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 #3. ‘함께 세상에 물음표를 던져보자’ SBS 홍석준 PD와의 만남

우리는 저마다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따뜻하게.
이 중에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방송이라는 매개로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울고, 웃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간절한 꿈을 좇는 청춘을 위해 LG블로그LG챌린저스가 준비한, 도를 먼저 넘은 생 선배와의 특별한 다이닝. 세 번째 파인다이닝은 SBS 시사교양본부 홍석준 PD방송PD를 꿈꾸는 대학생들의 만남입니다.

PD는 세상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

음식과 문화,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청년은 군 복무 중 우연히 다큐멘터리 하나를 접하게 됩니다. 텍스트로만 접해왔던 정보가 생생한 영상이 되어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매력을 느낀 그는 직접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꿈꾸게 된 PD의 길, 길은 좁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도전 끝에 청년은 결국 그 길 위에 섰습니다.

군 복무 시절 홍석준 PD가 봤던 다큐멘터리는 KBS 이욱정 PD가 만든 <누들로드>였습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개인의 관심과 열정이 방송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어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방송 콘텐츠가 사람의 가치관을 물들이고, 사회의 통념을 바꿀 수 있다면 그 역시 세상을 향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화살촉’이 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현장, 그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랬어요. 다큐멘터리는 미세하게나마 사회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사람들의 생각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만들면서 제 자신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더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겠구나, 한마디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방송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요. 대학교수부터 연예인, 운동선수 등 개인적으로는 만나기 힘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삶을 영상에 담죠. 이러한 과정에서 제가 그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부분이 있어요. 방송 아이템이 바뀔 때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고 공부하면서 지식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홍석준 PD는 2015년 11월 SBS 시사교양본부 PD가 되었습니다. 2년 3개월 동안 조연출로 일하며 , <영재발굴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본격연예 한밤> 등의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현재는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라는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 PD가 되었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 더 많은 조연출 3년차. 물리적인 스케줄의 압박 속에서도 홍석준 PD가 잊지 않으려는 초심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상에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는 것입니다.

“특종 보도를 해서 세상을 뒤집어보겠다는 욕심보다 제 관심 분야를 확장해 사람들에게 생활밀착적인 화두를 던지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내가 실제 생활에서 하고 있는 고민들, 궁금한 것들을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게 평생 PD를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과 즐거움이 아닐까요?”



LG러브제너레이션 16기 학생 기자단 활동 당시의 모습.

홍석준 PD는 2010년 16기 LG러브제너레이션 학생 기자단(현 LG소셜챌린저)으로 활동했습니다. 활동 기간 동안 그는 방송국 아나운서부터 현직 신문기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관심 분야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담은 인터뷰와 취재 결과물들이 탄생했습니다.

“시사교양 PD가 되겠다고 맘을 정하고 나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전까지 맨날 학교 안에서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다 보니 생활 반경이 좁았거든요.

활동을 하면서 사회 각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가장 큰 건 9명의 기자단 동기들을 만난 거였어요. 기자단은 선발할 때부터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을 뽑아요. 그 전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성향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협업하면서 제가 많이 달라졌어요. 저는 굉장히 계획적이고 논리적인 편인데, 감성적이고 즉흥적인 친구와 함께 일을 하면서 ‘아, 이렇게 해도 일이 잘 되는구나’ 많이 깨지고 트였죠.

해외 탐방을 통해 다른 나라의 대학생들을 취재한 일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견문을 더욱 넓힐 수 있었죠.”

좁은 길을 선택한 불안감, 선배님은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겨울의 추위가 한풀 꺾인 주말 오후, 방송PD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홍석준 PD 같은 시사교양 PD 지망생부터 예능 PD를 꿈꾸는 이들까지, 신입생 기운을 갓 털어낸 2학년부터 졸업을 연기하고 언론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졸업반까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입니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습니다. 영상 콘텐츠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열정,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선배를 만나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만큼 용기와 간절함이 있다는 것이었죠. 홍석준 PD와 이들이 나눈 이야기들을 살짝 살펴볼까요?

Q. PD일을 하면서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세요?

“보통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을 주제로 다루잖아요. <영재발굴단> 같은 프로그램은 적게는 3일, 길게는 2주일 이상 취재 대상과 함께 지내면서 하루 24시간, 자기 전까지 기록해요. 이 프로그램은 한 아이의 천재성을 보여주지만 그걸로 끝나지 않아요.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문제점도 함께 끄집어내어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죠.

하지만 취재 대상에게는 그게 불편할 수도 있어요. 특히 아이의 좋은 점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부모들은 아이의 문제점을 방송에 노출하는 걸 꺼리죠.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문제점을 드러내고, 해결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이 방송으로 나가면 거기서 오는 보람도 크지만, 더 큰 보람은 방송이 나간 다음에 취재 대상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인 것 같아요.”

Q. PD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셨나요?

“이 일이 제게 맞는지, 소위 PD라는 직업이 늘 시간에 쫓기고 격무에 시달린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것들을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어요. 2012년에 8개월 정도 외주제작사에 들어가서 PD 업무를 경험했죠. 또 언론고시 준비를 최대한 미루고 그 사이에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했어요. LG러브제너레이션 기자단도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한 활동이었죠.

