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편견을 버리고 인생을 즐겨라

빨간 배경 속 노랑머리, 진한 화장∙∙∙ 절규를 하는 것인지 노래를 부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얼굴이 그려져 있는 한 포스터. 직접 공연을 접해보진 못한 사람이더라도 다들 한 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바로 그 포스터의 주인공, <헤드윅>을 만났다. 헤드윅과 그의 남편 이츠학, 록밴드 ‘앵그리인치’가 함께 펼치는 콘서트. 다들 즐길 준비 되었는가? ARE YOU READY?!

글, 사진_권수진/제15기 학생 기자(서울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06학번)

뮤지컬 헤드윅

달의 아이들,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

뮤지컬 <헤드윅>의 공연 초반, 헤드윅은 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라 하며 조용히 노래를 시작한다. 노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신화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인즉 오래전에는 세 가지의 성(性)이 있었고, 소년과 소년(해의 아이들), 소녀와 소녀(땅의 아이들), 소년과 소녀(달의 아이들)가 하나로 붙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성체로서 당당한 인간이 갖추는 능력에 위협을 느낀 제우스 신은 각각의 성을 둘로 갈라버렸고 그 때문에 ‘사랑이란 바로 완성된 전체를 향한 열망, 즉 잃어버린 반쪽과 다시 결합하여 오래 전 그 행복한 상태로 다시 돌아가려는 열망이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옛 신화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이 이야기를 노래하는 헤드윅. 어쩌면 이 노래 ‘The Origin of Love’야말로 가장 헤드윅을 잘 대변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성난 1인치의 상처를 딛고 꿋꿋해지다

우리가 <헤드윅>이라고만 아는 이 공연의 원제는 , 즉 ‘헤드윅과 성난 1인치’이다. 그게 중요한가에 대해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헤드윅에게 그 ‘성난 1인치’는 그에게선 절대 지울 수 없는 상처다. 온전한 여자로 살고 싶었던 그가 끝내 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음악이 좋고 록이 좋았던 어린 한셀. 한셀은 보다 넓은 세상과 자유를 위해 용기를 냈고 헤드윅이 되었지만, 그것은 성전환 수술 실패로 이어졌고 평생 지고 살아야 할 1인치의 상처를 만들었다. 하지만 헤드윅은 꿋꿋하다. 비록 상처를 받았을지언정 자신의 삶을 똑바로 바라보며 우리에게 노래한다. 무엇보다도 헤드윅의 노래는 거짓 없고 솔직하며 당당하다.

<헤드윅>을 이끄는 주인공의 힘

뮤지컬 헤드윅공연을 관람한 날, 노란 가발을 쓰고 멋진 망토를 휘날리며 무대 위에서 헤드윅이 된 사람은 가수 윤도현이었다. 허름한 bar에서 수다를 떨 듯 진행되는 공연의 특성상 뮤지컬이 마치 토크쇼(그가 진행했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처럼)처럼 진행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무대 위에 선 헤드윅을 만나는 순간 그런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록밴드 출신답게 힘있는 노래로 헤드윅을 보여준 그 덕분에 더욱 뮤지컬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 공연이 끝나고 앙코르 무대에 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이 공연을 통해 무엇을 느꼈을지 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 공연을 통해 이것 하나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세상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인생을 즐길 것!”

독자후기

양다혜(22, 인천대학교 패션산업학과 08학번)

“<헤드윅>이 혹여 ‘가수 윤도현’만의 느낌으로 공연이 진행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했는데∙∙∙ 섬세한 감정연기와 몸짓, 그리고 퍼포먼스까지 자신의 색깔을 버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역할이 큰 뮤지컬이어서 배우가 갖는 부담감도 크고, 체력 소모도 컸을 텐데. 그래도 알게 됐죠. 1000회 공연을 맞은 <헤드윅>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송승화(22, 인천대학교 패션산업학과 08)

“뮤지컬 <헤드윅>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었어요. 남자로 태어나 다시 여자 록가수로 살아가면서 했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자유롭게, 또 한편으로는 상당히 서정적으로 표현해 주었죠. 뮤지컬을 보는 그 시간만큼은 삶에 대한 자유로움과 ‘한 번 미쳐보는 것도 좋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시끄럽다고만 생각한 록음악이 이렇게 부담 없이 신나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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