Price 무료
Info 051-625-0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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