2013년부터 언론고시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그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해외문화PD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어요. 8개월 동안 해외에 체류하며 한국을 알리는 영상을 제작하는 일이었어요. 항공비, 생활비 지원에 취재 경험까지 쌓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1년 정도 다시 언론고시 준비를 미루고 지원했고, 태국에 갔어요.

혹시라도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 말씀 드리자면, 입사 준비만 치면 8개월 정도 교내 언론고시반에 들어가서 준비했고, 중간에 외부 스터디랑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기관의 강의를 들었어요. 졸업 후에는 이화여대와 SBS문화재단이 함께 하는 ‘프런티어 저널리즘 스쿨’에도 다니면서 실무에 필요한 소양을 배웠고요.

저는 대학교를 9년 다녔어요. (웃음) 할 수 있는 휴학기간을 꽉 채우고 졸업했죠. 입학할 때부터 졸업을 최대한 늦게 하자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교환학생이나 해외 체류 등 직장에 다니고 가정이 생기면 하기 힘든 경험들을 최대한 많이 하다 보니 오랫동안 대학생 신분으로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굉장히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Q. PD 준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불안감이죠. 아무래도 뽑는 인원이 워낙 적다 보니, 내가 그 안에 포함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가장 불안한 지점은 ‘아무데도 소속된 곳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졸업을 하고 나서 얼마 동안은 이 길을 준비해도 될까’라는 회의와 불안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항상 플랜B, 출구전략을 준비했어요. 사실 확률적으로 제가 PD가 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잖아요. 최대한 영상 제작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유사한 진로들로 플랜B를 준비해 둔 게 도움이 되었어요. 사실 SBS에 입사할 때도 다른 회사에 적을 두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떨어져도 다시 시작할 곳이 있다는 게 자신감이 됐어요.

언론고시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설정해 둔 제한선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1년 반까지 준비하고 그때까지 안 되면 다른 미디어 기업들도 지원하자’는 거였고, 둘째가 ‘어디에 있든 서른 살이 될 때까지 PD 직무에 끊임없이 지원하자’는 거였어요. 29살에 SBS에 두 번째 입사 지원을 했고, 운 좋게 입사를 하게 됐죠.”

Q. 조연출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입사 후 조연출 기간인 3~5년 사이에는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프로그램이 잘 만들어지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을 해요. 메인 PD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세트 설치 같은 물리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부터 출연진들한테 연락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에서 메신저 역할을 해요. 제작 측면에서는 예고편을 만들고, 컴퓨터로 만들어진 제작물을 방송에 태울 수 있도록 하는 밑작업을 한다고 보시면 돼요.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스태프들의 감정적인 부분들을 케어하는 일이에요. 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적게는 3, 40명부터 많게는 100명까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거든요. 예를 들어 현장에서는 간식을 챙기는 게 매우 중요해요. (웃음) 간식이 있고 없고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요.

막연히 PD라는 업무를 개념적으로만 생각해온 사람들은 ‘내가 힘들게 들어와서 이런 것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조연출이 ‘감독 노릇’을 하는 건 최악의 수죠. 최대한 낮은 자세로 사람들의 고충을 듣고,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태도가 중요해요.”

Q. 항상 시간에 쫓기고, 업무량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실제로도 그런가요?

“지금은 두 팀이 격주에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스템으로 일하고 있는데, 한 주는 녹화 준비하면서 주말까지 근무하고, 그 다음주는 방송일인 목요일까지 집에 못 들어가는 날이 많아요.

결론적으로 혹독한 스케줄 때문에 느끼는 어려움보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훨씬 컸기 때문에 이 일을 선택했던 거고, 이미 각오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워라밸(Work & Life Balance)에 대한 불만은 크게 없어요. 최근엔 방송국 내부에서도 워라밸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PD 입사를 위한 준비 과정부터 PD가 되고 나서 느끼는 점까지 테이블 위로 수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홍석준 PD는 “아직 저도 제 길을 찾고 있지만…”이라고 말하면서도 후배들을 위해 최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주려고 애썼는데요. 기획안과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면접 팁, 입사 과정까지 자신의 경험을 탈탈 털어 도움을 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홍석준 PD와의 파인다이닝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이 자리가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요?

“제가 준비하는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어요.”

최승욱 학생

저는 예능PD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에 음악과 여행을 담은 이유는 제가 이 두 가지를 할 때 가장 기분이 좋기 때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그 일로 남도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 않을까요? 홍석준 PD님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이보람 학생

보통 예능이나 드라마 PD 분들을 만날 기회는 종종 있지만 시사교양 PD를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거든요.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계신 분을 만나고,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저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사교양 PD가 되어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청춘은 불안합니다. 특히나 자신이 선택한 길이 좁고 힘든 길이라 생각되면 더더욱 큰 방황을 하게 되지요. 홍석준 PD는 ‘나도 불안하고 두려웠다’며 이것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았습니다. 현재 그들이 원하는 길에 선 자신조차 계속 걸어가고 있음을 이야기하면서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원하는 길에 먼저 들어선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방송PD를 향한 이들의 꿈은 더욱 구체화되고 가까워졌을 것입니다.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 세상에 의미 있는 물음표들을 던지게 될 이들의 도전을 LG블로그와 LG챌린저스가 마음을 담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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