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아뜰리에] 제2강 불멸의 아름다움, 그대는 ‘모나리자’


온 세상이 아름답다고 하는데도 내 눈에는 예뻐 보이지 않았다.
아픈 사람처럼 푹 패인 눈, 어정쩡한 표정의 입술, 촌스러운 중간 가르마, 오래된 유화라서 그런지 각질 심한
사람처럼 갈라져 있는 피부, 그리고 그녀는 눈썹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모나리자의 이미지는 너무 흔했다. 심지어는 화장지의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으니…

도대체 이런 그림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어떤 사람일까?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한 명, 끊임없이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연구하고 실험했던 노력파 천재, 모든 사물을 과학적 사고와 예술적인 감각으로
동시에 해석했던 사람, 그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옛날 이탈리아의 ‘루도비코 스포르차’라는 돈 많은 영주가 있었는데, 그는 원래 도둑이었다. 도둑질로 부를
모아 결국 영주가 되었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전력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결국 민심을 얻기 위해 빈민굴에
새 주택을 지어주기로 하고 설계사와 기술자를 모집했다.
여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력서를 제출했는데, 자신의 특기를 적어놓은 것을 보면 물리학, 수학, 해부학,
미술, 건축, 철학, 작곡, 조각, 육상(특히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을 잘 한다고 했더란다.

 

눈을 뜨면 물리학을 연구하고, 잠시 쉬면서 기하학 문제를 풀고, 문득 어제
해부해서 그리다 만 ‘뇌’를 마저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두개골을 열어 보고, 점심을 먹고 모나리자를
그리기 위해 준비를 한다.
그녀를 미소 짓게 하기 위해 불러온 광대와 밴드의 리허설을 보고 방안을 환기시켜 그녀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배려했을 것이다.

아름다운(다빈치의 기준에선 엄청 아름다웠을)그녀를 보며 그림을 그리다가 악상이 떠올라 그리던 붓을 던져놓고
오선지에 작곡을 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해가 질 저녁 무렵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느라 지친 몸을 풀기 위해 넓이뛰기와 높이뛰기로 하루를 마감하지
않았을까?(노을이 붉게 물들고 동네 운동장 한 편에서 폴짝폴짝 뛰어다녔을 대가를 상상하니…^^)

모나리자를 그리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것도 미완성인 채로.
대학교육은 커녕 고등교육조차 받지 못했던 그가 지식을 습득했던 유일한 방법은 관찰과 독서 그리고 끊임없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재능과 많은 호기심을 가진 그가 그림 한 장을 그리는데 4년이 걸린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16세기 중반의 유명한 건축가였던 바사리는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의 부인 모나리자의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림은 이탈리아에서는 ‘라 조콘다 La Gioconda’ 프랑스에서는 ‘라 조콩다 La Joconda’
영어권에서는 ‘모나리자 Mona Lisa(Mona는 이탈리아어로 여성에 대한 경칭이라 한다)’ 라고 불린다.

그 외에 이 작품의 모델로 추정되는 인물만 무려 열 명 가량. 줄리아노 데 메디치의 애첩인 파치피카 브란다노라는
여인, 구알란다 부인, 샤를 당부아즈의 정부 가운데 하나, 이사벨라 데스테, 프란카빌라 공작부인인 코스탄차
다벨로스 등.

 
 

주름과 수염을 없앤 레오나르도의 자화상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프로이드는 어머니의 미소를 떠올리며
가장 이상적인 여인의 모습을 그렸을 것이라고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최초의 작품 제목이 ‘얇은 베일을 쓴 고급 창녀’였다가 후에는 ‘정숙한 이탈이라
부인’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누구의 모습을 그린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그 여인이 누구든 내가 만나볼 수는 없을 테니까) 중요한
것은 이 그림이 많은 사람을 매료시킨다는 것이다.

 

우선 그녀의 미소를 살펴보자
웃고 있지 않는 듯하지만 분명 웃고 있는 야릇한 미소이다. 그리스 초기의 석상의 얼굴 표정을 보면 모나리자처럼
은근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미소를 ‘아르케익 미소’라고 부르는데, 얼굴의 근육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조각기술이 뛰어나지
못해 어설픈 미소가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레오나르도의 재능을 폄하하기 위한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녀의 미소는 확실한 매력 포인트인 것 같다.

다음은 눈썹이 없는 그녀의 눈이다
여성의 눈으로 보는 모나리자는 어떤 느낌일까?
평소 화장을 즐겨 하는 여성에게 모나리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그녀의 답은 ‘예쁘다’였다. ‘눈썹도 없는데 이렇게 예쁜 것은 보통 인물이 아니다’라는 해설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난 후 그녀의 얼굴을 보니 예뻐 보이는 것 같았다. 당시 이탈리아는 이마가 넓은 것이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다고
하니 이마를 넓히려고 일부러 눈썹을 뽑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표현기법
모나리자를 더욱 두드러지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레오나르도가 만들어 낸 공기원근법(스푸마토 sfumato)이다.
물체의 윤곽선을 자연스럽게 번지듯이 하여 엷은 안개에 싸인 것처럼

 
 

서서히 사라져 보이게 하는 것인데, 이 기법으로 모나리자를 지극히 부드러운 여인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녀의 배경 역시 이러한 기법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냄으로써 부드러우면서도 뇌리에 강하게 각인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다.

파고 들면 들수록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모나리자. 그녀의 눈썹을 그려 넣어 보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게 만드는 대가의 깊이, 용감한 예술가들이 한번 쯤 딴지를 걸어보고 싶어하는 아름다움(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모나리자 패러디나 응용 작품이 있다/대표작 마르셀 뒤샹의 L.H.O.O.Q-뜨거운 엉덩이를 가진
여자-모나리자에 콧수염을 그려 넣음).
어쩌면 너무나 흔히 볼 수 있어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원불멸 할 미소와 아름다움을 세상에 던져주고, 신비와 의문의 베일 속에 숨어버린 위대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새삼스런 존경과 막연한 그리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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